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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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최영일 법인카드 의혹, 대한축구협회 청문회 쟁점

대한축구협회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최영일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특정 식당에서 협회 법인카드로 1000만 원 넘게 결제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자택 인근 결제 내역까지 알려지면서 협회의 업무추진비 관리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JTBC는 28일 대한축구협회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최근 4년간 서울 잠실의 한 일식당에서 총 1676만 원이 결제됐다고 보도했다. 이 중 최 전 부회장이 사용한 금액은 1161만 원이었다.

 

해당 식당은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는 약 20km 떨어져 있지만, 최 전 부회장의 자택과는 가까운 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 전 부회장이 지난해 2월 이 식당 운영자와 혼인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결혼 이후에도 해당 식당에서는 협회 법인카드로 약 200만 원이 추가 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식당에서의 반복 결제는 지난해 국회에서도 한 차례 공개된 바 있다. 당시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3년 축구협회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최 전 부회장은 같은 식당에서 20차례에 걸쳐 364만5000원을 결제했다. 이번 보도로 수년간 누적된 결제 규모와 식당 운영자와의 혼인 관계가 함께 드러나면서,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곳에서 협회 비용이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2024년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체부는 별도 징계나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배우자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할 경우 결과적으로 당사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여지가 있지만, 문체부는 이를 명백한 위법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부회장은 해당 식당 이용에 대해 업무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JTBC에 “식당이 조용하고 가성비가 좋아 이용했을 뿐”이라며 “문체부 감사에서도 성실히 소명했고 징계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인카드 논란은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에게도 이어졌다. JTBC는 홍 전 감독이 2024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협회 법인카드로 총 3742만 원을 사용했으며, 이 가운데 1406만 원이 자택 인근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결제됐다고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 업무추진비 지침은 휴일이나 자택 인근, 관할 구역을 벗어난 원거리 지역에서의 법인카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사용할 경우에는 관련 증빙 자료나 소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홍 전 감독이 영수증에 참석자와 인원 등을 기재했고, 월 1회 사용 내역을 점검해 왔다고 설명했다. 홍 전 감독도 입장문을 통해 “모든 사용 내역은 협회에 증빙·정산됐다”며 부적절한 사용 의혹을 부인했다.

 

홍 전 감독은 “재임 기간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나 시정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며 “관련 증빙자료는 청문회에서 소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청문회에 출석해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 부회장과 홍 전 감독은 모두 한국 축구를 대표해 온 인물들이다. 최 전 부회장은 현역 시절 국가대표 수비수로 1994 미국 월드컵과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했고, A매치 55경기를 소화했다. 홍 전 감독 역시 선수와 지도자로 오랜 기간 대표팀과 한국 축구의 중심에 있었다.

 

이번 논란은 특정 인사의 카드 사용 문제를 넘어 축구협회의 내부 통제와 예산 집행 기준 전반에 대한 문제로 번지는 분위기다. 특히 자택 인근 결제, 특정 식당 반복 사용, 이해관계 가능성 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협회의 법인카드 관리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검증 요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30일 열리는 청문회에서 대한축구협회 법인카드 사용 실태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리·감독 책임을 집중적으로 따질 계획이다. 문체부가 특정감사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도 별도 처분을 하지 않은 배경 역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들은 모두 업무상 사용이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축구협회 예산이 공적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청문회를 계기로 협회의 업무추진비 사용 기준과 사후 검증 절차가 얼마나 엄격하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해 보인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