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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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부터 편의점까지, 올해 의약계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의정 갈등의 여파로 잠시 수면 아래에 있던 의약품 유통 시스템 개편 논의가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부가 비대면 플랫폼 규제, 약 배송, 편의점 판매약 확대 등 민감한 현안들을 올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와 의료계, 약계, 산업계 간의 복잡한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가장 시급한 뇌관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진출을 막는 약사법 개정안이다. 이미 국회 상임위와 법사위까지 통과했지만, 주무 부처인 복지부와 공정거래위원회·중소벤처기업부 간의 입장 차이로 최종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다. 복지부는 이해관계 충돌을 막기 위한 '사전 규제'가 필수라는 입장이지만, 공정위와 중기부는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사후 제재'가 바람직하다며 맞서고 있다.

 


비대면 진료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약 배송 문제 역시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플랫폼 업계는 진료와 약 수령이 하나의 서비스로 연결되어야만 소비자 편익이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약사회 등은 전문적인 복약지도 부재와 약물 오남용 가능성, 부작용 발생 시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 등을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자 편의와 직결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도 다시 공론화된다. 전국에 약국이 없는 '무약촌'이 500곳이 넘는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심야나 공휴일 의약품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복지부는 24시간 편의점을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약물 오남용과 안전성을 우려하는 약사회의 거센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여기에 최근 등장한 '창고형 약국'이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더해졌다. 대형 마트처럼 의약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이들 약국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를 끌어모으지만, 과도한 대량 구매를 유도하고 지역 약국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정부는 아직 명확한 정의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어, 우선 과대광고 등 외형적 규제부터 손을 댈 방침이다.

 

이처럼 의약품 공급 체계를 둘러싼 여러 전선이 동시에 형성되면서,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는 주체들 간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편의, 산업 육성, 국민 건강, 직역 이익 등 복잡한 가치가 충돌하는 가운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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