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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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바보냐" 5060 민심 폭발에 흔들리는 보수 성지

 대구의 정치적 기류가 예사롭지 않다. 오랜 시간 국민의힘의 철옹성 같았던 이곳에서 최근 여당을 향한 싸늘한 시선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행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이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지지율 상위권을 달리던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컷오프되자, 지역 사회에서는 공천 기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당 지도부를 향한 성토가 터져 나오고 있다. 보수 정당이 대구 시민들을 '잡은 물고기' 취급하며 오만한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바닥 민심을 파고드는 형국이다.

 

대구 정치의 풍향계로 통하는 서문시장의 분위기는 더욱 구체적이다. 과거에는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냈던 상인들 사이에서도 이번에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여당 내부의 끊임없는 권력 다툼과 중앙 정치의 혼란에 실망한 이들이 늘어난 탓이다. 일부 상인들은 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총리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정당보다는 인물과 지역 발전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실용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보수 성향이 짙은 중장년층조차 국민의힘이 정신을 차리게 하려면 이번 기회에 투표로 경고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민심 이반의 기저에는 심각한 지역 경제 침체가 자리 잡고 있다. 대구가 전국 대도시 중 경제 지표에서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자, 5060 세대를 중심으로 '무조건적인 지지가 대구를 바보로 만들었다'는 자성론이 확산 중이다. 성서공단 등 주요 산업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제조업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는 여당의 무능을 꼬집으며, 예산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서라면 야당 후보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다는 파격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당 지지율 변화를 넘어 대구 시민들의 생존권적 요구가 정치적 선택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공천에서 배제된 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6선 고지를 밟았던 주호영 의원에 대해서는 중진으로서의 역할론보다 '이제는 물러날 때가 됐다'는 세대교체 여론이 우세한 편이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표 분산을 우려하는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이진숙 전 위원장의 경우, 새로운 인물로서의 기대감과 행정 경험 부족이라는 우려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여론조사 1위 후보를 명확한 근거 없이 탈락시킨 것에 대한 반발심이 이 전 위원장에 대한 동정론과 지지세로 이어지는 독특한 양상도 관찰된다.

 


새롭게 부상한 최은석 의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기업인 출신의 전문성을 높게 평가하는 시각도 있지만, 지역구 바닥 민심을 훑기에는 인지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구 시민들은 화려한 경력보다는 지역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밀착형 정치인을 원하고 있는데, 중앙당이 내리꽂는 방식의 인물 수혈이 과연 대구의 정서를 관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돈 많은 초선 의원이라는 이미지가 오히려 서민 정서와 괴리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흘러나온다.

 

결국 대구 시장 선거는 국민의힘의 공천 후유증 수습 여부와 김부겸이라는 거물급 야당 후보의 파괴력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전통적 지지층인 7080 세대가 투표 포기라는 소극적 저항을 선택하고, 캐스팅보트를 쥔 5060 세대가 대거 야권으로 이탈할 경우 대구 정치 지형은 유례없는 격변을 맞이하게 된다. 국민의힘이 뒤늦게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상처 입은 대구 자존심과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의 물결을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가 대구의 정치적 맹목성이 종언을 고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산·여수에 6,700명 상륙… 한국 크루즈 10년 만의 부활

스가 아닌 항공과 숙박, 쇼핑이 결합된 체류형 관광 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이른바 '모항(Homeport)' 유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싱가포르관광청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동남아 크루즈 시장은 약 390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14조 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등 아시아권의 성장세는 독보적이다.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크루즈 시장 역시 10년 만에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부산항은 2025년 기준 크루즈 승객 규모가 40만 명 선을 회복하며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인천항 또한 한중 노선 재개에 힘입어 올해 32만 명 수준의 관광객 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 역시 아시아의 잠재력에 주목하며 노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타드림 크루즈는 2026년까지 일본과 동남아를 잇는 50개 이상의 아시아 목적지를 운항하겠다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정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방한 크루즈 관광객 200만 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기항지 연계형 고부가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상하이에서 출발해 부산과 여수에 차례로 입항한 로얄캐리비안의 초대형 크루즈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승객과 승무원 등 6,700여 명을 태운 이 선박은 여수항에 10년 만에 신규 기항하며 지역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이번 입항은 단순한 하선 관광을 넘어 한국만의 특색 있는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부산에서는 크루즈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K-뷰티 셔틀버스'가 처음으로 운영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터미널과 서면의 의료·미용 거리를 연결해 헤어와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한 이 시도는 선원을 고부가가치 소비 주체로 인식한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여수에서는 화엄사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찰음식 체험과 스님과의 차담 등 한국 전통의 미를 알리는 파일럿 투어가 진행됐다. 이는 크루즈 관광이 지역의 깊숙한 문화 콘텐츠와 결합해 체류형 소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중국 시장과의 협력 강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중국 최대 국영 선사인 아도라 크루즈의 한국 기항 횟수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연간 212항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아도라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동북아 크루즈 노선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선사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세일즈콜이 여수항 신규 유치라는 성과로 이어진 만큼, 향후 공격적인 마케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한국이 글로벌 크루즈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 기항지를 넘어 승객이 직접 승·하선하는 모항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모항은 항공 허브 전략과 맞물려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로얄캐리비안 및 아도라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지역 특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 특유의 뷰티, 문화, 전통이 결합된 맞춤형 서비스는 동북아 크루즈 시장에서 한국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