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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도 등 돌린 가톨릭, 개신교는 왜 홀로 웃나?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종교적 정체성은 더 이상 태어날 때 결정되는 고정 불변의 영역이 아니다. 유년기 시절의 모태 신앙을 뒤로하고 성인이 되어 스스로 새로운 신앙을 선택하는 '종교 전환'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기독교의 두 축인 가톨릭과 개신교 사이의 인구 이동은 가톨릭의 순손실과 개신교의 순증가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글로벌 종교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가톨릭의 전통적 텃밭이었던 유럽과 라틴아메리카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교황청의 고심을 깊게 만들고 있다.

 

유럽의 상황은 가톨릭 공동체에 위기감을 더한다. 교황청이 위치한 이탈리아조차 응답자의 22%가 가톨릭 집안에서 자랐으나 현재는 신자가 아니라고 답할 정도로 이탈세가 거세다. 반면 성인이 되어 가톨릭으로 새롭게 유입되는 비율은 고작 1% 수준에 머물러 신규 신자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페인의 경우 이탈 비율이 34%까지 치솟으며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라는 명색이 무색해질 정도다. 이는 경제 발전과 함께 찾아온 세속화의 물결이 기성 종교의 권위를 약화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라틴아메리카 역시 가톨릭의 절대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과거 이 지역의 정신적 지주였던 가톨릭은 지난 10년 사이 주요 6개국에서 신자 비율이 9%포인트가량 하락하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흥미로운 점은 가톨릭을 떠난 이들이 단순히 종교를 포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개신교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브라질의 경우 가톨릭에서 개신교로 개종한 비율이 이탈 비율을 압도하며 개신교의 순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이는 기성 교단에 실망한 대중들이 보다 역동적이고 개인적인 신앙을 강조하는 복음주의 교파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한국은 세계적인 추세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 주목된다. 국내에서는 가톨릭을 떠나는 비율보다 새롭게 가톨릭 신자가 되는 비율이 오히려 소폭 높게 나타나며 교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반대로 개신교는 성인이 된 뒤 공동체를 이탈하는 인구가 새로 합류하는 인구보다 훨씬 많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세와는 대조적인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이는 한국 특유의 종교 문화와 각 교단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인구 이동의 배경으로 서구 중심의 탈종교 세속화 현상을 꼽는다. 경제적 풍요와 개인주의의 확산이 조직화된 종교로부터의 독립을 부추겼다는 시각이다. 동시에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일어나는 개신교로의 쏠림 현상은 정치적 불안과 사회적 변혁기에 기성 천주교가 제공하지 못한 대중적 위안을 오순절이나 신복음주의 교파가 파고든 결과로 보고 있다. 기성 종교가 대중의 변화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때 신자들은 언제든 자신의 영적 안식처를 옮길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가톨릭의 위축과 개신교의 약진으로 요약되는 현재의 종교 지형 변화는 단순한 숫자 놀음을 넘어 인류의 가치관 변화를 투영한다. 전통과 예식을 중시하던 과거의 신앙 형태에서 벗어나, 현대인들은 자신의 삶에 보다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신앙 공동체를 갈구하고 있다. 전 세계 24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는 종교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고착화된 틀을 깨고 현대인의 실존적 고민에 응답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부산·여수에 6,700명 상륙… 한국 크루즈 10년 만의 부활

스가 아닌 항공과 숙박, 쇼핑이 결합된 체류형 관광 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이른바 '모항(Homeport)' 유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싱가포르관광청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동남아 크루즈 시장은 약 390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14조 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등 아시아권의 성장세는 독보적이다.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크루즈 시장 역시 10년 만에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부산항은 2025년 기준 크루즈 승객 규모가 40만 명 선을 회복하며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인천항 또한 한중 노선 재개에 힘입어 올해 32만 명 수준의 관광객 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 역시 아시아의 잠재력에 주목하며 노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타드림 크루즈는 2026년까지 일본과 동남아를 잇는 50개 이상의 아시아 목적지를 운항하겠다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정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방한 크루즈 관광객 200만 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기항지 연계형 고부가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상하이에서 출발해 부산과 여수에 차례로 입항한 로얄캐리비안의 초대형 크루즈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승객과 승무원 등 6,700여 명을 태운 이 선박은 여수항에 10년 만에 신규 기항하며 지역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이번 입항은 단순한 하선 관광을 넘어 한국만의 특색 있는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부산에서는 크루즈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K-뷰티 셔틀버스'가 처음으로 운영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터미널과 서면의 의료·미용 거리를 연결해 헤어와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한 이 시도는 선원을 고부가가치 소비 주체로 인식한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여수에서는 화엄사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찰음식 체험과 스님과의 차담 등 한국 전통의 미를 알리는 파일럿 투어가 진행됐다. 이는 크루즈 관광이 지역의 깊숙한 문화 콘텐츠와 결합해 체류형 소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중국 시장과의 협력 강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중국 최대 국영 선사인 아도라 크루즈의 한국 기항 횟수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연간 212항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아도라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동북아 크루즈 노선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선사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세일즈콜이 여수항 신규 유치라는 성과로 이어진 만큼, 향후 공격적인 마케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한국이 글로벌 크루즈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 기항지를 넘어 승객이 직접 승·하선하는 모항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모항은 항공 허브 전략과 맞물려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로얄캐리비안 및 아도라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지역 특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 특유의 뷰티, 문화, 전통이 결합된 맞춤형 서비스는 동북아 크루즈 시장에서 한국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