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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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 밤야구 강행..관중 쓰러진 KBO 매뉴얼

.폭염 속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진행되던 중 관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KBO가 최근 폭염에 따른 경기 취소 기준을 새로 마련했지만, 시행 첫날부터 실제 현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 경기에서 9회초 시작을 앞두고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1루 관중석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서 심판진은 그라운드에 나와 있던 선수들을 모두 더그아웃으로 들여보냈다. 경기장에서는 앞서 8회말부터 응원단이 응원을 멈추고 관중석 한쪽을 바라보는 등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

 

쓰러진 관중은 20대 남성으로 파악됐다. 그는 갑자기 의식을 잃고 계단 쪽으로 넘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안전 요원들은 곧바로 출동해 상태를 확인했고, 119 신고와 함께 응급 처치를 진행했다. 구단 측은 기도 확보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뒤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했다. 다행히 신속한 조치로 더 큰 사고는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SSG 관계자는 “환자는 많은 땀을 흘리고 있었고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며 “온열 질환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천은 경기 전부터 무더위가 심했다. SSG랜더스필드가 있는 문학동 일대는 낮 최고 기온이 37도까지 올랐다. 경기 시작 시각인 오후 6시30분에도 기온은 35도를 웃돌았다. 일반적으로 저녁 시간이 되면 기온이 다소 내려가지만 이날 인천은 밤까지 열기가 가라앉지 않았다. 관중석과 그라운드 모두 고온다습한 환경에 놓였다.

 

KBO는 최근 폭염으로 인한 경기 취소 세칙을 정비했다. 지난 주말 일부 지역에서 경기 취소 여부를 놓고 혼선이 빚어진 뒤, 현장 판단의 기준을 통일하기 위한 조치였다. 새 세칙은 ‘폭염 중대 경보’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폭염 중대 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지고, 다음 날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일 최고 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날 이 기준에 따라 잠실과 광주 경기는 취소됐다. 그러나 인천은 폭염 중대 경보 조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낮 최고 기온이 37도까지 올랐지만 기준에는 미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인천 경기는 예정대로 열렸다.

 

문제는 실제 경기 시간대의 상황이었다. 인천은 경기 시작 무렵에도 35도 안팎의 더위가 이어졌고, 경기 후반에도 열기가 쉽게 빠지지 않았다. 반면 폭염 중대 경보로 취소된 광주는 소나기 영향으로 오후 6시 기온이 28도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상 판단은 가능했지만, 실제 체감 환경과는 차이가 컸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현장에서도 우려가 컸다. 이날 경기에 나선 한 선수는 “습도와 더위가 너무 심해 경기 중 쓰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정도 날씨라면 지연이 아니라 취소가 맞다”고 말했다. 그는 “큰 사고가 난 뒤에야 기준을 고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KBO가 폭염 기준을 마련한 취지는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경기 취소 여부가 구장마다 다르게 판단되면 형평성 논란과 일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획일적인 수치 기준만으로는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

 

야구계에서는 폭염 중대 경보 발령 여부뿐 아니라 경기 시작 시간대와 종료 예상 시간대의 기온, 습도, 체감온도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야간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상황에서는 별도의 취소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장 감독관에게 기상 상황과 관중 안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경기 취소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더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구단의 대응 방식도 보완이 필요하다. 폭염이 심한 날에는 응원 강도를 낮추고, 관중에게 수분 섭취와 휴식을 반복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장시간 응원을 이끄는 응원단장과 치어리더 등 현장 인력에 대한 보호 조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이번 사고는 다행히 신속한 응급 처치로 최악의 상황을 피했지만, 야구장의 폭염 대응 체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경고로 남았다. KBO의 폭염 매뉴얼이 실제 현장의 위험도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해외여행 새 코스 된 ‘현지 장보기’

이 확산하는 모습이다.최근 여행업계에서는 이를 ‘식료품점 관광’으로 부른다. 해외 슈퍼마켓을 단순한 장보기 공간이 아니라 여행 코스의 하나로 즐기는 방식이다. 현지인들이 자주 먹는 간식, 음료, 조미료, 즉석식품 등을 직접 고르고 맛보며 여행지의 생활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다.영국 BBC는 글로벌 호텔 기업 힐튼의 ‘2026년 트렌드 보고서’를 인용해 여행객 10명 중 7명 이상이 해외 식료품점 방문을 즐긴다고 전했다. 미국 여행 전문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도 ‘식료품점 관광’을 2026년 주목할 여행 트렌드로 꼽았다. 마트 방문이 더 이상 여행 중 남는 시간에 들르는 일정이 아니라, 목적지에서 해봐야 할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이 같은 흐름은 업계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핀란드의 대형 식료품 체인 K-슈퍼마켓은 자사 매장을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 관광 명소로 등록했다. 일부 매장은 옥상 벌통에서 직접 생산한 꿀을 판매하거나, 지역 특색을 살린 수제 맥주 라인업으로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평범한 장보기 공간이 지역성과 체험 요소를 갖춘 관광 콘텐츠로 변신한 셈이다.여행객들이 해외 마트에서 찾는 것은 거창한 상품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달걀 샌드위치, 스페인에서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미국에서는 트레이더 조의 시즈닝처럼 현지에서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먹거리가 인기다. 저렴하지만 개성이 뚜렷하고, 여행 후에도 기억에 남는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특히 젊은 세대는 SNS를 통해 현지 먹거리 탐색을 여행의 핵심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해외 편의점 간식, 마트 추천템, 길거리 노점 음식 등을 소개하는 짧은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스낵패킹’이라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스낵패킹은 여행지에서 현지 간식과 음료를 찾아다니고, 이를 먹어보거나 챙겨 오는 방식의 여행 소비를 뜻한다.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2026 글로벌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도 이런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MZ세대의 대다수는 현지 음식 체험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여긴다고 답했다. 현지 간식을 찾는 장소로는 길거리 노점, 빵집, 슈퍼마켓 등이 많이 꼽혔다. 유명 레스토랑 예약보다 현지인이 자주 가는 생활 공간을 찾아가는 데 더 큰 흥미를 느끼는 여행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 편의점은 이미 하나의 체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바나나우유, 컵라면, 삼각김밥, 얼음컵 음료 조합 등은 SNS에서 자주 소개되는 인기 콘텐츠다. 바나나우유와 파우치형 커피를 얼음컵에 섞어 마시는 이른바 ‘뚱바라떼’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시도해볼 만한 편의점 메뉴로 공유되고 있다.현지 슈퍼마켓 관광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비용 부담이 낮으면서도 여행지의 특징을 쉽게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 식당이나 유명 관광지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마트나 편의점은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다. 진열된 과자, 조미료, 즉석식품, 음료만 봐도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떤 맛을 좋아하고 어떤 방식으로 식생활을 즐기는지 엿볼 수 있다.소비자 심리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익숙하지만 낯선 경험’으로 설명한다. 장바구니를 들고 물건을 고르고 계산대에 서는 과정은 어느 나라에서나 익숙하다. 하지만 진열대에 놓인 상품, 포장 디자인, 식재료 조합, 가격표는 모두 다르다. 익숙한 행동 속에서 낯선 문화를 발견하는 재미가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것이다.다만 마트와 편의점이 관광지화되면서 부작용도 나타난다. 일본 가와구치코의 한 로손 편의점은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사진 명소로 알려지며 관광객이 몰렸다. 편의점 지붕 위로 후지산이 보이는 구도가 SNS에서 퍼지면서 방문객이 급증했고, 인근 교통 혼잡과 무단 촬영 문제가 이어졌다. 결국 당국은 경비원과 교통 통제 인력을 배치했고, 사진 촬영을 막기 위한 대형 가림막까지 설치했다.전문가들은 현지 슈퍼마켓 관광이 여행의 새로운 즐거움이 될 수 있지만, 그 공간이 지역 주민의 일상 공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사진 촬영이나 대량 구매, 통행 방해 등으로 현지 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해외여행의 기준은 달라지고 있다. 유명 명소를 찍고 돌아오는 여행에서, 현지의 작은 일상을 맛보고 기록하는 여행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그 변화의 가장 가까운 현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