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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인터넷 1%대 고립, 1000만 일자리 증발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 확산과 외부 군사 위협을 이유로 단행한 고강도 인터넷 차단 조치가 3개월째 이어지며 민생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디지털 감시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한때 100%에 육박했던 이란의 인터넷 연결률은 최근 1~2%대라는 처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국가 전체의 디지털 혈관을 사실상 끊어버린 것과 다름없는 조치로 평가받는다. 정보 유출을 막으려는 정부의 강경책은 기업 활동 마비와 대규모 실직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간신히 버티던 이란 경제는 이번 인터넷 블랙아웃으로 인해 추가적인 치명상을 입었다. 이미 100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터를 잃었으며, 생필품 가격 폭등과 통화 가치 하락이 겹치며 서민들의 고통은 극에 달했다. 특히 텔레그램이나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던 소상공인과 프리랜서들은 홍보 수단과 거래처를 동시에 잃었다. 국가 교역의 우회로 역할을 하던 디지털 네트워크가 사라지자 테헤란의 비즈니스 생태계는 사실상 멈춰 섰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일자리 중 약 1,000만 개가 디지털 경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프로그래머 등 고숙련 인력들은 회사가 문을 닫거나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강제 휴직 상태에 놓였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구축 등 국가 미래 산업을 위한 투자도 올스톱됐다. 이러한 접속 제한은 단순히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데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우회 경로를 확보할 수 있는 소수의 부유층과 그렇지 못한 서민 사이의 정보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시민들의 일상적인 삶도 처참하게 무너졌다. 가족의 안부를 묻거나 병원 진료 기록을 확인하는 사소한 일조차 인터넷 없이는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이 이어지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시민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선전 외에 객관적인 뉴스를 접할 길이 차단됐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막혀 차량 운행에 차질을 빚는 등 기술적 고립은 일상의 모든 영역으로 파고들었다. 외부 세계와의 연결이 끊긴 이란인들은 거대한 디지털 감옥에 갇힌 처지가 됐다.

 


정부의 감시망을 피하려는 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단말기 수천 대를 이란 내부로 밀반입해 시민들의 소통을 돕고 있다. 수만 명의 이용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위성 인터넷에 접속해 외부로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이는 목숨을 건 도박과 같다. 이란 법상 스타링크 보유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며, 적발 시 수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로 취급된다. 기술 장비 수입마저 끊기면서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통신 장비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란 정부는 최근 '인터넷 프로'라는 이름의 등급제 서비스를 도입하며 통제를 더욱 정교화하고 있다. 방대한 개인정보를 제출하고 신원을 등록한 일부 기업과 자산가들에게만 선별적으로 접속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는 인터넷 접근을 보편적 권리가 아닌, 정권에 협조하는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디지털 권위주의가 심화되면서 이란의 온라인 공간은 국가의 철저한 관리 아래 놓이게 되었고, 평범한 시민들의 디지털 주권은 완전히 박탈당한 채 암흑기를 지나고 있다.

 

58년 만에 열린 안양수목원, '샤' 기 받으러 가볼까

연구를 목적으로 조성된 이후 일반인의 발길을 엄격히 통제해왔던 이곳은 지난해 11월 무료 개방을 결정하며 수도권 최고의 힐링 명소로 떠올랐다. 개방 초기 몰려든 인파로 주변 도로가 마비되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으나, 올해 3월부터는 평일 1,500명과 주말 4,0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예약제를 도입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구축했다.안양수목원의 가장 큰 매력은 인위적인 조경을 최소화하고 수십 년간 보존해온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요한 수목원장은 화려한 편의시설은 부족할지 몰라도 국내외에서 수집된 희귀 식물과 노거수들이 뿜어내는 원시적인 생명력이 이곳만의 독보적인 가치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관악산 등산로와 연결된 지리적 이점 덕분에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비밀의 정원'으로 통하며, 연구용 숲 특유의 정갈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방문객들을 사로잡고 있다.숲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숙근초원은 식물 애호가들이 가장 열광하는 공간이다. 노르웨이 베르겐 식물원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수목원에서 들여온 이색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계피를 연상시키는 매콤한 향기로 발길을 붙잡는 디푸수스패랭이꽃부터 전구 모양의 독특한 외형을 자랑하는 타래양파까지, 국내 일반 공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종들이 즐비하다. 연구진의 세심한 관리 속에 자라난 이 식물들은 안양수목원이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살아있는 식물 도서관임을 보여준다.대잔디원 한복판에 설치된 서울대 정문 상징물인 '샤' 조형물의 축소판은 이곳의 최고 인기 포토존이다. 서울대의 정기를 받으려는 수험생 가족과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람객들로 늘 활기가 넘친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이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합격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유쾌한 속설이 퍼지며, 수목원 관람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연구용 부지라는 엄숙함 속에 배치된 위트 있는 조형물은 대학 부속 수목원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정체성을 드러낸다.수목원 측은 단순 관람을 넘어 시민들이 숲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전문가와 함께 숲의 숨은 이야기를 듣는 숲해설을 비롯해 산림치유, 목공 체험 등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다만 연구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한정된 인원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58년 동안 축적된 숲의 지혜를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체험하려는 시민들의 열의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안양수목원의 전면 개방은 대학의 자산이 지역 사회와 어떻게 상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관악산의 울창한 숲과 습지식물원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도심 속 열섬 현상을 식혀주는 허파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생태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반세기 넘게 연구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숲이 이제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변모하며, 안양수목원은 자연과 학문 그리고 시민의 삶이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안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