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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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집안싸움 치열…성영탁·정해영 중 누가 갈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류지현호의 최종 승선 명단 윤곽이 드러나면서 KBO 리그 각 구단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번 대회는 국가대표라는 상징적 의미 외에도 젊은 유망주들의 병역 혜택이 걸려 있어 선수 개인과 구단의 미래 설계에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전력강화위원회가 최근 비공개 논의를 거치며 최종 엔트리 확정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리그 내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팀은 단연 KIA 타이거즈다. KIA는 주전급 라인업에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젊은 자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타 팀보다 차출 후보군이 압도적으로 많다. 구단별 쿼터 제한이라는 암묵적인 기준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KIA 내부에서는 국가대표 자리를 놓고 팀 동료끼리 경쟁해야 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팀의 핵심인 김도영을 필두로 투타에서 여러 후보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야수진에서는 3루수 김도영의 발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올 시즌 최고의 수확으로 꼽히는 외야수 박재현이 강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박재현은 3할대 타율과 장타력을 겸비한 것은 물론, 빠른 발을 활용한 기동력까지 갖춰 대표팀의 전술적 활용도를 높여줄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마운드에서는 마무리 성영탁과 최근 구위를 회복한 정해영이 뒷문 보강을 위한 카드로 전력강화위원회의 저울질을 받고 있다.

 

문제는 차출 시기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9월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막판 순위 다툼이 가장 치열한 시점이지만, KBO는 이번 대회 기간 리그를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주축 선수 3~4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전력 손실이 불가피해 현장 감독들로서는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KIA 이범호 감독은 오히려 "많이 뽑힐수록 좋다"며 선수들의 대표팀 행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는 파격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이 감독의 이러한 결단은 당장의 성적보다 선수의 장기적인 커리어와 구단의 미래 가치를 우선시한 행보로 풀이된다. 금메달 획득을 통해 병역 문제가 해결될 경우, 향후 구단 운영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대만과 홈 이점을 가진 일본의 저항이 만만치 않겠으나, 우승 시 얻게 될 유무형의 자산이 2주간의 전력 공백보다 크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결국 이번 아시안게임은 KIA에 위기이자 기회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출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들이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곧바로 입대를 준비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인 만큼, 대표팀 승선 여부가 선수 개인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9월의 가을 전쟁 속에서 KIA가 핵심 전력의 공백을 메우며 성적을 지켜냄과 동시에, 태극마크를 단 유망주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58년 만에 열린 안양수목원, '샤' 기 받으러 가볼까

연구를 목적으로 조성된 이후 일반인의 발길을 엄격히 통제해왔던 이곳은 지난해 11월 무료 개방을 결정하며 수도권 최고의 힐링 명소로 떠올랐다. 개방 초기 몰려든 인파로 주변 도로가 마비되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으나, 올해 3월부터는 평일 1,500명과 주말 4,0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예약제를 도입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구축했다.안양수목원의 가장 큰 매력은 인위적인 조경을 최소화하고 수십 년간 보존해온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요한 수목원장은 화려한 편의시설은 부족할지 몰라도 국내외에서 수집된 희귀 식물과 노거수들이 뿜어내는 원시적인 생명력이 이곳만의 독보적인 가치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관악산 등산로와 연결된 지리적 이점 덕분에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비밀의 정원'으로 통하며, 연구용 숲 특유의 정갈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방문객들을 사로잡고 있다.숲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숙근초원은 식물 애호가들이 가장 열광하는 공간이다. 노르웨이 베르겐 식물원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수목원에서 들여온 이색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계피를 연상시키는 매콤한 향기로 발길을 붙잡는 디푸수스패랭이꽃부터 전구 모양의 독특한 외형을 자랑하는 타래양파까지, 국내 일반 공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종들이 즐비하다. 연구진의 세심한 관리 속에 자라난 이 식물들은 안양수목원이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살아있는 식물 도서관임을 보여준다.대잔디원 한복판에 설치된 서울대 정문 상징물인 '샤' 조형물의 축소판은 이곳의 최고 인기 포토존이다. 서울대의 정기를 받으려는 수험생 가족과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람객들로 늘 활기가 넘친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이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합격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유쾌한 속설이 퍼지며, 수목원 관람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연구용 부지라는 엄숙함 속에 배치된 위트 있는 조형물은 대학 부속 수목원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정체성을 드러낸다.수목원 측은 단순 관람을 넘어 시민들이 숲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전문가와 함께 숲의 숨은 이야기를 듣는 숲해설을 비롯해 산림치유, 목공 체험 등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다만 연구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한정된 인원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58년 동안 축적된 숲의 지혜를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체험하려는 시민들의 열의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안양수목원의 전면 개방은 대학의 자산이 지역 사회와 어떻게 상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관악산의 울창한 숲과 습지식물원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도심 속 열섬 현상을 식혀주는 허파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생태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반세기 넘게 연구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숲이 이제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변모하며, 안양수목원은 자연과 학문 그리고 시민의 삶이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안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