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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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vs 김영훈, 국무회의서 노란봉투법 충돌

 노란봉투법의 적용 범위를 둘러싼 정부 내 파열음이 심상치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명백한 사례들을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명시하라고 고용노동부에 다시 한번 강력히 주문했다. 이는 법률이 정한 쟁의 범위를 행정부가 어디까지 구체화할 수 있느냐는 해법을 놓고 대통령실과 주무 부처인 노동부 사이의 시각차가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이다. 대통령은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실무 부처는 상위법의 위임 없이 하위 법령을 개정하는 것에 대한 법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대통령의 지시는 지난달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은 노동쟁의의 경계가 모호해 산업 현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동부가 기존에 고수해온 '해석지침 보완' 방식에 대해 이는 단순한 의견일 뿐 법적 구속력을 갖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행정부가 입법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법률 시행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정하는 고유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국무회의 석상에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법리적 한계를 직접 언급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노란봉투법 본문에 시행령으로 위임한다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쟁의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을 경우, 향후 법적 분쟁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법률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라면 위임 규정이 없더라도 행정 입법이 가능하다며 정면으로 맞섰다. 결국 장관이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해 추가 검토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노동부의 정책 방향은 급격한 선회를 맞이하게 됐다.

 

논란의 핵심은 노란봉투법에 새롭게 포함된 '사업경영상 결정'이라는 문구다. 개정안은 노동쟁의의 범위를 근로조건뿐만 아니라 경영상의 판단까지 넓혀 놓았는데,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사업 재편이 어느 선까지 쟁의 대상이 되는지가 노사 간의 최대 쟁점이다.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쟁의 불가능 사안을 열거하게 되면, 이는 사실상 법이 허용한 노동권을 행정부가 임의로 축소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영계는 명확한 기준 마련을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법적 근거가 약한 시행령은 언제든 사법부의 판단에 의해 뒤집힐 위험을 안고 있다.

 


노동계는 이번 사태를 정부의 '월권행위'이자 '재계 편들기'로 규정하고 총력 투쟁을 선포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국회가 통과시킨 법률의 취지를 시행령으로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위법 소지가 다분한 시행령을 밀어붙여 놓고 나중에 법원에서 다투라는 식의 태도는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노동계는 이번 조치가 강행될 경우 대규모 집회와 파업을 통해 강력히 저항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대통령의 지시를 반영하기 위해 시행령 개정의 법적 실효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행정해석을 넘어 법령에 쟁의 제외 대상을 명시하는 방안이 검토 대상에 오르면서, 향후 입법부와의 충돌도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가 마련할 시행령의 내용이 법률이 허용한 쟁의의 경계를 어디에 긋느냐에 따라 노사관계의 향방은 물론, 현 정부의 노동 정책 전체에 대한 평가가 갈릴 전망이다. 법치주의와 행정 편의주의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산업 현장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실학자 정약용, 이번엔 로봇·패션쇼로 돌아왔다

다. 올해 40회를 맞은 다산정약용문화제는 전통 인물 축제의 틀을 넘어, 과거의 지혜를 오늘의 놀이와 기술로 체험하는 방식으로 관람객을 맞는다.남양주시는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조안면 정약용유적지와 다산생태공원 일대에서 ‘제40회 다산정약용문화제’를 연다. 주제는 ‘시대를 설계한 정약용, 오늘을 혁신하다’다. 조선 후기 대표 실학자인 정약용의 실사구시 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이번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험’이다. 정약용을 기리는 의례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아이와 부모가 함께 움직이고 만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전면에 배치됐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정약용 로봇창작대회’에서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볼 수 있다. 실용을 중시했던 다산의 정신을 오늘날의 창작 활동과 연결한 프로그램이다.‘정약용 미래공방’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만날 수 있다. 다산이 살던 시대의 혁신이 수원화성, 거중기, 행정 개혁이었다면, 오늘의 혁신은 AI와 로봇이라는 점에 착안한 구성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실학의 가치를 미래 기술 체험으로 풀어낸다.정약용유적지는 하나의 야외 미션 공간이 된다. 보물찾기 프로그램 ‘다산의 마지막 제자’는 방문객이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단서를 찾고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사 공간을 조용히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걷고 찾고 해결하면서 정약용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반대로 속도를 늦추는 프로그램도 있다. ‘디지털 디톡스 유배체험’은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에서 잠시 벗어나 사색의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강진 유배 시절 수많은 저술을 남긴 정약용의 시간을 현대인의 쉼과 연결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다산생태공원의 가을 풍경 속에서 생각을 정리해보는 경험이 될 수 있다.전통문화 프로그램도 빠지지 않는다. 한복 체험, 전통놀이, 문예대회, 어린이 퀴즈 프로그램 ‘도전! 장원급제’가 축제장을 채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헌화와 헌다례도 마련돼 문화제 본연의 의미를 살린다.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뉘어 있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머물기 좋은 구성이 됐다.40주년을 기념한 무대도 축제의 관전 포인트다. 남양주시는 시민 참여를 늘리기 위해 개막식 시간을 오후 3시로 옮겼다. 첫날인 17일에는 헌다례와 개막식에 이어 뮤지컬 ‘다산, 물 위의 별’ 갈라쇼가 펼쳐진다. 정약용의 삶을 음악과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관람객에게 색다른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이상봉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기념 패션쇼도 열린다. 이번 패션쇼는 정약용의 혁신 정신과 한국적 미감을 결합한 무대로 꾸며진다. 실학자의 이름을 내건 축제에서 패션쇼가 열린다는 점은 낯설지만, 바로 그 낯섦이 올해 문화제가 지향하는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다. 전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해석하겠다는 의도다.둘째 날인 18일에는 음악으로 축제의 분위기가 이어진다. 어반자카파, HYNN 박혜원, 억스가 출연하는 기념 콘서트가 오후에 열린다. 가을 정취가 깊어지는 다산생태공원에서 열리는 공연인 만큼, 축제의 마지막을 여유롭게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관심이 예상된다.행사장 곳곳에는 거리공연과 버스킹이 마련된다.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팜마켓도 함께 운영돼 남양주의 먹거리와 농산물을 만날 수 있다. 축제장을 걷다가 공연을 보고, 체험에 참여하고, 지역 농산물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하루 일정을 채울 수 있다.방문객을 위한 교통편도 준비된다. 남양주시는 운길산역과 조안면 체육공원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프로그램별 일정과 공연 시간, 셔틀버스 운행 정보는 다산정약용문화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남양주시 관계자는 “40회를 맞은 이번 문화제가 정약용 선생의 정신을 되새기고,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가족, 친구와 함께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을 즐기며 가을의 여유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