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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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중계진, 김하성에 "장난해?" 격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유격수 김하성이 오랜 침묵을 깨고 타점을 신고하며 반등의 불씨를 지폈으나, 여전히 차가운 현지의 시선을 완전히 돌려놓지는 못했다. 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경기에 8번 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5경기 만에 안타를 생산하며 무안타 늪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경기 흐름을 끊는 병살타와 1할대 초반의 낮은 타율은 그가 가야 할 길이 여전히 멀다는 점을 시사했다.

 

경기 초반의 기세는 나쁘지 않았다. 전날 휴식을 취하며 전열을 가다듬은 김하성은 0-1로 뒤진 2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상대 선발의 공을 공략해 좌전 안타를 만들어내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팀의 동점을 만드는 귀중한 적시타였다. 이 장면을 두고 현지 중계진인 '브레이브스 비전'은 김하성이 슬럼프 탈출을 위해 경기 전부터 타격 케이지에서 쏟아부은 엄청난 노력에 주목하며, 팬들이 간절히 원하던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분석은 냉철했다. 중계 해설진은 김하성의 적시타가 몸쪽 공에 다소 밀린 타격이었으며, 수비 위치와 타구 방향 덕분에 안타가 된 운이 따른 결과라고 짚었다. 특히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너무 많은 시도를 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기술적인 변화보다는 심리적인 리셋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안타 하나로 모든 의문부호를 지우기에는 타구의 질이나 내용 면에서 완벽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던 상황에서 나온 경기 중반의 실책성 플레이는 아쉬움을 더했다. 4회말 땅볼로 물러난 김하성은 6회말 1사 1루의 기회에서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며 팀의 추가 득점 찬스를 무산시켰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흐름을 끊는 장면이 반복되자 현지 캐스터는 "장난하느냐"는 거친 반응을 보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수비 중심의 선수라 할지라도 공격에서의 기여도가 지나치게 낮아질 경우 팀 전체의 타격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지점이다.

 


팀은 동료들의 홈런포에 힘입어 7-3 승리를 거뒀지만, 김하성 개인의 성적표는 여전히 초라하다. 이날 안타로 시즌 타율이 0.102로 아주 미세하게 올랐으나 메이저리그 주전 타자로서는 낙제점에 가까운 수치다. 현지 매체들은 김하성이 벤치에서 휴식을 취한 뒤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타격 메커니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단발성 안타보다는 타석에서의 인내심과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결국 김하성에게 남은 과제는 결과의 지속성이다. 한 번의 안타로 위안을 삼기에는 애틀랜타 내의 주전 경쟁이 치열하고 현지의 기대치 또한 높다. 노력하는 모습은 인정받고 있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는 결국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는 냉정한 현실이 그를 압박하고 있다. 이번 안타가 본격적인 상승 곡선의 시작점이 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지는 다가오는 시리즈에서의 타격 내용에 달려 있다. 김하성이 1할 타율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욱 정교한 타격 집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약용의 500권 저술 산실, 다산초당의 인문학

는 결과가 아니라, 발길 닿는 구간마다 깃든 땅의 역사와 대화하며 천천히 걷는 과정에 있다. 그중에서도 전남 강진을 지나는 남파랑길 83코스는 조선의 대유학자 다산 정약용의 고립과 깊은 사유가 층층이 쌓인 공간으로 여행자들을 이끈다. 약 17.5km에 달하는 이 길의 중심에는 야생 차나무가 무성해 '다산'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만덕산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강진 유배 시절 다산의 삶은 만덕산 자락의 백련사와 그곳에서 만난 혜장선사와의 인연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1805년 봄, 유배객 신분으로 처음 백련사를 찾은 정약용은 주지였던 혜장과 학문적 깊이에 감복하며 신분을 초월한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절망적인 유배 생활 속에서 혜장은 다산에게 지적인 동반자이자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1808년 다산이 백련사 인근의 다산초당으로 거처를 옮긴 후 두 사람이 수시로 오갔던 800m의 산길은 오늘날 '우정길'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도보 여행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한다.다산초당은 단청조차 없는 소박한 목조 건물이지만, 그곳에 머문 11년 동안 정약용은 '목민심서'와 '경세유표' 등 50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유배라는 물리적 억압조차 그의 사유의 깊이를 가둘 수 없었음을 증명하듯, 초당 곳곳에는 선비의 여유와 기품이 흐른다. 만덕산 능선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진만의 풍경은 고독한 유배객의 시선을 넓혀주었을 것이며, 지천에 널린 야생 차나무는 그의 호가 된 '다산'의 유래가 되어 오늘날까지 그 향기를 전하고 있다.강진을 지나 해남으로 발길을 옮기면 달마산 미황사에서 땅끝탑으로 이어지는 남파랑길 90코스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는 기암괴석 사이에 제비집처럼 자리 잡은 도솔암이다. 정유재란 당시 소실되어 400여 년간 빈터로 남아있던 이곳은 2002년 법조 스님의 원력으로 복원되었다. 헬기조차 접근하기 힘든 험지에 암자를 세우기 위해 산 아래에서 자재를 미리 깎고 단청까지 칠해 올라와 조립한 '사전 제작 방식'의 서사는 수행자의 지독한 정진을 짐작하게 한다.한 칸 남짓한 작은 규모의 도솔암은 거대한 바위 성벽에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남해의 일출과 서해의 낙조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천혜의 명당으로, 암자 앞마당에 서면 탁 트인 바다와 달마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무가 밀려오는 날이면 마치 구름바다 위에 떠 있는 신선의 거처와 같은 풍경을 연출하며 보는 이의 넋을 잃게 만든다. 작은 공간 안에 고요와 수행의 서사를 압축해 놓은 도량의 품격은 길 위에서 지친 여행자의 마음을 정화해 주기에 충분하다.코리아둘레길 남도 구간은 이처럼 유학자의 고뇌와 수행자의 원력이 교차하는 인문학적 성지다. 길은 단순히 흙과 돌로 이루어진 통로가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인물들이 남긴 사유의 흔적을 따라 걷는 시간 여행의 통로가 된다. 완주라는 목표에 매몰되지 않고 발걸음을 늦출 때 비로소 보이는 풍경들은 우리 국토가 간직한 깊은 서사를 들려준다. 만덕산의 차 향기와 달마산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이 여정은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성찰의 의미가 무엇인지 묵묵히 웅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