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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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업계, 보랏빛 '우베'에 홀렸다

 국내 디저트 시장이 이국적인 보랏빛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 필리핀의 국민 식재료로 알려진 보라색 참마 '우베(Ube)'가 그 주인공이다. 은은한 단맛과 고소한 풍미를 자랑하는 우베는 최근 서울 주요 상권의 카페와 베이커리를 중심으로 라테,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 다채로운 형태로 변주되며 소비자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강렬하면서도 신비로운 보라색 색감은 이른바 '찍심(사진 찍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중이다.

 

우베의 인기 비결은 화려한 겉모습에만 있지 않다.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 열풍과 맞물려 우베가 가진 풍부한 영양 성분이 재조명받고 있다. 우베의 짙은 보라색을 결정짓는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체내 유해한 활성산소를 억제해 노화를 방지하고 만성 염증이나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려는 현대인들에게 우베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현대인의 고질병인 소화 불량과 혈당 관리 측면에서도 우베는 훌륭한 식재료다. 우베에 함유된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의 연동 운동을 도와 변비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또한 탄수화물임에도 불구하고 식이섬유가 식후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는 완충 작용을 한다. 적은 양으로도 높은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식단 관리를 하는 다이어터들 사이에서는 이미 고구마나 감자를 대체할 차세대 구황작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면역력 강화와 피부 미용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 C와 칼륨이 풍부하다는 점도 우베의 가치를 높인다. 비타민 C는 체내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피부 탄력을 유지하고 면역 체계를 견고히 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우베 속 칼륨 성분은 현대인의 식단에서 과잉 섭취되기 쉬운 나트륨의 배출을 원활하게 도와 부종을 완화하고 혈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기여한다. 이처럼 우베는 단순한 디저트 재료를 넘어 기능성 식품으로서의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다만 우베를 섭취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베 자체는 건강한 식재료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우베 디저트는 가공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설탕과 버터, 연유 등이 첨가된다는 사실이다. 보랏빛 색감에 현혹되어 당분과 지방 함량이 높은 가공품을 과다 섭취할 경우, 오히려 칼로리 과잉으로 이어져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베의 효능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첨가물이 들어간 디저트보다는 원물을 찌거나 삶아서 먹는 방식을 권장하고 있다.

 

결국 우베 열풍이 건강한 식문화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루 섭취량을 약 200g 이내로 제한하고, 가급적 당도가 낮은 제품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식품 업계 역시 우베의 천연 색상과 풍미를 살리되 당 함량을 낮춘 '로우 슈거'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랏빛 마법으로 불리는 우베가 올여름 디저트 시장의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대중적인 건강 식재료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울진 은어다리 야간 개장, 오늘부터 '황금빛 노을'

가장 긴 거리를 자랑하지만, 그만큼 보상과 같은 절경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조선 숙종이 '관동제일루'라는 친필 현판을 내릴 정도로 극찬했던 망양정은 이 코스의 핵심이다. 정자에 올라 바라보는 동해는 왕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수백 년 전의 푸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인근 망양정 휴게소에서 내려다보는 압도적인 해안 파노라마는 도보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휴식을 선사한다. 특히 코스의 종착지인 수산교 부근은 민물인 왕피천과 짠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 특유의 수려한 경관을 뽐내며 자연의 신비를 드러낸다.이어지는 26코스는 수산교를 출발해 죽변항으로 향하는 13km의 여정으로, 울진의 현대적 감각과 전통적 맛이 공존하는 길이다. 남대천 하구에 자리 잡은 '울진은어다리'는 이 코스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다. 회귀하는 은어를 형상화한 거대한 조형물이 다리 양 끝을 지키고 있는 이곳은 노을이 질 무렵 황금빛으로 물드는 풍경이 일품이다. 은어다리를 지나 만나는 연호공원은 호수를 감싸는 울창한 숲과 데크 산책로가 어우러져 잠시 숨을 고르기에 제격이다. 평온한 공원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면 대게의 고장이자 곰치국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죽변항이 여행객의 허기를 달래줄 준비를 마친 채 기다리고 있다.울진 해파랑길의 마지막 장을 장식하는 27코스는 죽변항에서 고포마을까지 이어지는 11km의 짧지만 강렬한 구간이다. 죽변항 뒤편 언덕에 서 있는 죽변등대는 1910년부터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해의 길잡이 역할을 해온 역사의 증인이다. 등대 아래로는 해안 절벽을 따라 키 작은 대나무인 시릿대가 터널을 이루는 '용의 꿈길' 산책로가 펼쳐진다. 대나무 잎이 바람에 부딪히는 서늘한 소리와 깎아지른 절벽 아래서 들려오는 거친 파도 소리가 어우러지는 이 길은 해파랑길 전체를 통틀어 가장 서정적인 구간으로 평가받는다.'용의 꿈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붉은 지붕이 인상적인 드라마 '폭풍속으로' 촬영 세트장이 나타난다.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은 이 집은 이제 울진을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필수 포토존이 되었다. 세트장에서 내려다보는 하트 모양의 해변은 연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코스의 종점이자 울진의 끝자락인 고포마을은 예부터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랐던 돌미역의 산지로 유명하다. 마을 전체에 은은하게 퍼지는 바다 내음은 길고 길었던 울진 구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도보 여행자들에게 건네는 자연의 마지막 선물과도 같다.울진의 해파랑길 후반부는 이처럼 역사적 유적과 현대적 감성, 그리고 자연의 원시성이 촘촘하게 엮여 있다. 25코스의 망양정이 주는 고전적인 감동에서 시작해, 26코스 은어다리의 세련된 야경을 거쳐, 27코스 용의 꿈길의 고즈넉한 정취에 이르기까지 여행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죽변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풍부한 먹거리 문화는 단순히 걷는 즐거움을 넘어 여행의 질을 한 단계 높여주는 요소다. 곰치국의 시원한 국물 한 모금은 70km에 달하는 울진 구간을 완주한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이다.오늘부터 시작된 은어다리의 새로운 야간 조명 연출과 죽변 해안의 연장 운영은 울진 해파랑길을 여름밤의 낭만 가득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낮에는 푸른 바다와 대나무 숲의 청량함을 즐기고, 밤에는 화려한 불빛이 흐르는 은어다리 위에서 동해의 바람을 맞는 일은 올여름 울진이 제안하는 가장 완벽한 휴가 방식이다. 고포마을의 돌미역 향기를 끝으로 울진 구간을 벗어나는 여행자들의 등 뒤로, 100년 넘은 죽변등대의 불빛이 여전히 묵묵하게 길을 비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