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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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마저 상품이 된 시대… 장례식장 폐업 속출

 전국의 장례식장들이 유례없는 폐업 위기에 직면했다. 핵가족화의 심화로 조문객이 꾸준히 줄어들던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강력한 변수가 결정타를 날린 결과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조문객 방문이 제한되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빈소를 차리지 않는 가족장이나 소규모 장례를 경험하게 되었다. 팬데믹이 종식된 이후에도 이러한 경향은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이제 대중은 수백 명의 손님을 맞이하던 과거의 북적이는 장례식 대신, 고인과 가까운 이들끼리만 조용히 작별하는 방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현재의 장례 문화를 무의미한 허례허식으로 바라보는 냉소적인 시선이 깔려 있다. 많은 시민이 기존의 삼일장을 두고 고인을 기리는 시간이라기보다 막대한 비용만 소모되는 형식적인 절차로 느낀다. 실제로 장례 의향을 묻는 워크숍 현장에서는 검소한 장례를 원하며 빈소조차 필요 없다고 말하는 참여자들이 대다수다. 심지어 장례식 자체가 살아있는 사람들의 체면치레에 불과하다는 과격한 비판까지 나온다. 이는 현대 한국 사회에서 장례라는 의례가 본래의 의미를 잃고 껍데기만 남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장례가 이토록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의례의 영역이 철저하게 시장 논리에 장악되었기 때문이다. 죽음을 터부시하고 미리 준비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장례의 모든 절차는 상품화되어 가격표가 붙었다. 유족들은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장례식장이라는 시장이 내놓은 다양한 옵션을 선택하고 결제해야 하는 소비자 신세로 전락했다. 결국 장례를 치른다는 것은 고인을 애도하는 과정이 아니라, 쉴 새 없이 청구되는 요금표를 정산하는 경제적 행위로 변질되었다. 소비로서의 장례는 사별자에게 정서적 위안보다는 금전적 허탈함만을 남긴다.

 

반면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는 시장의 논리가 아닌 의례의 본질에 집중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공영장례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별자가 충분히 슬퍼하고 작별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둔다. 현장에서는 종교 의례의 유무나 영정 사진 마련 등 사별자의 요구를 세심하게 반영하며, 각 절차가 갖는 의미를 끊임없이 설명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사별자들은 장례를 무의미한 소비가 아닌 진정한 작별의 의례로 경험한다. 돈이 오가지 않는 장례에서 오히려 애도의 권리가 온전하게 보장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장례를 다시 의미 있는 의례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장례에 대한 개인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최근 주목받는 '사전 장례 의향서' 작성이나 장례 디자인 워크숍은 죽음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는 시도다. 자신이 원하는 장례 방식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남겨진 이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장례는 다시 삶의 소중한 마무리가 된다. 참여자들은 대화를 통해 장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어떤 상품을 이용할지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떠날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시장이 주도하는 획일적인 장례 문화를 깨뜨리는 시작점이 된다.

 

앞으로의 장례 문화는 시장과 국가, 그리고 시민이 죽음에 대한 새로운 상을 어떻게 공유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탈상품화라는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더라도, 죽음을 터부시하지 않고 일상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다면 장례는 자연스럽게 의례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다. 시민들이 장례의 주권을 회복하고 국가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며 시장이 다양한 대안적 상품을 제시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장례식장의 폐업 속출과 가족장의 확산은 기존의 낡은 틀이 무너지고 새로운 작별의 방식이 태동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냉이·도다리의 변신은 무죄, 호텔 셰프의 봄 요리

특급호텔가에서도 저마다 봄의 정수를 담아낸 특별한 미식의 향연을 펼치며 손님맞이에 나섰다.롯데호텔 서울은 한식, 중식, 일식 각 분야의 대표 레스토랑 세 곳에서 동시에 봄 특선 메뉴를 선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5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번 프로모션은 각국의 요리 철학을 바탕으로 봄 제철 식재료를 어떻게 새롭게 해석했는지 비교하며 맛보는 재미를 선사한다.한식당 '무궁화'는 우리에게 친숙한 식재료의 화려한 변신을 꾀했다. 쌉쌀한 냉이와 아삭한 우엉은 바삭한 강정으로 재탄생해 입맛을 돋우고, 제철 맞은 도다리는 향긋한 봄 채소와 함께 얼큰한 매운탕으로 끓여냈다. 여기에 살이 꽉 찬 꽃게를 완자로 빚어 튀겨낸 뒤 새콤달콤한 산수유 소스를 곁들인 탕수는 전통의 틀을 깬 창의성이 돋보인다.중식당 '도림'은 봄철 원기회복을 위한 고급 보양식에 집중했다. 진귀한 오골계와 전복을 우려낸 육수에 알싸한 달래 향을 더한 '봄향 불도장'은 이름만으로도 기운을 북돋는다. 부드러운 가자미살에 감칠맛 나는 칠리소스를 얹고, 활 바닷가재 위에는 향긋한 실파 소스를 올려 재료 본연의 맛과 소스의 조화를 극대화했다.일식당 '모모야마'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섬세한 손길로 봄의 미각을 깨운다. 섬진강 재첩에 달래와 두릅을 넣어 끓여낸 맑은 국은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이어 부드러운 한우 안심구이에 향긋한 경남 함양파를 곁들여 풍미를 더하고, 이 시기가 아니면 맛보기 힘든 새조개를 얇게 저며 살짝 데쳐 먹는 샤부샤부로 봄 미식의 절정을 선사한다.이번 특선 메뉴들은 5월 31일까지 각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으며, 한식, 중식, 일식이라는 서로 다른 프리즘을 통해 봄이라는 계절이 얼마나 다채롭게 표현될 수 있는지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