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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전입 꼼수 청약, 당첨돼도 계약 취소된다

 서울 주요 지역의 청약 가점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으면서 정부가 대대적인 부정청약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국토교통부와 국무조정실은 최근 분양된 서울 규제지역 등 인기 단지 43곳을 대상으로 합동 집중 점검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주민등록등본 확인을 넘어 건강보험 기록과 병원 이용 지역까지 대조하는 초강도 검증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전용 59㎡ 이하 소형 평형에서 5인 이상의 부양가족을 올린 고가점 당첨자가 쏟아진 점이 이번 조사의 결정적인 배경이 되었다.

 

현재 청약 시장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건전한 경쟁을 넘어 사실상 가족 구성원을 어떻게 배치하느냐는 전략 싸움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기존에는 4인 가족 기준인 69점 정도면 안정적인 당첨권으로 분류되었으나, 최근 강남권 단지에서는 79점은 물론 84점 만점 통장까지 등장하며 커트라인이 급격히 상승했다. 정부는 소형 아파트에 다수의 부양가족이 실제로 함께 거주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하고, 서류상으로만 주소를 옮겨놓은 위장 전입 사례를 집중적으로 가려낼 방침이다.

 


정부가 이번에 도입한 검증 방식은 과거보다 훨씬 정교하고 입체적이다. 당첨자와 부양가족의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를 통해 실제 직장 위치를 확인하고, 최근 3년간의 요양급여 내역을 분석해 주로 이용한 병원과 약국의 지역까지 들여다본다. 만약 주소지는 서울인데 실제 생활권이 타 지역으로 드러날 경우 이를 부정청약으로 간주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부양가족 명의의 전·월세 계약 내역을 대조해 실제 거주지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일치하는지도 꼼꼼히 검토한다.

 

실제로 적발된 편법 사례들은 청약 제도의 허점을 교묘하게 파고들고 있다. 별도 세대인 배우자를 위층에 사는 장인·장모 집으로 위장 전입시켜 부양가족 점수를 부풀리거나, 같은 마당을 쓰는 창고 건물로 주소를 옮겨 무주택 세대주 자격을 얻어내는 등 수법도 다양하다. 정부는 이러한 행위를 단순한 실수가 아닌 의도적인 점수 조작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인 자녀의 주민등록 등재 요건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강화하는 등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부정청약으로 판명될 경우 당사자가 감당해야 할 법적·경제적 타격은 막대하다. 형사 처벌은 물론이고 이미 체결된 분양 계약이 취소되며, 최악의 경우 계약금 몰수와 함께 향후 10년간 청약 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 정부는 현장 점검 인력을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늘리고 조사 기간도 대폭 연장하며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조사는 특정 단지에 국한되지 않고 서울 전역의 인기 분양지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 당첨자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청약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기회를 돌려주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고가점 경쟁 과정에서 확산된 위장 전입과 서류 조작 등 편법 행위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고강도 대책들이 병행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 달 중 구체적인 적발 현황과 처분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투명한 청약 질서 확립을 위한 정부의 전방위 압박이 계속되면서 시장 내 '주소 설계' 관행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평에 뜬 '위버멘쉬', 메덩골정원 가심비 논란

입장료가 9만 원에 달해, 국내에서 가장 비싼 정원으로 꼽히던 사유원이나 뮤지엄 산의 기록을 가볍게 경신했다. 웬만한 테마파크 자유이용권보다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철학과 예술이 응축된 거대한 야외 박물관으로서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약 7만 3,000㎡ 부지에 조성된 메덩골정원은 지난해 한국정원을 먼저 선보인 데 이어 최근 현대정원까지 모두 공개하며 완전한 진용을 갖췄다. 이곳의 풍경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기보다 인간의 치밀한 계산과 철학적 사유가 빚어낸 하나의 거대한 조형물에 가깝다. 승효상과 이재연을 비롯해 기욤 고스 드 고르 등 세계적인 건축가와 조경가들이 협업하여 바닥에 놓인 돌 하나, 나무 한 그루의 배치까지 엄격하게 설계했다. 류재용 대표는 이를 두고 콘크리트라는 차가운 소재로 시를 써 내려가는 과정이었다고 회고했다.현대정원 구역은 인문학적 상징물로 가득 차 있어 관람객들에게 끊임없는 해석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플라톤의 이데아를 100개의 스테인리스 기둥으로 형상화한 공간이나, 생텍쥐페리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원형 광장 '여정'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한국의 정체성을 담아낸 '선비의 나라'에는 거대한 갓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시각적 압도감을 선사하며, 거북선을 모티브로 한 '불굴의 정신' 구역은 삼각 건축물과 화단을 통해 파도를 가르는 역동성을 표현했다.반면 한국정원 구역은 전통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고즈넉한 정취를 풍긴다. 안동 병산서원의 만대루를 오마주한 '선곡서원'은 콘크리트 구조물임에도 불구하고 전통 건축의 비례미를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산천어가 노니는 연못 '용반연'과 내장산에서 옮겨 심은 단풍나무 숲, 그리고 수백 대의 트럭 분량으로 조성된 인공 냇가는 인위와 자연의 경계에서 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는 시각적 화려함보다는 내면의 평온과 사유를 유도하는 한국적 정원의 정수를 보여준다.정원의 가장 높은 지점에는 니체의 초인 사상을 이름에 담은 레스토랑 '위버하우스'가 자리 잡고 있다. 16개의 기둥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기하학적 형태의 이 건물은 메덩골정원의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옥상 전망대에 올라서면 발아래로 펼쳐지는 현대정원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관람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곳에서 제공되는 미식 경험 역시 정원의 철학적 메시지와 궤를 같이하며 방문객들의 감각을 자극한다.메덩골정원은 고가 정책과 난해한 예술적 해석 때문에 대중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장소다. 하지만 모든 공간의 철학적 의미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자체로 압도적인 시각적 미감을 제공하기에 가벼운 산책이나 사진 촬영을 목적으로 방문하기에도 충분하다. 공간이 품은 깊은 의도가 궁금한 이들을 위해 하루 세 차례 전문 도슨트 투어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예술과 철학을 향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