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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불붙었다…美·이란 무력충돌 격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공격을 이어가는 이란을 겨냥해 이틀째 공습에 나섰다. 전날보다 공격 대상과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대치가 한층 격화되는 모습이다. 양측이 다시 무력 충돌을 주고받을 경우 남아 있던 협상 가능성마저 급격히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중부사령부는 8일 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중부사령부는 “군통수권자의 명령에 따라 이란을 대상으로 추가 공격을 실시했다”며 이번 작전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위협하는 이란의 능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또 “미국은 국제 수역을 오가는 상선과 민간인 선원들을 상대로 한 부당한 공격에 대해 이란에 책임을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표문에는 이번 공습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도 분명히 담겼다.

 


미군의 이란 공습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이다.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상선을 공격하며 해상 교통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고 군사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주요 산유국의 원유와 가스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로로, 이 지역의 불안은 국제 유가와 물류 시장 전반에 파장을 줄 수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공습이 전날보다 넓은 범위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군의 해안 레이더 시설과 대함미사일 기지, 방공 시스템 등이 주요 타격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미군은 전날 정밀유도무기를 이용해 이란의 방공망, 지휘통제 시설, 해안 레이더, 대함미사일 전력 등을 공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에 배치된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소형정 60여 척을 포함해 80개 이상의 목표물이 타격 대상이 됐다.

 

이란 현지에서도 공습 정황이 잇따라 전해졌다. 중부사령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직전 이란 매체들은 남부 요충지인 반다르아바스와 시리크 일대에서 여러 차례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오만만 연안의 전략 항구 차바하르에서도 강한 폭발이 있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들 지역은 군사적으로뿐 아니라 해상 교통 측면에서도 중요한 거점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추가 공습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마 오늘 밤 이란을 다시 강력히 공격할 수 있다”며 추가 군사 행동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실제 공습이 이어지면서 미국이 이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연속 공습은 이란의 해상 위협을 억제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지만, 이후 이란의 상선 공격이 계속되자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

 

관건은 이란의 반응이다. 이란은 전날 미국의 공습 이후에도 맞대응에 나선 바 있어 이번 추가 공격에도 반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양국은 지난달 말에도 이틀 연속 군사 충돌을 벌였고, 이달 초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회담 역시 중재국을 통한 간접 접촉에 머물렀다.

 

협상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에 대해 “끝난 것으로 본다”고 언급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란을 향한 거친 비판도 이어지면서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60일간 후속 협상을 통해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계획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제 금융시장과 국내 여론의 불안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이란의 상선 공격을 묵과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전쟁 확대를 감수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중동 정세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