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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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안 찌는 간식의 법칙, 단백질과 식이섬유

 체중 감량의 최대 적은 배고픔이 아니라, 그 허기를 달래기 위해 무심코 집어 드는 부적절한 간식이다. 많은 이들이 다이어트 중 간식을 금기시하지만, 영양학적 균형을 갖춘 간식은 오히려 다음 식사 때 과식을 막아주고 대사율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그리고 몸에 이로운 지방이 조화를 이룬 간식은 칼로리 부담은 낮추면서도 포만감을 길게 유지해주어 장기적인 체중 관리에 훌륭한 조력자가 된다.

 

가장 먼저 추천되는 조합은 무지방 그릭 요거트와 신선한 과일의 만남이다. 그릭 요거트는 일반 요거트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압도적으로 높으면서도 칼로리는 낮아 다이어터들에게 필수 식단으로 꼽힌다. 여기에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베리류를 곁들이면 천연의 단맛과 식이섬유를 동시에 보충할 수 있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릭 요거트는 물이나 우유보다 식후 포만감을 훨씬 높여주어 불필요한 허기를 잠재우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

 


아삭한 식감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생채소와 후무스의 조합이 정답이다. 오이나 파프리카, 당근처럼 수분과 비타민이 가득한 채소는 마음껏 먹어도 열량 걱정이 거의 없다. 여기에 병아리콩을 으깨 만든 후무스를 찍어 먹으면 부족한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이 채워지며 식욕 억제 효과가 극대화된다. 미주리대학교의 실험에서는 오후 간식으로 후무스를 섭취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디저트에 대한 욕구가 현저히 낮아졌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간편함을 중시한다면 삶은 달걀과 견과류 한 줌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달걀은 완전식품에 가까운 양질의 단백질원이며, 견과류는 혈관 건강을 돕는 불포화지방산의 보고다. 다만 견과류는 열량이 높으므로 하루 28g 내외로 양을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퍼듀대학교 연구팀은 견과류를 꾸준히 간식으로 챙겨 먹는 청년층에서 패스트푸드나 단 음식을 찾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결과를 발표하며 식단의 질 개선 효과를 강조했다.

 


의외의 다이어트 간식으로 꼽히는 것은 기름기 없이 공기로 튀긴 무염 팝콘이다. 팝콘은 통곡물로 만들어져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세 컵 분량을 먹어도 열량이 100kcal 수준에 불과해 입이 심심할 때 최고의 대안이 된다. 토론토대학교의 비교 연구에 따르면 저지방 팝콘은 감자칩보다 훨씬 적은 칼로리로도 더 큰 포만감을 선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중에 판매되는 버터나 설탕이 가미된 제품은 다이어트 효과를 망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에너지가 급격히 떨어지는 오후 시간대에는 통곡물 크래커와 치즈 한 조각이 훌륭한 연료가 된다. 복합 탄수화물인 통곡물이 서서히 에너지를 공급하고 치즈의 단백질이 이를 뒷받침해 영양 균형을 맞춘다. 유제품 섭취가 어렵다면 치즈 대신 견과류 버터를 활용해도 무방하다. 이처럼 똑똑하게 고른 간식은 다이어트를 고통스러운 인내가 아닌, 즐겁고 활기찬 생활 습관으로 바꾸어주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