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Travel

30m 낙대폭포의 장관, 신경통 잡고 더위도 잡는다

 장마의 습기와 폭염의 열기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경북 최남단에 위치한 청도는 이름 그대로 맑은 산과 물이 어우러진 최고의 피서지다. 예로부터 '삼청(三淸)의 고장'이라 불릴 만큼 청정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이곳은 시원한 폭포와 동굴, 짜릿한 액티비티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여름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남산의 울창한 숲속에 숨겨진 낙대폭포는 청도 9경 중 하나로, 30m 높이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물줄기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뚫어주는 장관을 연출한다.

 

낙대폭포는 단순한 풍경 감상을 넘어 예로부터 신경통에 효험이 있는 '약수폭포'로 불리며 피서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기암괴석 사이로 떨어지는 차가운 폭포수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는 것은 청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폭포로 향하는 길은 몽돌 지압길과 야자매트가 잘 정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폭포를 지나 남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는 자라의 등을 닮은 산세를 감상하며 걷기에 좋아 등산 애호가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역사적인 시원함을 느끼고 싶다면 화양읍에 위치한 청도 석빙고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조선 숙종 때 화강암으로 축조된 이 석빙고는 현존하는 것 중 가장 크고 오래된 보물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천연 냉장고의 위용을 보여준다. 바로 옆으로는 고려 시대의 흔적이 남은 청도읍성이 길게 이어져 있어 고즈넉한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복원된 성벽과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어우러져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청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시원한 장소는 단연 와인터널이다. 옛 경부선 터널을 개조한 이곳은 연중 15도 안팎의 기온과 일정한 습도를 유지해 천연 에어컨 역할을 톡톡히 한다. 터널 내부에서는 청도의 특산물인 반시로 만든 감 와인이 익어가며 독특한 향을 풍긴다. 씨 없는 감으로 빚은 이 와인은 품질을 인정받아 국가 주요 행사의 건배주로 쓰이기도 했다. 터널 끝자락에 마련된 소원지 공간은 여행객들의 소망이 황금박쥐 조형물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적인 휴식보다 역동적인 즐거움을 원한다면 군 파크 루지가 해답이다. 용각산 정상에서 출발해 약 1.88km의 트랙을 내달리는 루지는 가파른 경사와 곡선 구간이 조화를 이뤄 짜릿한 속도감을 선사한다. 해발 600m의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내려오다 보면 일상의 스트레스는 어느덧 사라진다. 루지 체험장 인근에는 한국 농경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소싸움 경기장이 있어, 주말마다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관람하며 뜨거운 열기를 만끽할 수 있다.

 

청도의 여름은 유등연지에 만개한 연꽃으로 화려하게 마무리된다. 이육 선생이 무오사화 당시 은거하며 심었다고 전해지는 연꽃들이 저수지를 가득 채워 장관을 이룬다. 연못 주변의 군자정과 산책로를 걷다 보면 은은한 연꽃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듯, 여행의 끝에는 청도역 인근의 구수한 추어탕이나 풍각장의 소머리국밥으로 기력을 보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맑은 물과 푸른 산, 그리고 시원한 즐길 거리가 가득한 청도는 올여름 가장 완벽한 휴식처가 된다.

 

실학자 정약용, 이번엔 로봇·패션쇼로 돌아왔다

다. 올해 40회를 맞은 다산정약용문화제는 전통 인물 축제의 틀을 넘어, 과거의 지혜를 오늘의 놀이와 기술로 체험하는 방식으로 관람객을 맞는다.남양주시는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조안면 정약용유적지와 다산생태공원 일대에서 ‘제40회 다산정약용문화제’를 연다. 주제는 ‘시대를 설계한 정약용, 오늘을 혁신하다’다. 조선 후기 대표 실학자인 정약용의 실사구시 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이번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험’이다. 정약용을 기리는 의례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아이와 부모가 함께 움직이고 만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전면에 배치됐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정약용 로봇창작대회’에서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볼 수 있다. 실용을 중시했던 다산의 정신을 오늘날의 창작 활동과 연결한 프로그램이다.‘정약용 미래공방’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만날 수 있다. 다산이 살던 시대의 혁신이 수원화성, 거중기, 행정 개혁이었다면, 오늘의 혁신은 AI와 로봇이라는 점에 착안한 구성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실학의 가치를 미래 기술 체험으로 풀어낸다.정약용유적지는 하나의 야외 미션 공간이 된다. 보물찾기 프로그램 ‘다산의 마지막 제자’는 방문객이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단서를 찾고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사 공간을 조용히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걷고 찾고 해결하면서 정약용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반대로 속도를 늦추는 프로그램도 있다. ‘디지털 디톡스 유배체험’은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에서 잠시 벗어나 사색의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강진 유배 시절 수많은 저술을 남긴 정약용의 시간을 현대인의 쉼과 연결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다산생태공원의 가을 풍경 속에서 생각을 정리해보는 경험이 될 수 있다.전통문화 프로그램도 빠지지 않는다. 한복 체험, 전통놀이, 문예대회, 어린이 퀴즈 프로그램 ‘도전! 장원급제’가 축제장을 채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헌화와 헌다례도 마련돼 문화제 본연의 의미를 살린다.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뉘어 있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머물기 좋은 구성이 됐다.40주년을 기념한 무대도 축제의 관전 포인트다. 남양주시는 시민 참여를 늘리기 위해 개막식 시간을 오후 3시로 옮겼다. 첫날인 17일에는 헌다례와 개막식에 이어 뮤지컬 ‘다산, 물 위의 별’ 갈라쇼가 펼쳐진다. 정약용의 삶을 음악과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관람객에게 색다른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이상봉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기념 패션쇼도 열린다. 이번 패션쇼는 정약용의 혁신 정신과 한국적 미감을 결합한 무대로 꾸며진다. 실학자의 이름을 내건 축제에서 패션쇼가 열린다는 점은 낯설지만, 바로 그 낯섦이 올해 문화제가 지향하는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다. 전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해석하겠다는 의도다.둘째 날인 18일에는 음악으로 축제의 분위기가 이어진다. 어반자카파, HYNN 박혜원, 억스가 출연하는 기념 콘서트가 오후에 열린다. 가을 정취가 깊어지는 다산생태공원에서 열리는 공연인 만큼, 축제의 마지막을 여유롭게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관심이 예상된다.행사장 곳곳에는 거리공연과 버스킹이 마련된다.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팜마켓도 함께 운영돼 남양주의 먹거리와 농산물을 만날 수 있다. 축제장을 걷다가 공연을 보고, 체험에 참여하고, 지역 농산물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하루 일정을 채울 수 있다.방문객을 위한 교통편도 준비된다. 남양주시는 운길산역과 조안면 체육공원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프로그램별 일정과 공연 시간, 셔틀버스 운행 정보는 다산정약용문화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남양주시 관계자는 “40회를 맞은 이번 문화제가 정약용 선생의 정신을 되새기고,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가족, 친구와 함께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을 즐기며 가을의 여유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