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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 금융시장 정조준…페이 패권 다툼

 삼성전자가 북미 모바일 결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승부수를 던졌다. 영국계 대형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전용 제휴 신용카드인 ‘삼성 갤럭시 카드’를 전격 공개한 것이다. 이번 협력은 카드 발급부터 실시간 지출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삼성 월렛 앱 하나로 통합해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단순한 금융 상품 출시를 넘어 북미 지역 내 삼성 월렛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강력한 생태계 확장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파격적인 보상 체계다. 갤럭시 카드를 이용해 삼성 제품을 구매할 경우 결제 금액의 5%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으며, 삼성 월렛을 통한 일반 결제 시에도 3%의 높은 적립률을 제공한다. 여기에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시 2%의 혜택을 더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소비 패턴을 정조준했다. 특히 일정 금액 이상 사용 시 제공되는 웰컴 보너스와 유료 멤버십 할인 혜택은 신규 고객 유입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번 신용카드 출시는 미국 내 모바일 결제 시장의 1인자인 애플과의 정면 승부를 의미한다. 애플은 이미 지난 2019년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애플 카드를 선보이며 아이폰 사용자들을 금융 생태계에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 삼성은 애플보다 높은 캐시백 비율을 제시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바클레이스의 탄탄한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애플이 선점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겠다는 계산이다. 양사의 대결은 하드웨어를 넘어 핀테크 영역으로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바클레이스 역시 이번 협력을 통해 미국 내 신용카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최근 제너럴 모터스의 카드 사업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온 바클레이스는 삼성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향후 고객 반응에 따라 추가적인 금융 상품 개발과 기능 탐색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는 스마트폰 제조사와 대형 은행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뱅킹 모델이 더욱 고도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현재 미국의 모바일 지갑 시장은 애플페이가 독주하는 가운데 구글과 삼성이 뒤를 쫓는 형국이다.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삼성 월렛의 사용자 수는 애플페이의 5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어 격차 해소가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 오프라인 모바일 결제 비중이 3년 전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하며 시장 파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삼성에게 기회 요인이다. 갤럭시 카드는 이러한 성장세에 올라타 삼성 사용자들을 충성 고객으로 전환하는 핵심 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갤럭시 카드는 현지 시각으로 오는 22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본격적인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 실물 지갑이 필요 없는 매끄러운 결제 경험을 앞세워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의 강점을 금융 서비스로 전이시켜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서 유의미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가 개인 금융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시대에 삼성의 이번 도전은 브랜드 경쟁력의 새로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