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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공연 다 잡았다, 인제 별빛야시장 개막

 백두대간의 서늘한 기운이 한여름의 열기를 식혀주는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이 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축제를 준비했다. 인제군은 새로운 도시 슬로건인 ‘신나는 인제’를 널리 알리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오는 21일부터 ‘2026 인제 별빛야시장’의 막을 올린다. 이번 행사는 지난 2월 강원특별자치도의 주말야시장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되며 기획된 것으로, 주민과 여행객 모두가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이 될 전망이다.

 

별빛야시장은 8월 21일 개막을 시작으로 9월 19일까지 총 5주 동안 운영된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해가 저무는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인제전통시장 광장 일대는 화려한 조명과 맛있는 냄새로 가득 차게 된다. 인제군은 이번 야시장을 통해 전통시장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를 넘어, 밤의 정취를 즐기며 문화를 향유하는 복합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야시장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먹거리 부문은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였다.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이동식 매대들이 인제의 향토 음식을 재해석한 메뉴부터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을 퓨전 창작 요리, 그리고 이국적인 풍미의 글로벌 음식까지 다채로운 다이닝 메뉴를 선보인다. 특히 과거 인제와 신남 지역에서 군 생활을 했던 예비군 가장들에게는 추억의 맛과 새로운 미식 경험을 동시에 선사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에 그치지 않도록 풍성한 볼거리도 마련했다. 축제 기간 내내 광장 중앙 무대에서는 라이브 문화 공연이 펼쳐지며,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해 끼를 발산하는 ‘별빛노래자랑’과 다양한 현장 이벤트가 흥을 돋운다. 개장 첫 주와 마지막 주에는 지역 예술가들의 손길이 닿은 수공예품과 아기자기한 생활 잡화를 만날 수 있는 프리마켓이 함께 열려 시장을 찾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인제군과 상인회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야시장이 열리는 동안 소방, 전기, 가스 시설에 대한 상시 점검 체계를 가동하고, 여름철 식중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이동식 매대의 위생 매뉴얼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방문객들이 안심하고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이번 행사의 최우선 과제다.

 

이번 별빛야시장은 침체된 골목상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관광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제군은 풍성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여름밤의 추억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다. 강원도의 맑은 공기 아래 펼쳐지는 별빛 아래 축제는 지역의 새로운 야간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며 인제의 매력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