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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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용 자제령, 보수 일부는 “커피는 스벅”…논란 확산

스타벅스 이른바 ‘탱크데이’ 논란이 소비자 불매운동을 넘어 정치권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관련 발언과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특정 브랜드 이용 여부가 선거 현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당 소속 후보자와 선거운동 관계자들에게 스타벅스 이용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정 대표는 “스타벅스 문제가 보통 큰 사안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선거운동을 하는 분들이나 후보자들이 스타벅스에 출입하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매우 안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국회의원이 스타벅스 컵을 던지며 불매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데 이어, 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당 차원의 이용 자제 방침을 제시한 셈이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고, 민심과 동떨어진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행동을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정원오 후보 캠프도 즉각적인 조치에 들어갔다. 정 후보 측은 캠프 내부에 ‘특정 브랜드 물품 반입 및 이용 금지’ 공지를 내고, 스타벅스 매장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캠프 안에서 사용 중인 텀블러와 컵 등 관련 물품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커피뿐 아니라 브랜드 로고가 드러나는 물품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국민의힘도 논란 확산을 의식해 수습에 나섰다. 앞서 일부 당직자와 후보가 “스타벅스에 가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조롱성 반응을 보였다가 비판을 받자, 당 지도부는 공식 입장과 선을 그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러한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논란에 이름이 오른 국민의힘 충북도당과 김선민 거제시장 후보도 잇따라 사과 입장을 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이 선거 국면에서 역풍으로 번질 가능성을 경계하며, 개별 인사의 발언이 당 전체 입장으로 해석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보수 성향 일부 인사들은 오히려 스타벅스 이용을 독려하며 맞불에 나섰다. 배우 최준용 씨는 자신의 SNS에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사진을 올리고 “커피는 스벅이지”라는 문구를 남겼다. 게시물에는 ‘멸공형아’, ‘멸공커피’, ‘스타벅스’ 등의 해시태그도 달렸다.

 

유튜버 전한길 씨도 라이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스타벅스 비판을 겨냥해 “할 일이 그렇게 없느냐”는 취지로 비난했다. 온라인에서는 불매운동에 동참하자는 주장과 과도한 정치 공세라는 반론이 맞서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소비 선택을 넘어 정치적 상징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여야 모두 스타벅스 이슈가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정약용의 500권 저술 산실, 다산초당의 인문학

는 결과가 아니라, 발길 닿는 구간마다 깃든 땅의 역사와 대화하며 천천히 걷는 과정에 있다. 그중에서도 전남 강진을 지나는 남파랑길 83코스는 조선의 대유학자 다산 정약용의 고립과 깊은 사유가 층층이 쌓인 공간으로 여행자들을 이끈다. 약 17.5km에 달하는 이 길의 중심에는 야생 차나무가 무성해 '다산'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만덕산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강진 유배 시절 다산의 삶은 만덕산 자락의 백련사와 그곳에서 만난 혜장선사와의 인연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1805년 봄, 유배객 신분으로 처음 백련사를 찾은 정약용은 주지였던 혜장과 학문적 깊이에 감복하며 신분을 초월한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절망적인 유배 생활 속에서 혜장은 다산에게 지적인 동반자이자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1808년 다산이 백련사 인근의 다산초당으로 거처를 옮긴 후 두 사람이 수시로 오갔던 800m의 산길은 오늘날 '우정길'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도보 여행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한다.다산초당은 단청조차 없는 소박한 목조 건물이지만, 그곳에 머문 11년 동안 정약용은 '목민심서'와 '경세유표' 등 50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유배라는 물리적 억압조차 그의 사유의 깊이를 가둘 수 없었음을 증명하듯, 초당 곳곳에는 선비의 여유와 기품이 흐른다. 만덕산 능선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진만의 풍경은 고독한 유배객의 시선을 넓혀주었을 것이며, 지천에 널린 야생 차나무는 그의 호가 된 '다산'의 유래가 되어 오늘날까지 그 향기를 전하고 있다.강진을 지나 해남으로 발길을 옮기면 달마산 미황사에서 땅끝탑으로 이어지는 남파랑길 90코스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는 기암괴석 사이에 제비집처럼 자리 잡은 도솔암이다. 정유재란 당시 소실되어 400여 년간 빈터로 남아있던 이곳은 2002년 법조 스님의 원력으로 복원되었다. 헬기조차 접근하기 힘든 험지에 암자를 세우기 위해 산 아래에서 자재를 미리 깎고 단청까지 칠해 올라와 조립한 '사전 제작 방식'의 서사는 수행자의 지독한 정진을 짐작하게 한다.한 칸 남짓한 작은 규모의 도솔암은 거대한 바위 성벽에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남해의 일출과 서해의 낙조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천혜의 명당으로, 암자 앞마당에 서면 탁 트인 바다와 달마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무가 밀려오는 날이면 마치 구름바다 위에 떠 있는 신선의 거처와 같은 풍경을 연출하며 보는 이의 넋을 잃게 만든다. 작은 공간 안에 고요와 수행의 서사를 압축해 놓은 도량의 품격은 길 위에서 지친 여행자의 마음을 정화해 주기에 충분하다.코리아둘레길 남도 구간은 이처럼 유학자의 고뇌와 수행자의 원력이 교차하는 인문학적 성지다. 길은 단순히 흙과 돌로 이루어진 통로가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인물들이 남긴 사유의 흔적을 따라 걷는 시간 여행의 통로가 된다. 완주라는 목표에 매몰되지 않고 발걸음을 늦출 때 비로소 보이는 풍경들은 우리 국토가 간직한 깊은 서사를 들려준다. 만덕산의 차 향기와 달마산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이 여정은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성찰의 의미가 무엇인지 묵묵히 웅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