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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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신작 출간, 한국서 세계 최초 공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25일 서울 삼성동 서울국제도서전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신작 장편소설 『영혼의 왈츠』를 전 세계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이번 작품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작가의 철학이 집약된 소설로, 전생이라는 신비로운 소재를 통해 인류 종말의 위기를 다룬다. 베르베르는 소설 『개미』로 데뷔한 이래 전 세계 30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거장이며, 특히 한국에서만 3000쇄 인쇄라는 대기록을 세운 만큼 이번 방한 현장은 그를 보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팬으로 가득 찼다.

 

신작 『영혼의 왈츠』는 작가의 전작인 『기억』과 『꿀벌의 예언』을 잇는 이른바 ‘판도라 연작’의 완결판 성격을 띤다. 소설은 주인공 외제니 톨레다노가 어머니로부터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해 전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운명적인 메시지를 받으며 시작된다. 주인공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전생 체험 능력을 통해 12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삶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현재의 혐오와 폭력을 해결할 단서를 찾는다. 작가는 선사시대와 현대 아포칼립스 상황을 교차시키며, 인류가 잃어버린 평화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베르베르는 이번 소설의 핵심 소재인 전생 체험이 자신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오래전부터 퇴행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탐험해 왔으며, 이러한 실험적 과정이 소설적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고 설명했다. 작가에게 전생은 단순한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현생의 복잡한 격동에서 벗어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도구다. 그는 주인공 외제니를 통해 독자들이 현재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다른 삶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역사의 승자가 아닌 패자의 시선에 주목한다. 네안데르탈인이 호모 사피엔스에게 학살당하는 장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기록되지 못한 평화로운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베르베르는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독재를 강하게 비판하며, 문학이 역사의 단면을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보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술의 발전보다 인간 의식의 성숙이 더 시급하다는 그의 일관된 메시지와 맥을 같이 한다.

 


과거 『뇌』와 같은 작품을 통해 인공지능(AI)의 등장을 예견했던 베르베르는 이제 AI가 자신에게 ‘과거의 주제’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제 기술적 변화보다는 그 기술을 다루는 인간의 의식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인구 감소와 같은 사회적 위기 속에서도 인류가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의식의 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번 신작이 그러한 변화를 이끌어낼 상상력의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베르베르는 서울국제도서전 기간 내내 주빈국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로서 한국 독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25일 오후 번역가 전미연과의 대담을 시작으로, 27일과 28일에는 최재천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함께 인간과 곤충의 세계를 넘나드는 심도 있는 토론을 펼친다. 닷새간 이어지는 이번 도서전 일정은 베르베르의 철학을 직접 확인하려는 독자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도서전 현장 곳곳에서 독자들과 직접 마주하며 자신의 문학 세계를 공유하는 행보를 이어간다.

 

백수해안도로부터 굴비까지…영광 힐링 로드

이 어우러진 풍경은 바쁜 일상에 지친 여행객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넨다. 영광은 이제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경유지가 아니라, 바다와 산, 그리고 유구한 역사가 빚어낸 맛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여름의 문턱에서 영광이 제안하는 힐링의 시간은 느린 걸음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영광 여행의 서막을 여는 백수해안도로는 총 16.8km에 달하는 드라이브 코스로, 서해안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기암괴석과 광활한 칠산바다의 물결은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다. 하지만 진정한 매력은 차에서 내려 해안 노을길을 직접 걸을 때 나타난다. 3.5km의 목재 데크 산책로를 따라 파도 소리를 벗 삼아 걷다 보면, 노을전시관과 어우러진 붉은 하늘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수려한 경관은 이미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 최우수상을 통해 그 가치를 입증받은 바 있다.바다의 시야는 111m 높이의 칠산타워에 올랐을 때 더욱 넓어진다. 전남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이곳 전망대에서는 칠산 앞바다의 올망졸망한 섬들과 활기찬 어촌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타워 아래 포구에서는 삶의 현장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전망대 위에서는 영광의 관광 지도가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바다와 사람이 만나고, 어업과 관광이 공존하는 현장은 영광이 가진 생태 자원의 풍요로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산으로 발길을 옮기면 불갑산의 고즈넉한 정취가 기다린다. 백제 불교의 시작점인 불갑사를 품은 이 산은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여행객을 유혹한다. 특히 7~8월이면 노랑과 분홍빛 상사화가 산자락을 수놓기 시작해 9월의 붉은 꽃무릇으로 이어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산사와 숲길, 그리고 저수지의 수변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은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기에 더없이 좋다. 영광의 강점은 이처럼 바다와 산, 종교 문화가 인접해 있어 하루 안에 다채로운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여행의 완성은 법성포의 깊은 맛과 가마미해수욕장의 시원함에서 찾을 수 있다. 바닷바람이 빚어낸 영광굴비 정식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기억을 맛보는 과정이다. 식사 후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가마미해수욕장의 울창한 소나무 숲 아래서 즐기는 휴식은 여름 피서의 정점을 찍는다. 반달 모양의 백사장과 잔잔한 파도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아늑한 쉼터를 제공하며 호남 3대 피서지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영광군은 이제 백수해안도로 일대를 정식 관광지로 지정하고 숙박과 먹거리, 체험 시설을 확충하며 '머무는 관광'으로의 대전환을 꾀하고 있다. 단순히 낙조를 구경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영광의 밤을 경험하고 지역의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하는 공간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 대신 오래 머물며 여운을 남기는 여행을 지향하는 영광의 변신은 체류형 관광 도시로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서해안의 보석 같은 이 도시는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로 깊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