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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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폭행 의혹 반전, 실명 증인 "주범은 나… 정 후보는 무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과거 폭행 전과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31년 전 사건 현장에 있었던 핵심 당사자가 실명으로 등장해 정 후보의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다. 김석영 전 양천구청장 비서실장은 1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1995년 당시 폭행 사건을 주도한 사람은 정 후보가 아닌 본인이었다고 전격 공개했다. 김 전 실장은 당시 정치적 논쟁 끝에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폭행을 저질렀으며, 정 후보는 사태를 수습하려다 휘말린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의 증언에 따르면 사건 당일 술자리는 그가 주도했으며, 당시 비서였던 정 후보와 함께 있다가 민자당 비서관과 합석하게 되었다. 6·27 지방선거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을 주제로 격렬한 언쟁이 벌어지는 동안 정 후보는 자리를 피해 현장에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전 실장은 자신이 술에 취해 상대를 폭행하자 뒤늦게 돌아온 정 후보가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사건에 연루되었다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사건 직후의 행보 역시 정 후보의 해명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전 실장은 폭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시 사표를 제출했으며, 그 자리를 정 후보가 이어받아 비서실장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상식적으로 정 후보가 주범이었다면 자신이 사퇴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윗사람을 잘못 만난 죄로 정 후보가 평생 미안한 마음을 갖게 했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현직에서 물러난 상태였기에 당시 비서실장이던 정 후보가 법적 책임을 대신 짊어지게 된 것 같다는 추측도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정 후보의 해명이 명백한 거짓이라며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주진우 의원은 피해자의 음성 녹취를 공개하며 당시 술자리에서 5·18 관련 언급은 없었으며, 오히려 여성 종업원과 관련된 부적절한 요구가 다툼의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피해자와 공범의 말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누구의 말을 믿는 것이 상식적이냐며 정 후보를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판결문과 속기록을 근거로 정 후보가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는 프레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국민의힘의 주장이 전형적인 네거티브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그는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일반 음식점 카페였기에 여성 종업원 운운하는 상황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당시 야당 소속이었던 자신들이 집권 여당 비서관을 상대로 그런 행위를 했다면 언론이 가만히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역시 국민의힘의 주장을 허위 사실 유포로 규정하고 김재섭·주진우 의원을 경찰에 고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결국 31년 전의 진실은 법정 공방과 선거판의 여론전으로 번지며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실명 증언을 자처한 목격자의 등장으로 정 후보는 방어막을 형성했으나, 국민의힘이 제기한 판결문의 기록과 피해자의 증언은 여전히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요소로 남아 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양측의 폭로와 재반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며, 이번 진실 게임의 결과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58년 만에 열린 안양수목원, '샤' 기 받으러 가볼까

연구를 목적으로 조성된 이후 일반인의 발길을 엄격히 통제해왔던 이곳은 지난해 11월 무료 개방을 결정하며 수도권 최고의 힐링 명소로 떠올랐다. 개방 초기 몰려든 인파로 주변 도로가 마비되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으나, 올해 3월부터는 평일 1,500명과 주말 4,0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예약제를 도입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구축했다.안양수목원의 가장 큰 매력은 인위적인 조경을 최소화하고 수십 년간 보존해온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요한 수목원장은 화려한 편의시설은 부족할지 몰라도 국내외에서 수집된 희귀 식물과 노거수들이 뿜어내는 원시적인 생명력이 이곳만의 독보적인 가치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관악산 등산로와 연결된 지리적 이점 덕분에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비밀의 정원'으로 통하며, 연구용 숲 특유의 정갈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방문객들을 사로잡고 있다.숲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숙근초원은 식물 애호가들이 가장 열광하는 공간이다. 노르웨이 베르겐 식물원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수목원에서 들여온 이색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계피를 연상시키는 매콤한 향기로 발길을 붙잡는 디푸수스패랭이꽃부터 전구 모양의 독특한 외형을 자랑하는 타래양파까지, 국내 일반 공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종들이 즐비하다. 연구진의 세심한 관리 속에 자라난 이 식물들은 안양수목원이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살아있는 식물 도서관임을 보여준다.대잔디원 한복판에 설치된 서울대 정문 상징물인 '샤' 조형물의 축소판은 이곳의 최고 인기 포토존이다. 서울대의 정기를 받으려는 수험생 가족과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람객들로 늘 활기가 넘친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이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합격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유쾌한 속설이 퍼지며, 수목원 관람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연구용 부지라는 엄숙함 속에 배치된 위트 있는 조형물은 대학 부속 수목원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정체성을 드러낸다.수목원 측은 단순 관람을 넘어 시민들이 숲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전문가와 함께 숲의 숨은 이야기를 듣는 숲해설을 비롯해 산림치유, 목공 체험 등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다만 연구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한정된 인원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58년 동안 축적된 숲의 지혜를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체험하려는 시민들의 열의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안양수목원의 전면 개방은 대학의 자산이 지역 사회와 어떻게 상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관악산의 울창한 숲과 습지식물원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도심 속 열섬 현상을 식혀주는 허파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생태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반세기 넘게 연구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숲이 이제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변모하며, 안양수목원은 자연과 학문 그리고 시민의 삶이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안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