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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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어 한 줄이면 끝, AI 성범죄가 일상이 되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가운데, 스마트폰 앱 마켓이 AI를 악용한 디지털 성범죄의 새로운 온상으로 전락했다. 간단한 명령어 몇 줄만으로 평범한 인물 사진을 순식간에 성적인 이미지나 영상으로 바꿔버리는 앱들이,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버젓이 유통되며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들 앱의 작동 방식은 충격적일 만큼 간단하고 악의적이다. 사용자가 타인의 사진을 앱에 올리고 '비키니를 입혀라' 또는 '옷을 제거하라'와 같은 텍스트를 입력하면, 불과 수십 초 만에 원본 사진을 조작한 합성 결과물이 생성된다. 이 과정에서 이미지 속 인물의 동의 여부나 연령을 확인하는 절차는 전무하며, '3세 이용가'와 같은 터무니없는 등급으로 유통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들 도구가 노골적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앱의 기능명 자체를 '그녀의 옷을 벗겨라(undress her)'와 같이 특정 성별을 겨냥하거나, 승무원·교사 등 특정 직업군 여성을 성적으로 묘사하는 예시를 제공하는 식이다. 심지어 남성 사진으로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훈련 데이터가 주로 여성에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앱도 있었다.

 

앱 개발사들은 이용약관에 '책임 있는 사용'을 명시하며 책임을 회피하지만, 이는 사실상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한 면피용 문구에 불과하다. 미성년자 이미지 사용을 금지한다는 경고는 있지만, 불법 촬영물이나 타인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기술적으로 막는 장치는 전무하다. 수억 원의 누적 매출을 올리는 이들 앱은 삭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바꿔가며 계속해서 활개 치고 있다.

 


현행법의 사각지대 역시 문제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경우 제작·유포 시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지만, 성인 대상의 합성 이미지는 피해자가 명확히 특정되지 않거나 가상 인물로 치부될 경우 처벌이 어렵다는 한계가 뚜렷하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 디지털 공간은 새로운 유형의 성범죄로 오염되고 있다.

 

과거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던 딥페이크 범죄는 이제 누구나 스마트폰 앱과 프롬프트 한 줄만으로 저지를 수 있는 '일상의 범죄'가 되었다. 온라인에서는 단돈 몇만 원에 성착취 영상 제작을 의뢰하는 등 범죄의 문턱은 걷잡을 수 없이 낮아지고 있다.

 

부산·여수에 6,700명 상륙… 한국 크루즈 10년 만의 부활

스가 아닌 항공과 숙박, 쇼핑이 결합된 체류형 관광 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이른바 '모항(Homeport)' 유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싱가포르관광청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동남아 크루즈 시장은 약 390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14조 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등 아시아권의 성장세는 독보적이다.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크루즈 시장 역시 10년 만에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부산항은 2025년 기준 크루즈 승객 규모가 40만 명 선을 회복하며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인천항 또한 한중 노선 재개에 힘입어 올해 32만 명 수준의 관광객 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 역시 아시아의 잠재력에 주목하며 노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타드림 크루즈는 2026년까지 일본과 동남아를 잇는 50개 이상의 아시아 목적지를 운항하겠다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정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방한 크루즈 관광객 200만 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기항지 연계형 고부가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상하이에서 출발해 부산과 여수에 차례로 입항한 로얄캐리비안의 초대형 크루즈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승객과 승무원 등 6,700여 명을 태운 이 선박은 여수항에 10년 만에 신규 기항하며 지역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이번 입항은 단순한 하선 관광을 넘어 한국만의 특색 있는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부산에서는 크루즈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K-뷰티 셔틀버스'가 처음으로 운영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터미널과 서면의 의료·미용 거리를 연결해 헤어와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한 이 시도는 선원을 고부가가치 소비 주체로 인식한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여수에서는 화엄사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찰음식 체험과 스님과의 차담 등 한국 전통의 미를 알리는 파일럿 투어가 진행됐다. 이는 크루즈 관광이 지역의 깊숙한 문화 콘텐츠와 결합해 체류형 소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중국 시장과의 협력 강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중국 최대 국영 선사인 아도라 크루즈의 한국 기항 횟수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연간 212항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아도라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동북아 크루즈 노선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선사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세일즈콜이 여수항 신규 유치라는 성과로 이어진 만큼, 향후 공격적인 마케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한국이 글로벌 크루즈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 기항지를 넘어 승객이 직접 승·하선하는 모항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모항은 항공 허브 전략과 맞물려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로얄캐리비안 및 아도라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지역 특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 특유의 뷰티, 문화, 전통이 결합된 맞춤형 서비스는 동북아 크루즈 시장에서 한국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