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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에 축구팬 ‘폭발’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과거 외국인 심판 접대 의혹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한국 축구 행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국가대표 경기 기간 심판을 상대로 부적절한 유흥 접대가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오자, 팬들은 “공정성을 책임져야 할 협회가 오히려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JTBC는 6일 ‘뉴스룸’에서 대한축구협회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가대표팀 경기와 올림픽 예선 일정 중 외국인 심판들에게 성접대성 유흥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접대는 2011년 3월 온두라스와의 A매치부터 2012년 3월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경기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접대 대상자는 외국인 심판과 관계자 등 20명가량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비용은 협회 법인카드로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유흥 관련 지출 규모는 수백만 원대에 달했다. 축구 국가대표 경기 운영과 관련된 공식 업무 과정에서 협회 자금이 유흥 접대에 사용됐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협회가 공공성과 책임성을 요구받는 체육단체라는 점에서 단순한 회계 부정이나 과거 관행으로 넘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협회 심판부 관계자의 해명도 비판을 키웠다. 보도에서 이 관계자는 외국인 심판들이 마사지 등을 요구했고, 당시에는 그런 접대가 관행처럼 이뤄졌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한국에 유리한 판정을 기대했다는 취지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접대가 경기 판정의 공정성과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심판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 자체가 국제 경기 운영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해당 의혹은 새롭게 발견된 내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과정에서 관련 사실이 확인됐지만,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15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다. 이 때문에 “왜 당시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는지”, “감사 이후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축구 팬들의 분노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팬들은 접대를 받은 심판 명단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는 이번 사안을 한국 축구 행정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보고, 협회 운영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경찰 압수수색을 받는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이번 보도까지 나오며 협회를 향한 신뢰는 더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과거의 일이라는 설명만으로는 여론을 설득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확인,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없이는 한국 축구 행정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