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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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하던 한국도로공사, 부상 악재에 정규리그 1위 위기

 한국도로공사의 독주 체제가 시즌 막판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며 크게 흔들리고 있다. 2025-2026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위를 굳히며 챔피언결정전 직행권을 거머쥐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지난 24일 수원체육관에서 펼쳐진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에서 한국도로공사는 풀세트까지 가는 혈투 끝에 세트 점수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 결과 자체도 아쉽지만, 팀의 핵심 전력인 아시아쿼터 타나차가 심각한 부상을 입고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팀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현대건설의 기세에 밀리며 어렵게 흘러갔다. 1세트와 2세트를 연달아 내준 한국도로공사는 3세트부터 모마와 강소휘를 앞세워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특히 4세트에서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며 25-10이라는 큰 점수 차로 승리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분위기를 탄 한국도로공사는 대역전극인 '역스윕' 승리를 눈앞에 둔 듯 보였으나, 마지막 5세트 초반에 발생한 불의의 사고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5세트 시작 직후 팀의 주축 공격수인 타나차가 블로킹을 시도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발을 밟으며 오른쪽 발목이 심하게 꺾였다. 코트에 쓰러져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타나차는 결국 스스로 일어나지 못한 채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정밀 검진 결과 타나차는 우측 발목 외측 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재활에만 최소 두 달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이번 시즌 남은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진 '시즌 아웃' 판정을 받게 되었다.

 

타나차의 이탈은 한국도로공사 입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손실이다. 그녀는 이번 시즌 득점 부문 8위, 리시브 부문 6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공수 양면에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외국인 선수 모마에게 집중되는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날카로운 공격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해온 타나차의 공백은 전술적 유연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구단 측은 일단 대체 선수 영입 없이 기존 자원들로 남은 정규리그를 치르며 타나차의 회복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전력 약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경쟁 구도도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시즌 초반 10연승을 내달리며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던 한국도로공사였지만, 최근 5라운드에서 2승 4패로 주춤하는 사이 추격자들과의 격차가 좁혀졌다. 이번 현대건설전 패배로 승점 1점을 추가하며 가장 먼저 승점 60점 고지에 올랐으나, 2위 현대건설(58점)과의 차이는 단 2점에 불과하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표 최상단 주인이 바뀔 수 있는 살얼음판 형국이 조성된 셈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27일 정관장과의 원정 경기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올 시즌 정관장을 상대로 4승 1패의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최근 정관장이 연패를 끊고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타나차가 빠진 자리를 국내 선수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메워주느냐가 이번 고비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다. 1위 수성을 위한 마지막 6라운드 일정을 앞둔 한국도로공사가 부상 악재를 딛고 정규리그 정상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팥빙수인 줄 알았는데… 한 그릇에 담긴 베트남의 역사

들어가는 재료 또한 녹두, 옥수수 같은 곡물부터 망고, 두리안 같은 열대 과일, 심지어 토란과 약초 젤리까지 수십 가지에 이른다. 이처럼 다채로운 변주 때문에 현지인조차 '달콤한 수프'라는 포괄적인 설명 외에는 명쾌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워한다.쩨의 역사는 베트남의 문화적 교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축소판과 같다. 그 기원은 중국 광둥 지역의 디저트 '통슈이'가 베트남 중부 지방으로 전파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후 베트남 고유의 기후와 식재료에 맞춰 발전했으며, 캄보디아와 태국 등 인접 국가의 영향을 받아 더욱 풍성해졌다. 19세기 프랑스 식민지배 시기에는 커스터드푸딩 같은 서양식 디저트 문화가 유입되어, 현재는 푸딩을 올린 쩨도 흔히 볼 수 있는 메뉴가 되었다.단순한 길거리 간식을 넘어, 쩨는 베트남 사람들의 삶 깊숙이 자리 잡은 상징적인 음식이다.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일상 속 작은 기쁨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명절, 결혼식, 아기의 첫돌 등 중요한 날에는 빠지지 않고 상에 오른다. 고귀함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나누어 먹는, 그야말로 상서로운 음식인 셈이다.베트남을 여행하며 쩨를 처음 맛본다면 '쩨 탑깜(chè thập cẩm)'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모둠'이라는 뜻을 가진 이 메뉴는 가게 주인이 가장 자신 있는 재료들을 유리잔에 층층이 쌓아주는, 일종의 시그니처 메뉴다. 달콤한 옥수수 죽 위에 쌉쌀한 젤리, 구수한 콩과 쫀득한 타피오카 펄, 향긋한 코코넛 크림이 어우러져 한 그릇 안에서 다채로운 맛과 식감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쩨 탑깜'으로 기본기를 익혔다면, 이제는 취향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나설 차례다. 독특한 메뉴를 원한다면 '쩨 부오이(chè bưởi)'를 추천한다. 자몽과 비슷한 과일인 포멜로의 과육이 아닌, 두툼한 껍질을 주재료로 만들어 쫀득하면서도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옥수수를 뭉근하게 끓인 '쩨 밥(chè bắp)'이나 단팥죽처럼 친숙한 '쩨 더우(chè đậu)'는 구수하고 편안한 맛을 선사한다.열대 과일의 화려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쩨 타이(chè Thái)'가 제격이다. 잭프룻, 리치 등 신선한 과일에 여러 가지 색의 젤리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비록 든든한 식사 후에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양이지만,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를 한 그릇에 담아낸 이 달콤한 즐거움은 여행자에게 잊지 못할 미식의 경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