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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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도현, 부상 악령 뚫고 '마지막 기회'

 KIA 타이거즈의 내야수 윤도현이 5월의 타격 부진을 타개할 열쇠로 지목되며 1군 엔트리에 전격 복귀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 12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아시아쿼터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2군으로 내려보내는 대신 윤도현을 호출하며 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2022년 입단 당시 김도영과 함께 팀의 미래를 책임질 내야 듀오로 기대를 모았던 윤도현은, 동기가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성장하는 동안 지독한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아쉬운 세월을 보내야 했다.

 

윤도현의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프로 데뷔 이후 매년 반복된 부상이 그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1군에서 자리를 잡으려 할 때마다 찾아온 크고 작은 부상은 그에게 꾸준한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고, 이는 결국 실력의 정체로 이어졌다. 지난해 40경기에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올해 역시 시즌 초반 허리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며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프로 선수에게 몸 관리가 곧 실력이라는 냉정한 평가가 뒤따르는 이유다.

 


이범호 감독은 이번 콜업에 앞서 윤도현을 따로 불러 정신적인 무장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할 시기가 왔음을 역설하며, 조금 더 간절한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시즌의 4분의 1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지금 기회를 잡지 못하면 자칫 허무하게 한 시즌을 마감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심어준 것이다. 윤도현 역시 감독의 엄중한 조언에 간절함으로 응답하며 배수진을 친 심정으로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마쳤다.

 

현재 KIA 타선은 5월 들어 극심한 침체기에 빠져 있다. 최근 10경기 팀 타율이 리그 최하위권인 2할 4푼대에 머물며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감독이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이제 막 익히기 시작한 윤도현을 서둘러 부른 것도 그의 타고난 타격 재능이 침체된 팀 타선에 활력소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윤도현이 타석에서 보여주는 특유의 위압감이 실전 결과로 연결된다면 KIA의 공격력은 한층 강화될 수 있다.

 


팀 내 경쟁 구도 역시 윤도현을 압박하고 있다. 현재 KIA 내야진은 박민, 정현창 등 젊은 자원들이 주전 도약을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외야에서 이미 박재현이 공수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주전급으로 성장한 것과 대조적으로, 내야진에서는 확실한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이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줘야만 구단 입장에서도 향후 외국인 선수나 아시아쿼터 쿼터를 야수가 아닌 투수 쪽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결국 모든 것은 윤도현의 방망이에 달려 있다. 이범호 감독은 젊은 선수의 마음먹기에 따라 실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의 장을 열어주었다. 윤도현이 부상의 트라우마를 떨쳐내고 감독이 강조한 간절함을 안타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도영의 뒤를 이어 타이거즈의 내야를 이끌 또 하나의 축이 될지, 아니면 다시 2군으로 향할지는 이번 1군 복귀전에서 보여줄 그의 투지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58년 만에 열린 안양수목원, '샤' 기 받으러 가볼까

연구를 목적으로 조성된 이후 일반인의 발길을 엄격히 통제해왔던 이곳은 지난해 11월 무료 개방을 결정하며 수도권 최고의 힐링 명소로 떠올랐다. 개방 초기 몰려든 인파로 주변 도로가 마비되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으나, 올해 3월부터는 평일 1,500명과 주말 4,0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예약제를 도입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구축했다.안양수목원의 가장 큰 매력은 인위적인 조경을 최소화하고 수십 년간 보존해온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요한 수목원장은 화려한 편의시설은 부족할지 몰라도 국내외에서 수집된 희귀 식물과 노거수들이 뿜어내는 원시적인 생명력이 이곳만의 독보적인 가치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관악산 등산로와 연결된 지리적 이점 덕분에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비밀의 정원'으로 통하며, 연구용 숲 특유의 정갈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방문객들을 사로잡고 있다.숲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숙근초원은 식물 애호가들이 가장 열광하는 공간이다. 노르웨이 베르겐 식물원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수목원에서 들여온 이색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계피를 연상시키는 매콤한 향기로 발길을 붙잡는 디푸수스패랭이꽃부터 전구 모양의 독특한 외형을 자랑하는 타래양파까지, 국내 일반 공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종들이 즐비하다. 연구진의 세심한 관리 속에 자라난 이 식물들은 안양수목원이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살아있는 식물 도서관임을 보여준다.대잔디원 한복판에 설치된 서울대 정문 상징물인 '샤' 조형물의 축소판은 이곳의 최고 인기 포토존이다. 서울대의 정기를 받으려는 수험생 가족과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람객들로 늘 활기가 넘친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이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합격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유쾌한 속설이 퍼지며, 수목원 관람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연구용 부지라는 엄숙함 속에 배치된 위트 있는 조형물은 대학 부속 수목원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정체성을 드러낸다.수목원 측은 단순 관람을 넘어 시민들이 숲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전문가와 함께 숲의 숨은 이야기를 듣는 숲해설을 비롯해 산림치유, 목공 체험 등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다만 연구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한정된 인원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58년 동안 축적된 숲의 지혜를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체험하려는 시민들의 열의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안양수목원의 전면 개방은 대학의 자산이 지역 사회와 어떻게 상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관악산의 울창한 숲과 습지식물원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도심 속 열섬 현상을 식혀주는 허파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생태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반세기 넘게 연구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숲이 이제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변모하며, 안양수목원은 자연과 학문 그리고 시민의 삶이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안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