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건강

사과와 배 같이 두면 '망한다'…올바른 냉장 보관법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과일인 사과와 배는 단순한 후식을 넘어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건강 파트너다. 두 과일 모두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염증을 완화하고 독소를 배출하는 데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특히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도와 현대인의 만성적인 장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다. 명절이나 잔칫상에 이 두 과일이 빠지지 않고 오르는 이유는 맛의 조화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능적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배는 육류 위주의 식단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천연 소화제 역할을 한다. 농촌진흥청의 연구에 따르면 배에 함유된 강력한 단백질 분해효소는 고기의 소화 흡수를 돕고 체내 독성을 중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고기를 구울 때 발생하는 1군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의 독성을 줄여준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유효 성분은 알맹이보다 껍질에 약 4배가량 더 많이 농축되어 있으므로, 세척 후 껍질째 섭취하는 것이 건강상 훨씬 유리하다.

 


호흡기 건강이 우려되는 시기에도 배의 역할은 독보적이다. 예로부터 약재로도 널리 쓰여온 배는 기침이나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의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며, 미량 영양소가 풍부해 뼈와 혈관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또한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서 고기 섭취 후 산성화되기 쉬운 혈액을 중화해 신체 균형을 맞춘다. 요리 시 고기를 연하게 만드는 연육 작용도 뛰어나지만,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고유의 식감을 해칠 수 있어 적정량을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혈당 관리가 필수적인 당뇨 환자들에게 사과와 배는 기피 대상이 아닌 '조절 대상'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이 있더라도 적절한 양의 과일 섭취는 권장하고 있는데, 사과는 중간 크기 기준 3분의 1쪽, 당분이 더 높은 배는 4분의 1쪽 정도가 적당하다. 이때 두 과일을 동시에 먹기보다는 한 종류만 선택해 섭취하는 것이 혈당 급상승을 막는 방법이다. 혈당 조절을 돕는 식이섬유가 껍질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껍질째 먹는 습관은 당뇨 환자에게 더욱 중요하다.

 


식품 간의 궁합만큼이나 주의해야 할 조합도 존재한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사과나 배를 에너지 음료와 함께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에너지 음료의 보존제로 쓰이는 안식향산나트륨이 비타민 C와 반응할 경우 인체에 유해한 벤젠 성분이 생성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과일이 음료 선택 하나로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과일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보관법 역시 영양소 보존의 핵심이다. 배는 상온에 두면 수분과 영양분이 빠르게 손실되므로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제맛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주의할 점은 사과와 배를 같은 공간에 두지 않는 것이다. 사과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틸렌 가스는 다른 과일의 숙성을 촉진해 배를 빨리 무르게 만든다. 따라서 배의 아삭한 식감을 오래 즐기려면 사과와 격리하여 개별 포장 후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