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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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RM이 알린 화가, 누가 20년간 그를 쫓았나?

 한때 관람객 하나 없이 텅 비었던 갤러리의 주인이었던 화가, 김상유. 이제 그의 이름은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름이 되었다. 20여 년의 시차를 두고 일어난 두 번의 극적인 발견이 '은둔의 화가'를 세상 밖으로 다시 불러냈다. 한 번은 외로운 전시장에서 그의 예술혼을 통째로 사들인 한 컬렉터의 집념이었고, 또 한 번은 세계적인 스타 BTS의 RM이 SNS에 올린 사진 한 장이었다.

 

이 기적 같은 이야기의 시작은 2002년 겨울, 서울미술관 안병광 회장이 텅 빈 갤러리에서 김상유의 작품과 마주한 순간이었다. 그는 고요하고 단정한 작품 세계에 깊이 매료되었고, 그 자리에서 전시된 작품 대부분을 구매하기로 결심한다. 이는 한 작가의 예술 세계 전체를 지켜내겠다는 한 수집가의 20년에 걸친 긴 여정의 시작이었다. 그는 작가가 작고한 이후에도 흩어져 있던 작품들을 끈질기게 찾아다니며 100여 점에 이르는 컬렉션을 완성했다.

 


그의 예술 세계는 고난과 극복의 연속이었다. 한국전쟁 때 월남한 실향민이었던 그는 국수 기계를 개조해 프레스를 만들고, 값싼 아연판으로 작품을 찍어내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한국 현대 판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동판을 부식시키는 과정에서 나온 유독가스는 그의 시력을 앗아갔고, 고된 노동은 어깨마저 망가뜨렸다. 그는 결국 칼 대신 붓을 잡고 유화라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갔다.

 

붓을 잡은 뒤에도 그의 실험은 멈추지 않았다. 서양의 재료인 유화물감에서 기름기를 닦아내 담백하고 한국적인 미감을 표현하려 애썼다. 전국을 여행하며 고건축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던 그는, 어느 사찰 입구의 '세심단속문(마음을 닦고 세속을 끊는 문)'을 지키는 작은 돌부처를 보고 큰 깨달음을 얻는다. 이때부터 그의 캔버스에는 속세를 벗어나 명상에 잠긴 인물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는 작가 자신이자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 되었다.

 


그렇게 완성된 탈속의 작품 세계는 2022년, BTS의 RM이 그의 작품 '대산루'를 구매해 SNS에 소개하면서 폭발적인 조명을 받게 된다. 한 컬렉터가 20년간 지켜온 숭고한 예술 세계가 K-컬처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을 통해 전 세계로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잊혔던 거장의 이름은 순식간에 모두가 궁금해하는 이름이 되었다.

 

작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회고전 '쉽게 닳지 않는 사람'은 이 모든 이야기의 결정판이다. 안병광 회장의 헌신적인 노력과 대중의 관심이 한데 모여 비로소 완성된 이 전시는, 치열했던 작가의 반세기 예술 여정을 연대기 순으로 펼쳐 보인다. 국수 기계로 찍어낸 초기 동판화부터 시력을 잃어가며 새긴 목판화, 그리고 달관의 경지가 담긴 유화까지, 그의 삶과 예술이 하나가 되어 관람객을 맞는다.

 

폭염도 못 막은 노란 물결… 성주 참외 축제 흥행 성공

광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17일 모든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축제는 성주의 자랑인 세계적 특산물 참외와 세종대왕자 태실이 간직한 생명 문화를 하나로 묶어낸 융합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성주군은 축제 기간 동안 약 24만 명의 방문객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했으며, 이는 이른 무더위라는 변수 속에서도 지역 대표 축제로서의 저력을 입증한 수치다.축제의 중심지인 성밖숲은 단순한 행사장을 넘어 생명의 가치를 시각화한 테마 공간으로 변모했다. '생명 테마광장'에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주제관과 참외를 활용한 힐링 공원이 조성되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성주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한 편의 영화처럼 구성한 '시네마틱 아카이브 갤러리'는 지역의 정체성을 세련된 방식으로 전달하며 호평을 받았다. 방문객들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성주만이 가진 독특한 문화적 자산을 몸소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맞춤형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는 이번 축제의 흥행을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 이천변 너머에 마련된 '씨앗 아일랜드'에서는 어린이들이 생명의 근원인 씨앗을 탐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영유아를 위한 '베이비 올림픽'과 수상 자전거 체험, 참외 낚시 등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참외 라운지에서 열린 반짝 경매와 시식 코너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며 성주 참외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대규모 퍼포먼스 역시 축제의 품격을 높였다. 첫날 펼쳐진 '세종 대왕자 태실 태봉안 행렬'은 조선 왕실의 장엄한 의례를 재현하며 성주읍 시가지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둘째 날 개막식에는 백지영, 다이나믹 듀오 등 정상급 가수들이 출연해 축제의 열기를 더했으며, 셋째 날 밤에는 이천변을 배경으로 펼쳐진 '생명의 낙화놀이'가 장관을 연출했다. 불꽃이 강물 위로 흩어지는 환상적인 풍경은 올해 처음 도입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장면으로 꼽혔다.축제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지역민과 관광객이 하나 되는 화합의 장이 마련됐다. 오후부터 열린 '참외 가요제'는 참가자들의 숨겨진 끼와 열정으로 무대를 달궜으며, 성주의 전통 민속놀이인 '별뫼 줄다리기'가 대미를 장식하며 축제의 마침표를 찍었다. 성주군은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진 기온 탓에 방문객 수가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콘텐츠의 질적 측면에서는 경북도 지정 우수축제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놓았다.나흘간의 대장정을 마친 성주 참외&생명 문화축제는 단순한 지역 특산물 홍보를 넘어 생명 존중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전파하는 문화의 장으로 거듭났다. 성주군은 이번 축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참외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세종대왕자 태실을 중심으로 한 생명 문화 콘텐츠를 세계적인 관광 자원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뜨거운 햇살 아래 노랗게 익은 참외처럼 풍성한 결실을 본 이번 축제는 내년을 기약하며 성주의 밤하늘 아래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