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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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NLL 인근 함정서 실종된 일병, 수색 하루 만에 비극

동해 NLL 인근 해상에서 경비 임무 중이던 해군 함정의 승조원 1명이 실종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지점은 강원 고성군 거진읍에서 동쪽으로 약 50km 떨어진 해역이다.

 

해군은 13일 새벽 수색 작전 중이던 고속정이 거진읍 동방 약 52km 해상에서 실종 병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 시각은 오전 5시 58분쯤이다. 이후 호위함에 있던 고속단정이 현장으로 이동했고, 오전 6시 43분쯤 시신을 수습했다.

 

사망한 장병은 호위함에 승선해 있던 일병으로 알려졌다. 해당 함정은 전날 사고 해역에서 경비 임무를 맡고 있었다. 병사는 전날 새벽 함정 내부 통로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

 

마지막 목격 시간은 전날 오전 0시부터 2시 사이로 전해졌다. 당시 함정 내부를 순찰하던 당직자가 실내 통로에서 해당 병사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전 8시 당직 근무에 병사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실종 사실이 드러났다.

 


해군은 실종이 확인되자 곧바로 해양경찰과 공조해 수색에 들어갔다. 사고 해역에는 해군과 해경 함정 10여 척이 투입됐고, 항공기 여러 대가 상공에서 수색을 지원했다. 주변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과 인근을 항해하던 상선에도 상황이 전파됐다.

 

군은 사고 장소가 NLL과 가까운 점도 고려했다. 실종자가 조류를 타고 북측 해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만큼, 북한도 들을 수 있는 국제상선공통망 등을 통해 사고 사실을 알렸다. 수색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우발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신은 수습 뒤 다른 호위함으로 옮겨졌으며, 해당 함정은 이날 오전 해군 동해 기지로 입항할 예정이다. 사고가 발생한 함정도 오전 8시쯤 동해 기지에 도착했다. 해군은 함정 입항 뒤 관련 자료 확보와 승조원 진술 청취 등 본격적인 조사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는 병사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어떤 동선으로 이동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함정 내 폐쇄회로TV나 당직 기록, 당시 기상과 해상 상태,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도 함께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군은 민간 경찰과 군 수사기관이 합동으로 사고 경위와 사망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족에게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조사 결과에 따라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