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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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AI 도입에도 해고 0명 비결은?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진화로 인해 콜센터 상담원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가구 기업 이케아가 보여준 행보가 노동 시장의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케아는 AI 챗봇 '빌리'를 도입해 단순 문의 업무의 절반을 자동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해고도 단행하지 않았다. 대신 회사는 일감이 줄어든 8,500명의 상담원을 고부가가치 서비스 인력으로 전환하는 과감한 실험을 선택했다.

 

이케아를 운영하는 잉카그룹은 상담원들이 수년간 쌓아온 고객 응대 노하우를 버리는 대신, 여기에 전문적인 인테리어 설계 역량을 덧입혔다. 기존의 콜센터 직원들은 재교육 과정을 거쳐 '원격 인테리어 디자인 어드바이저'라는 새로운 직군으로 거듭났다. 이는 기술이 인간의 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더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활용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회사가 이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데이터에 기반한 치밀한 분석이 있었다. 챗봇이 해결하지 못한 나머지 절반의 고객 요구를 살펴본 결과, 단순한 제품 정보 확인이 아닌 공간 배치나 스타일링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 수요가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케아는 이를 놓치지 않고 원격 상담이라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으며, 재배치된 직원들은 2022년 한 해에만 약 2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기업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스웨덴 특유의 강력한 고용 안전망 시스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스웨덴은 2022년 고용보호법 개정을 통해 노동자가 새로운 기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전직 학습 지원금' 제도를 강화했다. 해고된 이들은 물론 재직자들까지도 새로운 역량을 배우고자 할 때 국가가 기존 임금의 최대 80%를 1년 가까이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이는 개인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 없이 직업 전환을 시도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특히 재직자들이 교육을 받을 때 회사의 허락을 구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스웨덴 노동 제도의 유연성을 잘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해고를 어렵게 만드는 규제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노동자가 언제든 다른 직장으로 옮겨갈 수 있는 실질적인 능력을 갖추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은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고, 노동자는 교육을 통해 고용 경쟁력을 유지하는 상생의 구조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결과다.

 

국내 전문가들은 AI가 노동 시장의 질서를 재편하는 현시점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도 이와 같은 유연한 대응 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술 도입에 따른 일시적인 고용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재훈련 의지와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결합된 통합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AI 전환기를 위기가 아닌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선 민둥산 돌리네, 세계가 반한 '디자인 미학'

최근 자연의 아름다움에 현대적인 디자인 감각을 더하며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 중이다. 특히 강원디자인진흥원과 정선군이 협력해 추진한 ‘민둥산 장소 브랜딩 및 명소화 사업’이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에서 사업 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이번 수상은 공공디자인을 통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 우수 사례를 발굴하는 정부 시상의 결과다. 정선군과 진흥원은 지난 2024년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민둥산이 가진 고유한 자연 자산을 브랜드화하기 위해 3년에 걸쳐 단계적인 고도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단순히 시설을 보수하는 차원을 넘어 브랜드 구축부터 공간 안내 체계, 콘텐츠 개발까지 통합적인 디자인 전략을 적용한 것이 이번 수상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민둥산은 은빛 억새 물결로 유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낸 ‘돌리네’ 연못과 붉은 토양 등 독특한 지질학적 가치가 숨어 있다. 디자인 팀은 이러한 자연환경을 디자인 자원으로 재해석하여 산의 능선과 자연 패턴을 활용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했다. 이를 통해 공간과 시설물, 콘텐츠 전반에 일관된 이미지를 부여함으로써 방문객들에게 민둥산만의 독보적인 장소성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핵심 디자인 언어로 설정된 ‘자연의 겹(Layers of Nature)’은 민둥산의 지형적 특성을 시각화한 결과물이다. 랜드마크와 안내 시설물 등에 적용된 이 개념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과 동화되는 코르텐강 소재를 활용해 경관과의 조화를 극대화했다. 인공적인 시설물이 자연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풍경의 일부가 되도록 설계한 공공디자인의 미학은 민둥산을 찾는 산행객들에게 정겨운 인사와 함께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사업 추진 이후 민둥산에 대한 온라인 검색량과 외지 방문객 수는 눈에 띄게 증가하며 관광 활성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는 지역의 고유 자원을 디자인이라는 도구를 통해 경쟁력 있는 관광 자산으로 전환한 지속 가능한 브랜딩 모델의 승리라 할 수 있다. 단순한 산행 코스를 넘어 산촌의 라이프스타일과 인문학적 가치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민둥산은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관광객들의 시선까지 사로잡고 있다.진재한 강원디자인진흥원장은 이번 수상이 정선군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 자원의 가치를 한 단계 격상시킨 성공적 모델임을 강조했다. 향후 강원특별자치도 내의 다양한 자연 및 문화 자원에 수준 높은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접목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도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디자인의 힘으로 재탄생한 민둥산의 은빛 억새와 푸른 돌리네는 올가을 더욱 빛나는 모습으로 전 세계 여행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