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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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 꺾은 염경엽, LG 코치진 대거 교체

KBO리그를 대표하는 전략가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벼랑 끝에서 자신의 오랜 신념을 내려놓았다. LG 구단은 27일 타격과 수비, 배터리 파트를 아우르는 대규모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전격 단행했다. 이는 최근 10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며 8연패의 늪에 빠진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평소 시즌 중 인위적인 코치진 교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 왔던 염 감독의 행보를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현재 LG가 직면한 위기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그동안 염 감독은 1군 코치진에 대한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시즌을 운영해 왔다. 갑작스러운 코치 교체가 근본적인 경기력 향상보다는 일시적인 분위기 전환에 그칠 뿐이며, 오히려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투타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며 선두권 경쟁에서 멀어지자, 염 감독은 "야구가 참 어렵다"는 말로 고뇌를 드러냈다. 결국 계속되는 패배의 사슬을 끊기 위해 자신이 세운 원칙마저 수정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침체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 주루와 외야 수비를 담당했던 송지만 코치가 1군 메인 타격코치로 부임하며 타격 파트의 전권을 쥐게 됐다. 득점권 찬스에서 번번이 침묵하며 연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타자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겠다는 의도다. 반면 기존 보조 타격을 맡았던 김재율 코치는 잔류군으로 이동하며 현장을 떠나게 됐다. 타격 지도의 방향성을 전면 수정해 공격적인 야구를 되살리겠다는 염 감독의 계산이 깔려 있다.수비와 주루 파트 역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졌다. 김일경 코치가 퀄리티 컨트롤(QC)을 겸하는 수비코치로 보직을 넓혔고, 퓨처스팀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윤진호 코치가 1군 수비코치로 전격 승격됐다. 주루와 외야 수비는 김용의 코치가 맡아 기동력 야구의 재건을 노린다. 수비 실책 하나가 패배로 직결되는 긴박한 상황이 반복되자, 수비 조직력을 재정비해 실점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이번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배터리 파트도 변화의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퓨처스에서 유망주 포수들을 육성하던 최경철 코치가 1군으로 올라와 투수들과의 호흡을 조율하게 됐다. 기존 스즈키 코치는 퓨처스로 내려가 육성에 전념한다. 투수진의 집단 부진이 포수와의 리드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다는 판단 아래, 현장 경험이 풍부한 최 코치를 수혈해 마운드의 안정을 꾀하려는 조치다. 이로써 LG는 감독을 제외한 현장 핵심 보직 대부분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두게 됐다.염경엽 감독이 스스로 효과를 부정했던 '시즌 중 코치 교체' 카드를 직접 꺼내 들었다는 사실은 팀 내부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다. 감독이 자신의 철학까지 훼손하며 변화를 선택한 만큼, 이제 공은 선수들에게 넘어갔다. 야구는 결국 코치가 아닌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염갈량'의 이 파격적인 승부수가 연패 탈출과 선두권 재진입이라는 반전을 이끌어낼지, 아니면 위기 속의 마지막 몸부림에 그칠지는 향후 이어질 경기 결과가 증명할 것이다.

 

실학자 정약용, 이번엔 로봇·패션쇼로 돌아왔다

다. 올해 40회를 맞은 다산정약용문화제는 전통 인물 축제의 틀을 넘어, 과거의 지혜를 오늘의 놀이와 기술로 체험하는 방식으로 관람객을 맞는다.남양주시는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조안면 정약용유적지와 다산생태공원 일대에서 ‘제40회 다산정약용문화제’를 연다. 주제는 ‘시대를 설계한 정약용, 오늘을 혁신하다’다. 조선 후기 대표 실학자인 정약용의 실사구시 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이번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험’이다. 정약용을 기리는 의례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아이와 부모가 함께 움직이고 만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전면에 배치됐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정약용 로봇창작대회’에서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볼 수 있다. 실용을 중시했던 다산의 정신을 오늘날의 창작 활동과 연결한 프로그램이다.‘정약용 미래공방’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만날 수 있다. 다산이 살던 시대의 혁신이 수원화성, 거중기, 행정 개혁이었다면, 오늘의 혁신은 AI와 로봇이라는 점에 착안한 구성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실학의 가치를 미래 기술 체험으로 풀어낸다.정약용유적지는 하나의 야외 미션 공간이 된다. 보물찾기 프로그램 ‘다산의 마지막 제자’는 방문객이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단서를 찾고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사 공간을 조용히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걷고 찾고 해결하면서 정약용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반대로 속도를 늦추는 프로그램도 있다. ‘디지털 디톡스 유배체험’은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에서 잠시 벗어나 사색의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강진 유배 시절 수많은 저술을 남긴 정약용의 시간을 현대인의 쉼과 연결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다산생태공원의 가을 풍경 속에서 생각을 정리해보는 경험이 될 수 있다.전통문화 프로그램도 빠지지 않는다. 한복 체험, 전통놀이, 문예대회, 어린이 퀴즈 프로그램 ‘도전! 장원급제’가 축제장을 채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헌화와 헌다례도 마련돼 문화제 본연의 의미를 살린다.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뉘어 있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머물기 좋은 구성이 됐다.40주년을 기념한 무대도 축제의 관전 포인트다. 남양주시는 시민 참여를 늘리기 위해 개막식 시간을 오후 3시로 옮겼다. 첫날인 17일에는 헌다례와 개막식에 이어 뮤지컬 ‘다산, 물 위의 별’ 갈라쇼가 펼쳐진다. 정약용의 삶을 음악과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관람객에게 색다른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이상봉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기념 패션쇼도 열린다. 이번 패션쇼는 정약용의 혁신 정신과 한국적 미감을 결합한 무대로 꾸며진다. 실학자의 이름을 내건 축제에서 패션쇼가 열린다는 점은 낯설지만, 바로 그 낯섦이 올해 문화제가 지향하는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다. 전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해석하겠다는 의도다.둘째 날인 18일에는 음악으로 축제의 분위기가 이어진다. 어반자카파, HYNN 박혜원, 억스가 출연하는 기념 콘서트가 오후에 열린다. 가을 정취가 깊어지는 다산생태공원에서 열리는 공연인 만큼, 축제의 마지막을 여유롭게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관심이 예상된다.행사장 곳곳에는 거리공연과 버스킹이 마련된다.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팜마켓도 함께 운영돼 남양주의 먹거리와 농산물을 만날 수 있다. 축제장을 걷다가 공연을 보고, 체험에 참여하고, 지역 농산물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하루 일정을 채울 수 있다.방문객을 위한 교통편도 준비된다. 남양주시는 운길산역과 조안면 체육공원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프로그램별 일정과 공연 시간, 셔틀버스 운행 정보는 다산정약용문화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남양주시 관계자는 “40회를 맞은 이번 문화제가 정약용 선생의 정신을 되새기고,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가족, 친구와 함께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을 즐기며 가을의 여유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