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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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절정기 역작 '귀로', 8억 5천만 원에 경매 시작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박수근의 말년 예술혼이 담긴 작품이 미술 경매 시장에 등장해 컬렉터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미술품 경매사 케이옥션은 오는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개최되는 5월 정기 경매에 박수근의 1964년 작 '귀로'를 포함한 총 83점의 예술품이 출품된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번 경매는 한국 근현대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올 상반기 미술 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매의 주인공 격인 박수근의 '귀로'는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조형적 완성도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 제작된 역작이다. 거친 화강암의 질감을 캔버스에 옮겨놓은 듯한 특유의 기법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한 뒷모습을 담아냈다. 이 작품은 지난 2014년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 당시 '빨래터'와 나란히 전시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경매 시작가는 8억 5,000만 원으로 책정되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평소 경매 시장에서 보기 드문 대형 설치 미술품이 출품된다는 점도 이번 경매의 관전 포인트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코즈 앤드 이펙트(Cause & Effect)'는 높이가 3m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아크릴과 스테인리스 스틸 등 현대적 소재를 활용한 이 작품은 수천 개의 작은 인물상이 서로 얽혀 거대한 유기체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탐구해온 작가의 철학이 집약된 작품으로, 국내외 미술관급 소장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와 유영국의 작품도 경매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김환기가 1969년 완성한 대형 추상화 '무제'는 작가의 뉴욕 시기 예술적 실험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으로, 추정가는 최대 15억 원에 달한다. 또한 한국 기하 추상의 거장 유영국이 1988년에 그린 '산' 역시 4억 원에서 8억 원 사이의 추정가로 출품되어, 한국 근현대 미술의 튼튼한 허리를 지탱하는 거장들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케이옥션 측은 이번 경매가 단순히 고가의 작품을 사고파는 자리를 넘어, 한국 미술사의 흐름을 관통하는 주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수근의 말년 작부터 서도호의 현대적 설치미술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라인업은 국내 미술 시장의 다양성과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출품작들은 경매 당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일반에 공개되어, 미술 애호가들에게 거장들의 숨결을 직접 느낄 기회를 제공한다.

 

경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자산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도 희소성이 높은 거장들의 수작은 여전히 강력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박수근처럼 한국적 정서가 짙은 작품이나 서도호처럼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작가의 대형작은 투자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5월 27일 오후 4시에 시작될 이번 경매 결과는 향후 국내 미술품 가격 형성 및 시장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성수동 직행하고 개성주악 먹고, 외국인 'K-라이프'에 빠졌다

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는 크루즈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면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존에 단순히 잠시 들렀다 떠나는 경유지 역할에 그쳤던 한국 항만들을 크루즈가 처음 출발하고 종착하는 '모항 거점'으로 탈바꿈시켜 경제적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인바운드 관광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카드로 지목되며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난 19일 서울 용산구에서 개최된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에서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2028년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조기에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사장은 최근 지방 공항을 통한 입국자가 전년 대비 50% 가까이 급증하고 외국인의 지역 소비 역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급성장 중인 일본 관광 시장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결합한 정밀한 분석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초개인화된 관광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데이터 세미나의 핵심 화두 중 하나는 크루즈 관광의 모항 전환이 가져올 압도적인 부가가치였다. 국제크루즈선사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단순 기항지 승객의 지출액보다 모항 승객의 소비 규모가 약 3.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강원 속초항에 입항한 대형 프리미엄 크루즈 '웨스테르담호' 사례처럼 지방 항만을 중심으로 한 크루즈 시장의 활성화는 지역 경제 활성화의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 공사는 올해 크루즈 외래객 유치 목표를 200만 명으로 설정하고 행정 절차 간소화 등 인프라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최신 소셜 데이터 분석 결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한 동기 또한 과거와 크게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 이제 외국인들은 유명 관광지를 순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인의 일상적인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경험하고 소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광화문에서 공연을 관람한 뒤 성수동의 카페거리나 안국의 편집숍을 찾는 패턴이 정착되었으며, 특히 일본과 미국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소금빵이나 약과, 개성주악 같은 이른바 'K-디저트 투어'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의 최신 트렌드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되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모양새다.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세대별로 극명한 취향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2030 Z세대는 소품샵과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도보 동선 내에서 효율적인 소비를 즐기는 반면, 5060 세대는 인문학적 소양을 충족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나 골프 등 레저를 결합한 장기 체류형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러한 세대별, 국가별 특성을 데이터화하여 관광 데이터랩을 고도화하고, 민간과 공공의 데이터를 결합해 산업 생태계의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했다.정부와 지자체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동 사태 등 대외적 변수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빅데이터 기반의 관광 정책 수립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크루즈 선사들이 요구하는 효율적인 출입국 절차 체계를 마련하고 지방 항만의 수용 태세를 정비하는 등 실질적인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데이터로 무장한 한국 관광이 양적 회복을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