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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전 상형문자가 살아있다, 윈난성 소수민족의 신비

 중국 윈난성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여정은 고대 무역로인 차마고도의 흔적을 쫓는 일인 동시에, 소수민족의 삶이 녹아든 문화유산을 대면하는 과정이다. 지난 1월 중순,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탐사는 성도 쿤밍을 기점으로 따리와 리장, 그리고 꿈의 낙원으로 불리는 샹그릴라를 관통했다. 험준한 협곡 사이로 흐르는 강줄기를 따라 형성된 옛길에는 나시족을 비롯한 여러 민족이 일궈온 역사적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이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인문학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리장의 밤은 사자산 정상에 우뚝 솟은 만고루에서 시작된다. 숙소 인근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 고갯마루에 서면 리장 전역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이 펼쳐진다. 야간 통제로 인해 우회로를 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조명을 받아 신비롭게 빛나는 33m 높이의 만고루는 그만한 가치를 증명한다. 누각 1층에는 나시족의 독특한 상형문자인 동파문자로 '천년만대루'라는 편액이 걸려 있어,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침묵 속에 웅변한다. 내부 벽면을 채운 원색의 벽화들은 하늘과 땅을 연 신화 속 주인공들과 인간이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나시족의 세계관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만고루에서 내려다보이는 목부는 과거 리장을 통치했던 세력의 위세를 짐작게 하는 공간이다. 비록 야간에는 내부 진입이 제한되지만, 화려한 조명 아래 드러난 건축물의 윤곽만으로도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명나라 황제로부터 하사받은 '충의'와 '성심보국'이라는 글귀는 변방의 소수민족이 중앙 정부와 맺었던 복잡한 관계의 역사를 상징한다. 사자산 서쪽으로 펼쳐진 현대적인 신시가지의 불빛과 남쪽의 어두운 전원 풍경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리장이 품고 있는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산에서 내려와 닿은 사방가와 옥하 주변은 그야말로 잠들지 않는 '불야성'의 현장이다. 수로를 따라 늘어선 루프탑 식당과 클럽에서는 젊은 가수들의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고, 거리에는 활기가 넘쳐흐른다. 오래된 고성의 정취 속에 현대적인 유흥 문화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이곳은 밤 11시가 넘도록 생동감을 잃지 않는다. 주파가 거리의 화려한 조명과 대비되는 사자산 야시장의 소박한 포장마차들은 여행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현지의 맛과 분위기를 즐킬 수 있는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하며 리장의 밤을 풍성하게 채운다.

 


짧은 휴식 후 맞이한 새벽은 옥룡설산의 장엄함을 마주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영하 8도의 혹한과 희박한 공기에 대비해 산소통과 고산병 약을 챙긴 탐사단은 해발 4,506m의 빙천공원 상부 정류장으로 향하는 케이블카에 몸을 싣는다. 동쪽 하늘에서 솟아오른 붉은 태양이 옥룡설산의 13개 봉우리를 물들이는 순간은 이번 여정의 백미다. 나시족이 신성시하여 등반이 금지된 최고봉 선자두를 바라보며, 여행자들은 4,680m 정상을 향해 천 개가 넘는 가파른 나무 계단을 묵묵히 오른다.

 

정상 표지석 앞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첩첩이 이어진 산봉우리들이 거대한 설산을 향해 절을 하는 듯한 경이로운 장경을 선사한다. 비록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만년설의 양은 줄어들었으나, 햇빛에 반짝이는 흰 눈과 깎아지른 듯한 암벽의 조화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하산길에 마주한 세계 주요 도시까지의 거리를 표시한 이정표는 이곳이 세상의 끝이자 동시에 모든 곳으로 연결된 통로임을 상기시킨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람월곡에서 바라보는 옥룡설산은 새벽의 날카로웠던 모습과 달리 한없이 평온한 모습으로 탐사단을 배웅한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에 단종 성지순례 열풍

장을 찾으며 단종의 삶과 죽음을 되짚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를 관광 자원으로 연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가장 큰 주목을 받는 곳은 단종의 유배지와 무덤이 있는 강원 영월이다. 영화 개봉 이후 청령포와 장릉에는 방문객이 급증했다. 영월군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3월 17일까지 두 곳을 찾은 방문객은 8만69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990명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영월군은 이번 증가세가 단순한 관광 수요가 아니라 영화 속 단종을 추모하려는 정서와 맞물린 흐름으로 보고 있다.특히 청령포는 영화의 주요 배경이자 실제 단종이 유배 생활을 했던 장소로, 관음송과 망향탑, 노산대 등 단종의 흔적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단종이 생을 마감한 장소로 알려진 관풍헌과 자규시의 배경인 자규루, 단종역사관, 민충사, 영모전, 창절사 등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영월군은 다음 달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단종문화제를 통해 이런 관심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단종과 정순왕후의 인연을 기리는 국혼 재현과 단종의 청령포 유배 행차를 재현하는 프로그램도 새로 마련했다.영화 촬영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경남 고령의 김면 장군 유적지, 경북 문경 쌍룡계곡 등 주요 장면이 촬영된 장소들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으며, 강원 평창의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도 ‘왕과 사는 남자’의 배경지로 관심을 끌고 있다.영월에 관광객이 몰리자 주변 지자체들도 단종과의 역사적 인연을 앞세운 마케팅에 나섰다. 태백시는 단종비각과 지역 설화를 활용해 영월 관광객을 유인하는 연계 관광에 나섰고, 경북 영주시는 금성대군 관련 유적을 묶은 관광택시 상품을 선보였다. 충북 단양은 영월 관광과 연계한 여행 상품을 내놓았고, 제천은 장항준 감독과의 인연을 활용한 상영 행사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일부 지자체는 재치 있는 홍보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충남 천안시는 극 중 인물 한명회의 묘역을 언급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이목을 끌었고, 경기 이천시는 영화 관객 수와 도시 이름을 연결한 홍보 문구로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