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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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갈 필요 없다, 100세 장수 비결은 의외로 '이곳'에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100세 이상 인구가 9천 명에 육박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들은 과연 어떤 특별한 비결을 가졌기에 세월의 파도를 넘어 100년이라는 이정표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 놀랍게도 그 해답은 세계적인 장수촌 '블루존'부터 우리나라의 구곡순담(구례·곡성·순창·담양) 지역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이들의 장수 비결은 값비싼 보약이나 특별한 의료 기술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 숨겨진 두 가지 핵심 원칙, 즉 '마음가짐'과 '몸의 움직임'에 있었다.

 

백세인들의 첫 번째 비밀은 질병을 안고 살아가면서도 스스로를 건강하다고 믿는 강력한 긍정의 힘, 이른바 '웰빙 패러독스'에서 발견된다. 전남대병원 한국백세인연구단이 전남 구례, 곡성, 담양, 순창 및 고흥 지역의 백세인들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고혈압, 당뇨 등 한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절반 이상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객관적인 건강 지표와 주관적인 인식이 불일치하는 이 현상은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장수를 예측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미국 예일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노화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은 부정적인 사람보다 평균 7.5년을 더 살았으며, 이 효과는 금연이나 운동보다도 강력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낮춰 체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노화를 늦추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 비밀은 헬스장이 아닌 텃밭에서, 러닝머신이 아닌 마을길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있다. 백세인들의 하루에는 의도적으로 시간을 내서 하는 특별한 운동 프로그램이 없다. 대신 텃밭을 가꾸고, 이웃집을 오가며 마실을 즐기고, 집안일을 하는 등 일상생활 자체가 끊임없는 신체 활동으로 채워진다. 이는 최근 의학계가 주목하는 'NEAT(비운동성 활동 열 생성)' 개념과 정확히 일치한다. NEAT란 운동이 아닌 서 있기, 걷기, 청소 등 일상적인 움직임을 통해 소모되는 에너지를 의미하는데, 도시화와 좌식 생활로 인해 현대인에게서 급격히 감소하며 비만과 만성질환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결국 백세 장수의 핵심은 거창하거나 어려운 실천에 있지 않다. 전 세계 장수촌 '블루존'의 9가지 장수 원칙 중 하나인 '자연스럽게 움직여라(Move Naturally)'가 바로 이를 말해준다. 그들은 헬스클럽에 등록하는 대신 정원을 가꾸고,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대신 언덕길을 오르내린다. 이처럼 일상 환경 자체가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별도의 노력 없이도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심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나는 아직 건강하다"고 믿는 낙관적인 마음과 텃밭을 오가는 부지런한 발걸음. 이 두 가지 평범한 습관의 시너지가 바로 100년의 세월을 이겨낸 가장 위대한 과학이었던 셈이다.

 

1500년 전 황금 말이 날아오를 듯…천마총의 압도적 비주얼

내내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화려함 대신 고즈넉한 정취가 내려앉은 겨울의 대릉원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여름내 무성했던 잔디가 낮게 가라앉으며 23기에 달하는 거대한 고분들의 유려한 능선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공기 속,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솟아오른 고분들의 기하학적인 곡선은 마치 대지 위에 그려진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다가온다.대릉원 정문을 지나면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소나무 군락이 15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초록빛 관문처럼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숲길을 지나면 단정한 담장 너머로 신라 최초의 김씨 왕인 미추왕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추왕릉은 다른 고분들과 달리 푸른 대나무 숲이 능을 호위하듯 감싸고 있는데, 이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대나무 잎을 귀에 꽂은 병사들이 나타나 적을 물리쳤다는 ‘죽엽군(竹葉軍)’의 전설과 맞닿아 있다. 겨울바람에 서걱이는 댓잎 소리는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왕의 굳은 의지가 담긴 외침처럼 들려와 발걸음을 숙연하게 만든다.대릉원에서 유일하게 그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천마총은 신라 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핵심 공간이다. 어두운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1500년 전 유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화려한 황금 유물들이 압도적인 빛을 발산한다. 그중에서도 발견된 신라 금관 중 가장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는 천마총 금관은 완벽한 균형미와 섬세한 세공 기술로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자작나무 껍질 위에 그려진 천마도(天馬圖)는 금방이라도 무덤 밖으로 비상할 듯 역동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힘차게 하늘로 솟구치는 천마의 모습은 새해의 도약을 꿈꿨던 신라인의 염원이 담긴 듯, 시대를 넘어 강렬한 생명력을 전한다.천마총을 나와 다시 밖으로 나서면 남과 북, 두 개의 봉분이 이어진 거대한 황남대총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마치 두 개의 산봉우리가 이어진 듯한 압도적인 규모와 대지의 품처럼 너르고 유려한 곡선은 죽음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포근함과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 거대한 무덤을 만들기 위해 동원되었을 이름 모를 민초들의 땀방울을 생각하면 1500년의 세월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주인공이 밝혀진 미추왕릉을 제외한 대부분의 무덤들은 이름을 지우는 대신, 그 자체로 신라라는 시대의 거대한 실루엣이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 고요한 위로와 영감을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