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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얼룩진 휴전, 이스라엘 공습에 레바논 기자 참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공식적인 휴전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영토에 치명적인 폭격을 가해 국제사회의 공분이 일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22일, 이스라엘군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인해 현장 상황을 취재하던 종군기자를 포함하여 최소 5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공격은 양측이 합의한 열흘간의 휴전이 발효된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루어져 휴전 협정의 실효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레바논 일간지 소속의 아말 칼릴 기자와 프리랜서 사진기자 제이나브 파라즈는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전황을 취재하던 중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노출되었다. 이들은 이동 중 앞선 차량이 폭격을 당하자 인근 주택으로 급히 대피했으나, 이스라엘군이 해당 주택마저 연이어 폭격하면서 참변을 피하지 못했다. 이 폭격으로 칼릴 기자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파라즈 기자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들의 구조 작업마저 이스라엘군의 지속적인 무력 사용으로 인해 큰 차질을 빚었다. 구조대가 건물 잔해에 깔린 생존자와 희생자들을 수습하려 했으나, 이스라엘군이 구조대를 향해 수류탄을 투척하고 기관총 사격을 가하면서 수색 작업이 장시간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국경없는기자회 등 국제단체의 강력한 항의와 압박이 이어진 뒤에야 수색이 재개되었고, 자정이 다 되어서야 칼릴 기자의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이번 폭격이 헤즈볼라의 군사 시설에서 출발한 차량을 겨냥한 정당한 군사 작전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스라엘 측은 해당 차량이 휴전 조건을 명백히 위반했으며 즉각적인 위협 요소로 판단되어 공습을 단행했고, 탑승자들이 도주한 건물 역시 타격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언론인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거나 구조대의 접근을 고의로 방해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헤즈볼라 측은 이스라엘이 먼저 휴전 합의를 파기했다고 맹비난하며 즉각적인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폭격에 대한 대응으로 레바논 남부에 위치한 이스라엘군 표적을 타격했다고 발표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다시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번 22일 하루 동안 발생한 5명의 사망자는 지난 16일 휴전이 발표된 이후 일일 최다 사망자 수로 기록되며 양측의 갈등이 전혀 봉합되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최근 레바논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군사 작전으로 인해 언론인들이 희생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에도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취재 중이던 기자 3명이 사망하는 등 언론인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가 미국의 중재로 대사급 평화 협상을 시작하는 중요한 시점에 발생한 이번 사건은 향후 평화 정착을 위한 협상 과정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5월 가족 나들이, 전국 걷기 좋은 길 4선

하천, 바다 등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들이 주목받고 있다. 험준한 등산로 대신 평탄하게 조성된 길을 따라 걸으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전국의 대표적인 도보 여행지 4곳을 소개한다.전북 정읍에 위치한 내장호 주변에는 백제가요를 주제로 조성된 정읍사오솔길 2코스가 자리 잡고 있다. 총 4.5km 길이의 이 코스는 황톳길을 비롯해 생태공원과 조각공원 등을 두루 거치며 1시간 30분가량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최근에는 걷기 시간을 늘리기 위해 인근 송죽마을의 솔티숲 옛길을 연계하여 걷는 방문객들이 크게 늘어났다.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 살던 화전민들의 터전이 남아있는 이 생태숲 옛길까지 포함하면 총 6.5km 구간으로 2시간 30분 정도의 알찬 도보 여행을 즐길 수 있다.충남 당진에는 5월을 대표하는 꽃인 이팝나무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당진천 이팝나무길이 조성되어 있다. 탑동초등학교에서 원우교까지 이어지는 왕복 4.5km 구간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평탄한 지형을 자랑한다. 하천을 따라 윗길과 아랫길로 나뉘어 있어 취향에 따라 코스를 선택할 수 있으며, 매년 꽃이 만개하는 시기가 되면 지역 주민들이 주도하는 걷기 행사와 함께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열려 축제 분위기를 자아낸다.경북 안동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천년 고찰 봉정사를 중심으로 산사 탐방로를 걸어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극락전을 비롯해 다양한 시대의 건축 양식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봉정사 매표소에서 출발해 영산암을 거쳐 조그만 원통전이 매력적인 개목사까지 이어지는 4km 코스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고즈넉한 산길을 따라 부속 암자들을 차례로 방문하며 사찰 특유의 평화롭고 고요한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제격이다.제주도 남쪽 해안을 따라 걷는 제주올레 5코스는 경사가 심한 오름을 거치지 않아 도보 여행 초보자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구간 중 하나다. 남원포구에서 시작해 쇠소깍 다리까지 이어지는 총 14km 길이의 이 코스는 완주하는 데 약 5시간이 걸린다. 출발점 인근에 자리한 큰엉해안숲길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 터널이 어우러져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손꼽히며, 나무들이 절묘하게 얽혀 만들어낸 한반도 지형 모양의 틈새는 방문객들의 필수 사진 촬영 명소로 유명하다.해안 숲길을 지나면 붉은 꽃망울을 터뜨린 토종 동백나무들이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는 위미리 동백군락지가 나타난다. 이어지는 조배머들코지에서는 한라산의 기운이 모여 형성되었다는 독특한 모양의 기암괴석들이 장엄한 풍경을 연출한다. 제주의 전통적인 어촌 마을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땅속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는 넙빌레와 소가 누워있는 듯한 형상의 쇠소깍에 다다르게 된다. 코스 내내 탁 트인 제주 바다와 신비로운 자연경관이 끊임없이 이어져 지루할 틈 없이 도보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