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Global

미·이란 무력 충돌 재개, 흔들리는 중동 평화

 지난달 극적으로 성사됐던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가 채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양국이 다시 무력 충돌을 주고받으며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이번 갈등의 이면에는 세계 에너지 보급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싼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자리 잡고 있다. 이란은 해협 관리권을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여기며 강경 대응을 고수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중동 정세는 다시 한번 일촉즉발의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나토 정상회의 현장에서 이란과의 종전 합의가 사실상 끝났음을 시사하며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이란을 향해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더 이상의 거래는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이 이틀 연속 이란 관련 시설에 공습을 가하자 이란 역시 즉각적인 보복 공격을 천명하며 맞불을 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본질이 단순한 핵 문제를 넘어, 전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질서'를 누가 규정하느냐에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해협 내 항로 설정을 두고 벌어지는 신경전은 물리적 충돌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이란은 자국 해안에 인접한 항로 이용을 강요하며 실질적인 관리권을 행사하려 시도 중이다. 반면 미국은 오만 해안 쪽 항로를 권고하며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고 있다. 이란은 자국 지침을 따르지 않는 선박에 위협을 가하고, 미국은 이를 빌미로 이란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호르무즈 봉쇄가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유일한 동력이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이란 지도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서방의 압박에 맞설 '황금무기'로 규정하고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과거에는 국제적 고립을 우려해 해협 봉쇄를 자제해왔으나, 올해 초 수뇌부가 사망하는 피해를 입은 이후 전략을 완전히 수정했다. 이란은 경제 제재의 전면적인 완화가 보장되지 않는 한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인 해협 통제권을 먼저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잦은 합의 파기와 기습 공격으로 쌓인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라는 정치적 변수 때문에 장기적인 군사 행동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처지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자극에 따른 유권자들의 반발이 선거 승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내 강경파들은 해협 재개방을 위해 더 강력한 무력 사용을 주문하고 있지만, 경제적 역풍을 고려해야 하는 대통령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이해관계가 호르무즈라는 좁은 수로에서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후속 협상은 시작도 못한 채 양해각서는 종잇조각이 될 처지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해협 운영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 없이 서둘러 휴전에 서명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지적한다. 현재 일부 유조선들이 이란의 요구에 따라 항로를 변경하는 등 해상 운송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상호 수용 가능한 절차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호르무즈 해협은 언제든 전면전의 발화점이 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에너지 안보에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백수해안도로부터 굴비까지…영광 힐링 로드

이 어우러진 풍경은 바쁜 일상에 지친 여행객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넨다. 영광은 이제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경유지가 아니라, 바다와 산, 그리고 유구한 역사가 빚어낸 맛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여름의 문턱에서 영광이 제안하는 힐링의 시간은 느린 걸음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영광 여행의 서막을 여는 백수해안도로는 총 16.8km에 달하는 드라이브 코스로, 서해안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기암괴석과 광활한 칠산바다의 물결은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다. 하지만 진정한 매력은 차에서 내려 해안 노을길을 직접 걸을 때 나타난다. 3.5km의 목재 데크 산책로를 따라 파도 소리를 벗 삼아 걷다 보면, 노을전시관과 어우러진 붉은 하늘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수려한 경관은 이미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 최우수상을 통해 그 가치를 입증받은 바 있다.바다의 시야는 111m 높이의 칠산타워에 올랐을 때 더욱 넓어진다. 전남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이곳 전망대에서는 칠산 앞바다의 올망졸망한 섬들과 활기찬 어촌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타워 아래 포구에서는 삶의 현장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전망대 위에서는 영광의 관광 지도가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바다와 사람이 만나고, 어업과 관광이 공존하는 현장은 영광이 가진 생태 자원의 풍요로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산으로 발길을 옮기면 불갑산의 고즈넉한 정취가 기다린다. 백제 불교의 시작점인 불갑사를 품은 이 산은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여행객을 유혹한다. 특히 7~8월이면 노랑과 분홍빛 상사화가 산자락을 수놓기 시작해 9월의 붉은 꽃무릇으로 이어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산사와 숲길, 그리고 저수지의 수변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은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기에 더없이 좋다. 영광의 강점은 이처럼 바다와 산, 종교 문화가 인접해 있어 하루 안에 다채로운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여행의 완성은 법성포의 깊은 맛과 가마미해수욕장의 시원함에서 찾을 수 있다. 바닷바람이 빚어낸 영광굴비 정식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기억을 맛보는 과정이다. 식사 후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가마미해수욕장의 울창한 소나무 숲 아래서 즐기는 휴식은 여름 피서의 정점을 찍는다. 반달 모양의 백사장과 잔잔한 파도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아늑한 쉼터를 제공하며 호남 3대 피서지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영광군은 이제 백수해안도로 일대를 정식 관광지로 지정하고 숙박과 먹거리, 체험 시설을 확충하며 '머무는 관광'으로의 대전환을 꾀하고 있다. 단순히 낙조를 구경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영광의 밤을 경험하고 지역의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하는 공간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 대신 오래 머물며 여운을 남기는 여행을 지향하는 영광의 변신은 체류형 관광 도시로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서해안의 보석 같은 이 도시는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로 깊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