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스포츠타임

KIA 한승연, 폴대 직격 홈런으로 '괴력' 증명

 KIA 타이거즈의 외야수 한승연이 프로 무대 입성 후 고대하던 첫 아치를 그려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2022년 입단 이후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지난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왼쪽 폴대를 직격하는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183cm의 키에 92kg이라는 탄탄한 체격 조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공할 만한 힘은 현장을 찾은 팬들과 코칭스태프를 단숨에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 역시 한승연이 보여준 파괴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평소 타격 연습 과정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배트 스피드와 힘이 실전 무대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자, 이 감독은 그를 향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현재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자리매김한 안현민과 비교하며, 한승연이 팀의 중심 타선으로 성장해준다면 KIA의 공격력이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승연은 첫 홈런의 기쁨을 만끽하면서도 팀의 패배 속에 나온 점에 대해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이번 홈런이 결코 우연이 아니며, 그동안 정타를 맞히기 위해 쏟아부은 노력의 산물이라고 자평했다. 과거에는 삼진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 위축된 스윙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힘을 믿고 정확한 타격 지점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심리적 변화가 실전에서의 장타로 이어지며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독보적인 근육질 체질은 상무 시절의 혹독한 훈련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유도나 역도 등 타 종목 선수들과 교류하며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진한 결과, 현재의 강력한 피지컬을 완성할 수 있었다. 한승연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평소 KT 위즈 안현민의 타격 메커니즘을 유심히 관찰하며 연구해왔다. 입단 동기인 김도영의 소개로 안현민과 인연을 맺은 그는 동갑내기 친구이자 배울 점이 많은 경쟁자로 안현민을 꼽았다.

 


두 선수의 우정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비록 팀은 다르지만 김도영, 윤도현 등 동기들과 함께 식사 자리를 가지며 야구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고 있다. 한승연은 1군 콜업 당시 안현민으로부터 진심 어린 축하 메시지를 받았던 일화를 전하며, 현재 부상 중인 안현민이 하루빨리 복귀해 경기장에서 함께 뛰기를 고대하고 있다. 친구의 뛰어난 스윙과 타격 접근법을 배우고 싶다는 겸손한 태도 또한 잊지 않았다.

 

한승연이 그리는 미래는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를 심어주는 '거포'의 모습이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위압감 있는 타자가 되어 팬들에게 시원한 타구를 선사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단순히 홈런을 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투수와의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 출루율까지 높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매 타석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KIA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겠다는 그의 다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정약용의 500권 저술 산실, 다산초당의 인문학

는 결과가 아니라, 발길 닿는 구간마다 깃든 땅의 역사와 대화하며 천천히 걷는 과정에 있다. 그중에서도 전남 강진을 지나는 남파랑길 83코스는 조선의 대유학자 다산 정약용의 고립과 깊은 사유가 층층이 쌓인 공간으로 여행자들을 이끈다. 약 17.5km에 달하는 이 길의 중심에는 야생 차나무가 무성해 '다산'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만덕산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강진 유배 시절 다산의 삶은 만덕산 자락의 백련사와 그곳에서 만난 혜장선사와의 인연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1805년 봄, 유배객 신분으로 처음 백련사를 찾은 정약용은 주지였던 혜장과 학문적 깊이에 감복하며 신분을 초월한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절망적인 유배 생활 속에서 혜장은 다산에게 지적인 동반자이자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1808년 다산이 백련사 인근의 다산초당으로 거처를 옮긴 후 두 사람이 수시로 오갔던 800m의 산길은 오늘날 '우정길'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도보 여행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한다.다산초당은 단청조차 없는 소박한 목조 건물이지만, 그곳에 머문 11년 동안 정약용은 '목민심서'와 '경세유표' 등 50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유배라는 물리적 억압조차 그의 사유의 깊이를 가둘 수 없었음을 증명하듯, 초당 곳곳에는 선비의 여유와 기품이 흐른다. 만덕산 능선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진만의 풍경은 고독한 유배객의 시선을 넓혀주었을 것이며, 지천에 널린 야생 차나무는 그의 호가 된 '다산'의 유래가 되어 오늘날까지 그 향기를 전하고 있다.강진을 지나 해남으로 발길을 옮기면 달마산 미황사에서 땅끝탑으로 이어지는 남파랑길 90코스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는 기암괴석 사이에 제비집처럼 자리 잡은 도솔암이다. 정유재란 당시 소실되어 400여 년간 빈터로 남아있던 이곳은 2002년 법조 스님의 원력으로 복원되었다. 헬기조차 접근하기 힘든 험지에 암자를 세우기 위해 산 아래에서 자재를 미리 깎고 단청까지 칠해 올라와 조립한 '사전 제작 방식'의 서사는 수행자의 지독한 정진을 짐작하게 한다.한 칸 남짓한 작은 규모의 도솔암은 거대한 바위 성벽에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남해의 일출과 서해의 낙조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천혜의 명당으로, 암자 앞마당에 서면 탁 트인 바다와 달마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무가 밀려오는 날이면 마치 구름바다 위에 떠 있는 신선의 거처와 같은 풍경을 연출하며 보는 이의 넋을 잃게 만든다. 작은 공간 안에 고요와 수행의 서사를 압축해 놓은 도량의 품격은 길 위에서 지친 여행자의 마음을 정화해 주기에 충분하다.코리아둘레길 남도 구간은 이처럼 유학자의 고뇌와 수행자의 원력이 교차하는 인문학적 성지다. 길은 단순히 흙과 돌로 이루어진 통로가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인물들이 남긴 사유의 흔적을 따라 걷는 시간 여행의 통로가 된다. 완주라는 목표에 매몰되지 않고 발걸음을 늦출 때 비로소 보이는 풍경들은 우리 국토가 간직한 깊은 서사를 들려준다. 만덕산의 차 향기와 달마산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이 여정은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성찰의 의미가 무엇인지 묵묵히 웅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