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Global

호르무즈 봉쇄 해제 한 방에 유가 5% 떡락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전 세계 경제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국제유가가 드디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부 선박들이 봉쇄의 아이콘이었던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에 안도감이 퍼진 결과다. 지난 16일 현지시간 기준으로 국제 유가는 이란의 봉쇄 위협 속에서도 수송로가 일부 확보되었다는 소식에 힘입어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이란은 현재 걸프 국가들의 주요 유전과 항만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지만 정작 자국의 원유 수출은 멈추지 않고 지속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란 원유를 제재해 왔던 미국조차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급등하는 유가 부담 때문에 이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을 사실상 용인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기 위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이 집결해야 한다고 거듭 압박하며 파병을 촉구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16일 현지시간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0.2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 거래일보다 2.84% 떨어진 가격이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3일에 브렌트유가 2.7% 상승하며 배럴당 103.14달러에 마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하락세다. 당시 종가는 2022년 7월 말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기에 이번 하락은 더욱 눈길을 끈다. 특히 지난주 100달러 선을 돌파하며 긴장감을 줬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5%대 급락을 보였다. 4월 인도분 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3.50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무려 5.28%나 하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일단 잠재웠다.

 


에너지 자문사인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보고서를 통해 일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유조선 호위 지원 요청이 이어지면서 석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석유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란산 원유를 실은 이란과 중국 그리고 인도와 파키스탄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을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배들이 이미 해협을 빠져나갔으며 석유 공급이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 이를 용인하고 있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놀라운 점은 이란의 행보다. 이란은 단 1리터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겠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천명했으나 정작 자신들의 원유 수출은 착실히 이어가고 있었다. CNN이 유조선 추적 데이터와 위성사진을 분석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전쟁 발발 이후에도 하루 약 100만 배럴 안팎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역 데이터업체 케이플러는 분쟁 이후 이란이 약 12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수출했다고 분석했으며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수 주 동안 약 240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가 해협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를 통해 하루 1억 4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09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자국의 돈줄은 챙기면서도 이란은 주변국인 걸프 지역 산유국들의 에너지 시설은 연일 타격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당국은 남부 내륙의 샤 유전에서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샤 유전은 하루 약 7만 배럴의 원유 생산 능력을 갖춘 주요 에너지 생산 기지다. 또한 아랍에미리트의 푸자이라 항구 역시 이틀 만에 다시 드론 공격을 받았다. 푸자이라 항구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석유 수출 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체 항로인 오만의 살랄라항과 두쿰항까지 드론으로 공격하며 종전을 압박하는 동시에 전쟁 자금을 마련하는 영리하면서도 잔혹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이 끝나면 유가는 매우 빠르게 내려갈 것이며 인플레이션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비관적이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배럴당 100달러는 이제 기본 시나리오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설령 공급이 개선되더라도 재고 회복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유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중동 전쟁이 계속되어 에너지 위기가 이어질 경우 추가로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다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미 국제에너지기구 회원국들은 사상 최대 규모인 14억 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으며 인도와 태국 등 비회원국들도 동참하기로 했다. 그러나 비롤 사무총장은 비축유 방출이 영구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으며 결국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안정적인 수송 흐름이 회복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호르무즈 해협의 작은 움직임 하나에 일희일비하고 있는 지금 국제 유가의 향방은 여전히 안개 속에 놓여 있다.

 

성수동 직행하고 개성주악 먹고, 외국인 'K-라이프'에 빠졌다

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는 크루즈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면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존에 단순히 잠시 들렀다 떠나는 경유지 역할에 그쳤던 한국 항만들을 크루즈가 처음 출발하고 종착하는 '모항 거점'으로 탈바꿈시켜 경제적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인바운드 관광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카드로 지목되며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난 19일 서울 용산구에서 개최된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에서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2028년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조기에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사장은 최근 지방 공항을 통한 입국자가 전년 대비 50% 가까이 급증하고 외국인의 지역 소비 역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급성장 중인 일본 관광 시장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결합한 정밀한 분석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초개인화된 관광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데이터 세미나의 핵심 화두 중 하나는 크루즈 관광의 모항 전환이 가져올 압도적인 부가가치였다. 국제크루즈선사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단순 기항지 승객의 지출액보다 모항 승객의 소비 규모가 약 3.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강원 속초항에 입항한 대형 프리미엄 크루즈 '웨스테르담호' 사례처럼 지방 항만을 중심으로 한 크루즈 시장의 활성화는 지역 경제 활성화의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 공사는 올해 크루즈 외래객 유치 목표를 200만 명으로 설정하고 행정 절차 간소화 등 인프라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최신 소셜 데이터 분석 결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한 동기 또한 과거와 크게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 이제 외국인들은 유명 관광지를 순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인의 일상적인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경험하고 소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광화문에서 공연을 관람한 뒤 성수동의 카페거리나 안국의 편집숍을 찾는 패턴이 정착되었으며, 특히 일본과 미국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소금빵이나 약과, 개성주악 같은 이른바 'K-디저트 투어'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의 최신 트렌드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되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모양새다.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세대별로 극명한 취향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2030 Z세대는 소품샵과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도보 동선 내에서 효율적인 소비를 즐기는 반면, 5060 세대는 인문학적 소양을 충족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나 골프 등 레저를 결합한 장기 체류형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러한 세대별, 국가별 특성을 데이터화하여 관광 데이터랩을 고도화하고, 민간과 공공의 데이터를 결합해 산업 생태계의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했다.정부와 지자체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동 사태 등 대외적 변수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빅데이터 기반의 관광 정책 수립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크루즈 선사들이 요구하는 효율적인 출입국 절차 체계를 마련하고 지방 항만의 수용 태세를 정비하는 등 실질적인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데이터로 무장한 한국 관광이 양적 회복을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