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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 손 뗐다" 슈퍼크루즈가 바꾼 장거리

 국내 도로 위에서 마주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존재감만으로도 주변을 압도한다. 전장이 5.7m를 넘어서고 공차중량이 4.2톤에 육박하는 이 거구는 승합차인 스타렉스조차 작아 보이게 만드는 위용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 차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거대한 덩치에 있지 않다. 직접 운전대를 잡고 도심과 고속도로를 누벼보면, 운전자가 차의 무게와 크기를 거의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설계된 첨단 기술의 집약체임을 깨닫게 된다. 웅장한 외관 속에 감춰진 부드러운 주행 질감은 대형 SUV에 대한 고정관념을 단번에 깨뜨린다.

 

도로 주행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거구답지 않은 민첩함과 안정성이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4.0 시스템이 초당 1000번씩 노면을 읽어내며 댐퍼의 강도를 조절하고, 에어 서스펜션이 충격을 흡수해 비포장도로에서도 안락한 승차감을 유지한다. 특히 뒷바퀴가 최대 10도까지 꺾이는 사륜 조향 시스템은 좁은 골목이나 주차장에서 5.7m의 차체를 중형 세단처럼 다룰 수 있게 돕는다. 고속 주행 시에도 차체가 휘청거리지 않고 노면을 묵직하게 누르며 달리는 감각은 운전자에게 깊은 신뢰를 준다.

 


장거리 주행의 피로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슈퍼크루즈' 기능은 에스컬레이드 IQ의 핵심 병기다. 국내 주요 고속도로에서 활성화되는 이 핸즈프리 보조 시스템은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기만 하면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도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한다.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고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솜씨는 숙련된 운전자의 실력을 방불케 한다. 미세한 조향 부담에서 해방되는 것만으로도 장거리 이동 후의 피로도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압도적인 실내 공간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1열부터 3열까지 모든 좌석이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며, 특히 2열의 독립식 시트는 후석 디스플레이와 결합해 이동하는 영화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3열 역시 성인이 탑승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7인승 SUV로서의 실용성을 충분히 갖췄다. 또한 스마트폰 앱을 통해 탑승 전 미리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공조 시스템은 무더운 여름철 전기차만의 쾌적한 사용자 경험을 선사한다.

 


적재 능력은 '광활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다. 3열 시트를 접는 것만으로도 2000리터에 육박하는 공간이 확보되며, 2열까지 모두 눕히면 3374리터라는 기록적인 용량을 자랑한다. 이는 웬만한 소형 이삿짐까지 실을 수 있는 수준으로, 차박이나 대규모 캠핑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최상의 선택지가 된다. 차량 전면의 e-트렁크 역시 별도의 수납공간을 제공해 실용성을 더했다. 205kWh의 대용량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739km를 달릴 수 있는 넉넉한 주행 거리를 제공해 충전에 대한 압박을 덜어준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단순히 크기만 키운 전기차가 아니라, 그 거대함을 누구나 편안하게 누릴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럭셔리 모빌리티다. 사각지대를 없애주는 고화질 카메라 시스템과 디지털 룸미러는 도심 주행의 부담을 지워주고, 750마력의 강력한 출력은 4톤의 무게를 잊게 만드는 가속력을 선사한다. 2억 7757만 원이라는 가격표는 이 차가 제공하는 압도적인 공간감과 첨단 기술의 가치를 대변한다. 거대한 크기를 가장 편안하게 다스리는 법을 아는 이들에게 에스컬레이드 IQ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