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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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 잡는 참나물… 혈관 건강 도움

 산에서 채취하는 나물 가운데 은은한 향과 독특한 풍미로 으뜸이라 불리는 참나물이 건강식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생채로 쌈을 싸 먹거나 양념에 무쳐 먹는 것은 물론, 부침개나 물김치 등 다채로운 요리에 쓰이며 식탁 위 건강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열량이 낮으면서도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혈당이나 체중, 지질대사 관리에 이로운 식재료로 평가받는다.

 

참나물은 이상지질혈증을 예방하고 혈관을 청정하게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실린 동물실험 연구에 따르면, 고콜레스테롤 식이와 함께 참나물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총콜레스테롤과 악성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반면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 함량은 증가하여 지방간과 혈관 질환 예방 가능성을 입증했다.

 


100g당 열량이 20㎉ 수준에 불과해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손색이 없다. 풍부하게 들어있는 베타카로틴 성분은 눈 건강을 보호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데 이로우며, 아르기닌과 아스파르트산 같은 아미노산은 뇌 신경 활성화에 기여한다. 아울러 높은 식이섬유 함량으로 장 운동을 촉진하고, 육류 섭취로 산성화된 체질을 중화해주는 알칼리성 특성도 지닌다.

 

우리가 흔히 시중에서 접하는 개량종 참나물은 식물학적 분류상 파드득나물에 해당한다. 줄기에 보랏빛이 도는 자생종 야생 참나물은 수확량이 적어 봄철 재래시장이나 시골 장터 등에서 제한적으로 유통된다. 현재 하우스 시설 재배를 통해 사계절 내내 식탁에 오르는 품종은 수확량이 많고 맛과 모양이 유사한 파드득나물 개량종이 주를 이룬다.

 


좋은 참나물을 고르기 위해서는 잎의 크기가 고르고 줄기가 곧으며 진한 푸른빛이 선명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말린 상태로 판매되는 묵나물은 이물질 혼입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데쳐서 사용할 때는 소금을 약간 넣은 끓는 물에 질긴 줄기 부분을 10초가량 먼저 담근 후 잎을 넣어 살짝 데쳐내는 것이 노하우다.

 

데쳐낸 나물은 즉시 찬물에 헹궈내야 고유의 푸른 엽록소가 빠져나가지 않고 아삭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수확의 계절을 맞아 제철 나물 고유의 영양을 살린 알뜰한 조리법으로 건강한 식단을 꾸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