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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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행정수도 완성 속도전…이재명 "인프라 총력"

 이재명 대통령이 공직사회의 적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엄격한 징계라는 양면 전략을 제시했다.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이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욕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다 발생한 시행착오나 실패에 대해서는 감사와 문책을 과감히 배제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하며, 공직자들의 자발적인 실천을 독려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의 성과가 곧 국가의 미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동력이라고 규정했다. 대다수의 공직자가 충직하게 봉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무책임이나 권한 남용이 조직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잘하는 공직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제공하고, 잘못된 부분은 엄정하게 징계하는 명확한 원칙이 서야만 조직 본연의 역할인 국민 헌신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적극 행정에 대한 면책 범위도 구체화했다. 이 대통령은 단순히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묻는다면 어느 누구도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업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성실하고 유능한 공직자들이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할 것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부했다. 이는 관료 조직 특유의 보신주의를 타파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된다.

 

다만 옥석 가리기는 더욱 철저해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실패에 관대한 대신, 무능하거나 부조리에 연루된 경우, 그리고 부정부패와 무책임한 업무 수행에 대해서는 타협 없는 문책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깨끗하고 유능한 공직자가 자부심을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부패한 소수를 걸러내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핵심 책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완성하겠다는 로드맵도 재확인됐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 속도를 내어 임기 내에 반드시 '세종 집무실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국무회의를 세종에서 개최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관련 인프라 정비에 총력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단순한 기관 이전을 넘어 국가 균형 발전의 상징적 거점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민생과 미래 전략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반도체와 AI 등 3대 메가 프로젝트를 포함해 우주항공과 첨단 바이오 등 미래 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지속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점검하고, 고시원이나 비닐하우스 등 취약한 주거 환경에 거주하는 국민들을 위한 근본적인 개선 작업을 서두르라고 지시하며 국무회의를 마무리했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