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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구와 떠나는 수중 탐험… 롯데월드 4색 피서법

 롯데월드가 여름 방학 시즌을 맞아 도심 속에서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네 가지 테마의 대규모 축제를 개최하며 나들이객 유치에 나섰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오는 8월 30일까지 '봉인해제 : 요괴 대소동'이라는 타이틀로 한국 전통 요괴를 소재로 한 이색적인 공포 축제를 선보인다. 민속박물관에 봉인되었던 요괴들이 파크로 탈출했다는 흥미로운 서사를 바탕으로, 방문객들은 스마트폰 QR코드를 활용해 요괴를 다시 봉인하는 미션형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디지털 기술과 오프라인 공간이 결합된 이번 행사는 젊은 층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는 축제의 몰입감을 한층 높여준다. 어드벤처 내 '요괴사냥꾼 입문소'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자신의 외모를 요괴의 모습으로 변환한 프로필 카드를 제작할 수 있으며, 타로 운세와 연계된 맞춤형 부적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야간에는 케이팝과 호러 장르를 결합한 화려한 공연이 펼쳐져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낮 시간대에는 저승사자와 처녀귀신으로 변신한 캐릭터들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벤트가 열려 공포와 즐거움이 공존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민속박물관은 낮과 밤이 다른 반전 매력으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낮에는 전시실 곳곳에 출몰하는 요괴들과 게임을 즐기는 참여형 행사가 열리고, 저녁 7시 이후에는 관객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잔혹 동화 콘셉트의 공포 공연이 상연된다. 박물관 전체를 무대로 활용하는 이 공연은 관객이 직접 극의 주인공이 되어 생존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극한의 긴장감을 제공한다. 특히 한국적인 요괴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출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신선한 볼거리로 다가간다.

 

아이스링크는 뮤지컬 '겨울왕국'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은반 위에 고스란히 옮겨놓았다. 샤롯데씨어터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공간은 아렌델 왕국의 겨울 풍경을 재현한 포토존과 얼음 마법 연출로 꾸며졌다. 특정 시간마다 인공 눈이 내리는 조명 쇼가 펼쳐져 한여름에도 겨울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으며, 야간에는 대표곡에 맞춘 화려한 라이팅 쇼가 대미를 장식한다. 뮤지컬 전용 프레임이 적용된 포토부스 등 한정판 콘텐츠는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아쿠아리움과 서울스카이 역시 차별화된 협업 콘텐츠로 무장했다. 아쿠아리움은 인기 캐릭터 '핑구'와 함께하는 해양 탐험 축제를 열고, 스탬프 투어와 한정판 굿즈를 통해 어린이 관객들의 마음을 공략한다. 특히 삼복더위 기간에는 카피바라와 수달 등 해양 생물들에게 수박과 얼음 빙수를 제공하는 특식 이벤트를 라이브로 공개해 생생한 즐거움을 더한다. 한편 서울스카이는 영화 '스파이더맨'과 협업해 전망대 곳곳에 미디어 연출 공간을 조성하고, 스파이더맨 안전복을 입고 타워 최상단을 걷는 한정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심 속 테마파크에서 펼쳐지는 이러한 다채로운 시도들은 장거리 여행이 부담스러운 휴가객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되고 있다. 전통문화와 최신 기술, 인기 IP가 어우러진 롯데월드의 여름 축제는 단순한 놀이시설 이용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문화 체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각 테마별로 특화된 콘텐츠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방문객들은 취향에 맞는 휴식을 선택해 즐길 수 있다. 롯데월드의 이번 여름 시즌 기획은 도심 휴양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8월 말까지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