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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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뎌야 할 삶의 무게, 돌과 쇠로 새겨낸 조각가의 이야기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조각가 김성복(성신여대 교수)이 개인전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제14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 수상을 기념하는 자리로, '그리움의 그림자'라는 주제 아래 조각과 회화를 아우르는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성복 작가는 홍익대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30여 년간 돌과 금속이라는 재료의 본질을 탐구하며 한국 조각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겨왔다. 그의 작품 세계는 '삶은 그 자체로 힘겨운 일'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살아있다는 것을 안식이 아닌, 꿋꿋이 견뎌내야 할 과정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그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 철학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화강암과 스테인리스 스틸을 이용한 조각뿐만 아니라, 작가의 또 다른 예술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아크릴 페인팅 회화도 함께 공개된다. 조각이 묵직한 물성으로 삶의 무게를 표현한다면, 회화는 다채로운 색채를 통해 조각과는 다른 감성적 깊이를 더하며 작가의 사유를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강인해 보이지만, 결코 완전무결한 초인이 아니다. 작가는 어린 시절의 영웅이었던 아톰과 한국의 수호신 금강역사를 결합한 독특한 인간상을 통해, 삶의 고단함 속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표현한다. 대표작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 속 인물이 쥔 주먹은 흔들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인간의 꺾이지 않는 의지를 상징한다.

 


그의 작품에는 도깨비 방망이나 해태와 같은 한국적 신화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이는 고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인간의 소망과 스스로 굳건해지고자 하는 마음을 은유하는 장치다. 과장되게 표현된 큰 손과 발은 인물에게 초인적인 힘을 부여하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연약한 인간의 초상이기도 하다.

 

김성복 작가는 "살아본 자만이 삶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오늘도 묵묵히 삶을 살아가며, 그 과정에서 느끼는 무게와 흔적을 돌과 쇠에 새겨 넣는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아름다운 조형물을 넘어,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깊은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다.

 

달도 붉고 불도 붉다… 3일 밤, 한반도는 '레드 축제'

'달집태우기' 불꽃이 타오르기 때문이다.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정월대보름에는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 일명 '블러드문(Blood Moon)' 현상이 일어난다. 날씨만 허락한다면 우리나라 전역에서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다.우주쇼는 퇴근길 무렵부터 시작된다. 3일 오후 6시 49분 48초, 달의 일부가 가려지는 부분식을 시작으로 오후 8시 4분부터는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식이 진행된다. 절정은 오후 8시 33분 42초다. 이때 달은 검게 사라지는 대신, 지구 대기를 통과하며 굴절된 붉은 태양 빛을 받아 핏빛처럼 붉게 빛난다. 이 신비로운 붉은 달은 밤 9시 3분 24초까지 약 1시간 동안 동쪽 하늘(고도 약 24도)을 장식할 예정이다.하늘에서 붉은 달이 떠오르는 동안, 땅에서는 거대한 달집이 타오른다. 전국 지자체는 대보름을 맞아 다채로운 민속 축제를 준비했다.강원도 삼척에서는 '삼척 정월대보름제'가 열린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인 '삼척 기줄다리기'를 중심으로 엑스포광장과 해수욕장 일대에서 달집태우기와 지신밟기가 진행된다. 동해의 검푸른 바다와 붉은 달, 그리고 달집의 불꽃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에서는 '2026 송도달집축제'가 개최된다. 오후 6시 27분경 초대형 달집에 점화가 시작되며, 바다 위로 떠 오른 붉은 달과 해변의 불꽃이 묘한 조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도심 속 달맞이 행사도 풍성하다. 서울 양천구 안양천 둔치와 영등포구 일대에서는 쥐불놀이, 떡메치기 등 시민 참여형 축제가 열린다. 대구 금호강 둔치와 춘천 공지천, 전남 신안 지도읍 등에서도 지역 주민들이 모여 풍물놀이와 함께 소원을 비는 행사가 이어진다.관건은 날씨다. 기상청은 3일 저녁 전국적으로 구름이 많거나 흐릴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구름 사이로 달이 보일 가능성은 열려 있다.천문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한국에서 다음 개기월식은 2028년 12월 31일에나 볼 수 있다"며 "스마트폰 야간 모드를 활용하면 삼각대 없이도 붉은 달과 달집이 어우러진 특별한 사진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올해 정월대보름은 하늘의 '블러드문'과 땅의 '달집'이 만나 그 어느 해보다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낼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축제장을 찾아 붉은 달빛 아래서 건강과 풍요를 기원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