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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맞춘 복날 수요, 누룽지 삼계탕 매출 24% 껑충

 기록적인 폭염이 한반도를 덮친 2026년 여름, 삼복 기간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며 외식업계가 유례없는 특수를 누렸다. 초복부터 말복까지 이어진 불볕더위 속에 기력을 보충하려는 수요가 치킨과 삼계탕 등 전통적인 보양 메뉴로 쏠린 결과다. 특히 배달 문화의 정착과 더불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치킨 브랜드들의 주문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복날 풍경을 바꾸고 있다.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는 올해 초복 당일 주문량이 평소보다 150% 이상 급증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중복과 말복에도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며 복날의 강자임을 입증했다. 소비자들은 주로 뿌링클이나 후라이드 같은 스테디셀러 메뉴를 선택하며 무더위를 이겨내는 모습이었다. 노랑통닭 역시 초복에만 판매량이 200% 넘게 폭등하는 등 치킨이 삼계탕을 잇는 새로운 국민 보양식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줬다.

 


전통적인 보양식인 삼계탕과 갈비탕의 인기도 여전했다. 한우 다이닝 브랜드 창고43은 들깨 갈비탕과 차돌박이 밀쌈 등 여름 특화 메뉴의 판매량이 전월 대비 절반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시원한 물회나 숙성 채끝 구이 등 고급스러운 보양 메뉴를 찾는 발길도 이어졌다. 이는 단순히 열을 열로 다스리는 이열치열 방식을 넘어, 개인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여름철 건강을 챙기려는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 외식 기업들의 여름 시즌 메뉴도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큰맘할매순대국은 누룽지 녹두 삼계탕과 초계 찰면 등 계절 한정 메뉴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고 밝혔다. 한촌설렁탕 역시 누룽지반계탕의 판매량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으며, 특히 매장을 직접 방문해 식사하는 고객 비중이 30% 넘게 증가하며 현장에서 보양식을 즐기려는 수요가 여전히 강력함을 증명했다.

 


주목할 점은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업계의 스마트한 전략이다. 일부 브랜드는 과거 판매 데이터와 기상 정보, 계절적 특성을 분석해 향후 매출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발주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복날 당일 발생할 수 있는 식재료 부족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고, 고객들에게 안정적으로 메뉴를 공급할 수 있었다.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경영이 외식업계의 복날 전쟁에서 승기를 잡는 핵심 경쟁력이 된 셈이다.

 

올해 삼복 특수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서도 '건강'과 '식도락'에는 지갑을 여는 소비 심리를 명확히 보여줬다. 외식업계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여름을 겨냥한 더욱 다양하고 차별화된 보양 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폭염이 일상화된 기후 위기 시대에 보양식 시장은 단순한 계절 특수를 넘어 외식업계의 연간 실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