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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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던 '백조의 호수'는 잊어라, 파격의 심리극

 현대 발레의 정수로 평가받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3년 만에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난다. 오는 5월 16일과 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대표 레퍼토리인 '백조의 호수(LAC)'를 선보이며 클래식 발레의 고정관념을 깨는 파격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무대를 이끄는 예술감독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는 고전의 틀을 깨는 독창적인 안무로 현대 발레계의 혁신을 주도해 온 거장이다. 그는 무용수의 신체적 움직임 자체에 복합적인 서사와 감정을 응축시켜, 관객이 대사나 해설 없이도 춤을 통해 이야기의 본질과 인물의 내면을 꿰뚫어 볼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마이요는 2008년 '무용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안무가상을 비롯해 니진스키 상, 골든 마스크상 등 세계적인 상을 휩쓸며 그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2018년에는 로잔 콩쿠르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하며 살아있는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이번에 선보이는 '백조의 호수'는 차이콥스키의 동명 원작을 마이요의 시각으로 완전히 새롭게 창조한 작품이다. 단순한 선과 악의 대립,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넘어, 유년 시절의 상처와 가족 간의 갈등이 빚어낸 한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파고드는 심리 드라마로 원작을 변주했다. '호수'는 사건의 본질을 상징하는 무의식의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특히 이번 내한 공연에는 2016년 한국인 최초로 이 발레단에 입단해 2019년 수석 무용수로 승급한 안재용이 함께해 국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 외에도 이수연, 신아현 등 여러 한국인 무용수들이 세계적인 무용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활약하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2023년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백조의 호수'는 약 95분간의 압축적인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고전 발레의 익숙함을 넘어선 신선한 충격과 현대 발레의 정수를 경험하게 할 것이다.

 

해운대 모래축제 15일 팡파르, 샌드보드 타고 초여름 속으로

부산의 대표적인 초여름 행사로, 올해는 '모래로 떠나는 부산 시간여행'이라는 주제 아래 더욱 깊이 있는 서사를 선보인다. 2026~2027 문화관광 예비축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부산의 역사적 기원부터 역동적인 현재의 모습까지를 정교한 모래 예술로 형상화하여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이번 축제에는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중국, 프랑스, 대만 등 5개국에서 초빙된 11명의 정상급 조각가들이 참여해 기량을 뽐낸다. 작가들은 조선 시대의 외교 사절단이었던 조선통신사부터 한국전쟁 당시 피란 수도였던 부산의 아픈 역사, 그리고 근대화의 상징인 부산항에 이르기까지 부산이 걸어온 길을 17점의 작품에 담아냈다. 역사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의 화려함과 열정적인 야구 응원 문화, 서핑과 온천 등 부산 시민들의 일상적인 즐거움까지 모래라는 부드러운 소재를 통해 입체적으로 재현된다.축제의 백미는 단연 백사장 중앙에 설치되는 대형 파노라마 조형물이다. 해운대의 전경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이 메인 작품은 축제의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특히 올해는 높이 7m에 달하는 모래 전망대가 별도로 설치되어 관람객들이 높은 곳에서 백사장 전체와 조각 작품들을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시야를 제공한다. 작가들이 현장에서 직접 모래를 다듬고 조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은 해운대 모래축제만이 가진 독보적인 매력으로 꼽힌다.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었다. 모래 조각의 기초를 배워 직접 작품을 만들어보는 '도전! 나도 모래조각가'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며, 가파른 모래 언덕을 타고 내려오는 '날아라 샌드보드'는 어린이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백사장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프로그램과 어린이 전용 모래 놀이터 등이 운영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모래와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해가 저문 뒤의 해운대는 낮과는 전혀 다른 환상적인 분위기로 탈바꿈한다. 모래 조각 작품 위에 화려한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파사드 기법이 도입되어 조각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백사장 곳곳을 수놓는 경관 조명과 특수 연출이 더해져 야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빛과 모래가 어우러진 이 이색적인 풍경은 부산의 밤바다를 더욱 낭만적으로 장식하며 축제의 열기를 밤늦게까지 이어가게 할 전망이다.해운대구는 이번 축제를 통해 모래라는 친숙한 소재가 어떻게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전달하는 예술적 매개체가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자 한다. 축제 본행사는 18일에 마무리되지만, 정성스럽게 제작된 모래 조각 작품들은 6월 14일까지 백사장에 그대로 전시되어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초여름의 길목에서 해운대를 방문하는 이들은 백사장 위에 새겨진 부산의 시간을 따라 걸으며,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새로운 시선으로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