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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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선관위 국조, "투표용지 부족은 참사"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명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관리 체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는 선관위의 미흡한 보고 체계와 대응 능력 부재로 인해 국민의 소중한 참정권이 침해된 상황을 '국가적 망신'으로 규정하며 몰아세웠다. 특히 선거 당일 현장의 투표 중단 상황이 지휘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관위 내부의 기강 해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을 정조준하며 강력한 사퇴 압박을 가했다. 위 직무대행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을 들어 '보은 인사'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9명의 선관위원 중 유일한 상임위원으로서 이번 사태에 총체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위 직무대행은 대통령과의 사적 친분설을 강하게 부인하며, 사고 수습을 위해 자리를 지켜왔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국민의힘은 위 직무대행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아 탄핵안 발의까지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해온 '부정선거론'을 언급했다. 선관위가 부정선거 공격을 의식해 투표용지를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준비하다 보니 정작 현장에서 용지가 모자라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논리다. 동시에 민주당은 선관위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헌법상 독립기구인 선관위를 실질적으로 감독하기 위해서는 '원포인트 개헌'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개혁의 칼날을 세웠다.

 

이날 오전 회의에서는 증인들의 무더기 불출석 사태가 벌어져 여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채택된 증인 43명 중 16명이 비상임 위원이라는 이유 등으로 불참하자, 여야 의원들은 '집단 항명'이라며 강력히 질타했다. 결국 위 직무대행의 긴급 조치로 오후 회의에 오민석 서울중앙지법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뒤늦게 출석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전직 선관위원장의 외유성 해외 출장 등 방만 경영 사례들이 추가로 폭로되면서 선관위를 향한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선관위 개혁 방안을 놓고 여야의 해법은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과 선관위 측은 위원장 상근제 도입과 감사기구 법률화 등을 골자로 한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개헌 논의 자체에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개헌 대신 선관위의 업무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 사전투표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시각 차이는 향후 국정조사 과정에서 여야가 정면충돌할 수밖에 없는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조사 특위는 다음 달 추가 업무보고와 현장조사, 청문회 등을 통해 진상 규명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상 초유의 투표 중단 사태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선관위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예고된 가운데, 여야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참정권 침해라는 본질적인 문제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공방이 거세지면서, 이번 국정조사가 실효성 있는 선거 제도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국민들의 우려 섞인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백수해안도로부터 굴비까지…영광 힐링 로드

이 어우러진 풍경은 바쁜 일상에 지친 여행객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넨다. 영광은 이제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경유지가 아니라, 바다와 산, 그리고 유구한 역사가 빚어낸 맛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여름의 문턱에서 영광이 제안하는 힐링의 시간은 느린 걸음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영광 여행의 서막을 여는 백수해안도로는 총 16.8km에 달하는 드라이브 코스로, 서해안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기암괴석과 광활한 칠산바다의 물결은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다. 하지만 진정한 매력은 차에서 내려 해안 노을길을 직접 걸을 때 나타난다. 3.5km의 목재 데크 산책로를 따라 파도 소리를 벗 삼아 걷다 보면, 노을전시관과 어우러진 붉은 하늘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수려한 경관은 이미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 최우수상을 통해 그 가치를 입증받은 바 있다.바다의 시야는 111m 높이의 칠산타워에 올랐을 때 더욱 넓어진다. 전남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이곳 전망대에서는 칠산 앞바다의 올망졸망한 섬들과 활기찬 어촌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타워 아래 포구에서는 삶의 현장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전망대 위에서는 영광의 관광 지도가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바다와 사람이 만나고, 어업과 관광이 공존하는 현장은 영광이 가진 생태 자원의 풍요로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산으로 발길을 옮기면 불갑산의 고즈넉한 정취가 기다린다. 백제 불교의 시작점인 불갑사를 품은 이 산은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여행객을 유혹한다. 특히 7~8월이면 노랑과 분홍빛 상사화가 산자락을 수놓기 시작해 9월의 붉은 꽃무릇으로 이어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산사와 숲길, 그리고 저수지의 수변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은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기에 더없이 좋다. 영광의 강점은 이처럼 바다와 산, 종교 문화가 인접해 있어 하루 안에 다채로운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여행의 완성은 법성포의 깊은 맛과 가마미해수욕장의 시원함에서 찾을 수 있다. 바닷바람이 빚어낸 영광굴비 정식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기억을 맛보는 과정이다. 식사 후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가마미해수욕장의 울창한 소나무 숲 아래서 즐기는 휴식은 여름 피서의 정점을 찍는다. 반달 모양의 백사장과 잔잔한 파도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아늑한 쉼터를 제공하며 호남 3대 피서지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영광군은 이제 백수해안도로 일대를 정식 관광지로 지정하고 숙박과 먹거리, 체험 시설을 확충하며 '머무는 관광'으로의 대전환을 꾀하고 있다. 단순히 낙조를 구경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영광의 밤을 경험하고 지역의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하는 공간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 대신 오래 머물며 여운을 남기는 여행을 지향하는 영광의 변신은 체류형 관광 도시로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서해안의 보석 같은 이 도시는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로 깊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