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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파병 요구에 '진땀' 흘리는 일본 정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명분으로 동맹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면서, 일본 정부가 깊은 고심에 빠졌다. 당장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요청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전투가 벌어지는 해역에 자위대를 보내는 것은 '평화 헌법'이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은 법적 제약이다. 헌법 9조는 국제 분쟁 해결 수단으로서의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교전 지역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것은 이 조항의 정면 위반 소지가 다분해, 정부 내에서도 신중론이 압도적이다. 한 고위 당국자는 "일본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전달할 것"이라며 파병에 부정적인 기류를 내비쳤다.

 


정부는 자위대 파견을 위해 현행법을 다각도로 검토했지만, 모든 가능성이 사실상 막혀있는 상황이다. '해상경비행동'은 국가가 아닌 해적 등 비국가조직을 상정한 경찰권 활동이라 이란군을 상대할 수 없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는 '존립위기사태'가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게 중론이다.

 

미군에 대한 후방 지원을 가능케 하는 '중요영향사태' 역시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일본 정부는 현재 상황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 자체가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도 일본의 발목을 잡는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위법한 무력행사를 한 국가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겹겹의 법적, 정치적 제약 속에서 일본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극히 제한적이다. 현재 유일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방위성 설치법의 '조사·연구'를 근거로, 이미 중동 해역에서 정보 수집 활동 중인 자위대 호위함과 초계기의 활동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 인근까지 넓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정보 수집에 국한될 뿐, 미국이 요구하는 유조선 직접 호위 등의 군사적 임무는 수행할 수 없다. 결국 일본 정부는 미국의 체면을 살려주면서도 국내법의 테두리를 넘지 않는 묘수를 찾아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한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무엇을 요구하는지부터 신중히 파악해야 한다"며 불확실성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팥빙수인 줄 알았는데… 한 그릇에 담긴 베트남의 역사

들어가는 재료 또한 녹두, 옥수수 같은 곡물부터 망고, 두리안 같은 열대 과일, 심지어 토란과 약초 젤리까지 수십 가지에 이른다. 이처럼 다채로운 변주 때문에 현지인조차 '달콤한 수프'라는 포괄적인 설명 외에는 명쾌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워한다.쩨의 역사는 베트남의 문화적 교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축소판과 같다. 그 기원은 중국 광둥 지역의 디저트 '통슈이'가 베트남 중부 지방으로 전파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후 베트남 고유의 기후와 식재료에 맞춰 발전했으며, 캄보디아와 태국 등 인접 국가의 영향을 받아 더욱 풍성해졌다. 19세기 프랑스 식민지배 시기에는 커스터드푸딩 같은 서양식 디저트 문화가 유입되어, 현재는 푸딩을 올린 쩨도 흔히 볼 수 있는 메뉴가 되었다.단순한 길거리 간식을 넘어, 쩨는 베트남 사람들의 삶 깊숙이 자리 잡은 상징적인 음식이다.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일상 속 작은 기쁨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명절, 결혼식, 아기의 첫돌 등 중요한 날에는 빠지지 않고 상에 오른다. 고귀함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나누어 먹는, 그야말로 상서로운 음식인 셈이다.베트남을 여행하며 쩨를 처음 맛본다면 '쩨 탑깜(chè thập cẩm)'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모둠'이라는 뜻을 가진 이 메뉴는 가게 주인이 가장 자신 있는 재료들을 유리잔에 층층이 쌓아주는, 일종의 시그니처 메뉴다. 달콤한 옥수수 죽 위에 쌉쌀한 젤리, 구수한 콩과 쫀득한 타피오카 펄, 향긋한 코코넛 크림이 어우러져 한 그릇 안에서 다채로운 맛과 식감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쩨 탑깜'으로 기본기를 익혔다면, 이제는 취향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나설 차례다. 독특한 메뉴를 원한다면 '쩨 부오이(chè bưởi)'를 추천한다. 자몽과 비슷한 과일인 포멜로의 과육이 아닌, 두툼한 껍질을 주재료로 만들어 쫀득하면서도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옥수수를 뭉근하게 끓인 '쩨 밥(chè bắp)'이나 단팥죽처럼 친숙한 '쩨 더우(chè đậu)'는 구수하고 편안한 맛을 선사한다.열대 과일의 화려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쩨 타이(chè Thái)'가 제격이다. 잭프룻, 리치 등 신선한 과일에 여러 가지 색의 젤리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비록 든든한 식사 후에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양이지만,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를 한 그릇에 담아낸 이 달콤한 즐거움은 여행자에게 잊지 못할 미식의 경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