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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제조업 비용 압박…‘주 35시간’ 흔들리나

독일 제조업계에서 근로시간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고 생산 기반이 흔들리자, 일부 기업 경영진이 현행 주 35시간 근무제를 주 40시간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단순하다. 같은 임금으로 더 오래 일하면 시간당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기업들의 계산이다. 독일 제조업은 오랜 기간 높은 임금과 짧은 근로시간에도 숙련 노동력과 기술력, 품질 경쟁력으로 버텨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와 공구 제조업체 스틸 등 독일 주요 제조기업 인사들은 임금 인상 없이 주당 근무시간을 40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마르틴 브루더뮐러 메르세데스-벤츠 감독이사회 의장은 독일의 노동비용이 국제적으로 지나치게 높아졌고, 경쟁국과 비교한 생산성 우위도 줄었다고 지적했다.

 

독일 제조업의 시간당 노동비용은 49.5유로, 한화로 약 7만8000원에 이른다. 유럽연합 평균인 33.7유로보다 절반 가까이 높고, 헝가리의 15.6유로와 비교하면 3배 이상이다. 노동자 한 명을 고용해 제품을 만드는 비용이 주변 경쟁국보다 훨씬 비싼 셈이다.

 

문제는 높은 비용을 상쇄해주던 생산성 격차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독일 근로자의 생산성은 여전히 동유럽 국가들보다 높지만, 임금과 부대비용이 생산성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기업이 체감하는 부담은 커지고 있다. 단위노동비용이 상승하면 같은 제품을 생산해도 독일 공장의 원가가 더 높아진다.

 

제조업 침체도 논쟁을 키우고 있다. 독일 산업생산은 2017년 말 정점을 찍은 뒤 15% 넘게 줄었다. 자동차, 기계, 화학 등 독일 경제를 떠받쳐온 주력 산업들이 동시에 압박을 받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 중국 기업의 추격,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전기차 전환 비용이 한꺼번에 겹쳤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변화는 독일 제조업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내연기관 기술에서 강점을 보였던 독일 기업들은 전기차와 배터리, 소프트웨어 중심의 경쟁 구도에서 중국과 미국 업체의 공세를 받고 있다. 생산비가 높은 독일 내 공장보다 비용이 낮은 해외 생산기지의 매력이 커지는 상황이다.

 

고용 시장에도 이미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 제조업 종사자는 약 650만명으로 추산되지만, 매달 1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생산 감소 속도에 비해 고용 조정은 상대적으로 느려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더 커졌다는 주장도 있다.

 

과거 독일은 높은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 경쟁력을 유지했다. 안정적인 정치 환경, 잘 갖춰진 인프라, 숙련된 노동자, 부품·소재·완성품 기업이 모여 있는 산업 생태계가 강점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제조업 경쟁이 비용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이런 장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독일과 일부 경쟁국의 노동비용 차이가 3~4배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격차가 이어질 경우 독일 제조업 고용이 500만명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거나 자동화를 확대하면 국내 일자리 축소는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 35시간 근무제는 독일 노동계가 오랜 투쟁 끝에 얻어낸 상징적 제도다. 1980년대 서독 금속노동자들의 대규모 파업을 계기로 도입 논의가 시작됐고, 이후 10년 가까운 협상을 거쳐 정착했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를 나누자는 사회적 합의가 바탕이었다.

 

하지만 지금 경영계는 당시와 경제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본다. 세계화와 전기차 전환, 에너지 위기 속에서 독일 공장의 비용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임금을 올리지 않고 근로시간을 늘리면 시간당 인건비가 낮아지고, 독일 내 생산을 유지할 여지가 커진다는 논리다.

 

일부 경제학자들도 근로시간 확대가 경쟁력 회복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경기 침체기에 임시직을 줄이거나 조업시간을 조정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구조적 위기를 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생산성이 정체된 상태에서 비용만 오르면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결국 일자리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의 시각은 정반대다. 주 40시간제 복귀는 노동자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방식이며, 제조업 위기의 책임을 임금과 근로시간 문제로 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특히 같은 임금에 노동시간만 늘어나면 사실상 임금 삭감과 다르지 않다는 반발이 크다.

 

노조는 근로시간을 늘리면 오히려 고용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존 노동자들이 더 오래 일하게 되면 기업은 적은 인원으로 같은 생산량을 맞출 수 있다. 이는 신규 채용 감소와 구조조정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기업들이 이미 경기 상황에 맞춰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노동계의 반박 근거다. 독일에는 조업 단축이나 탄력적 근무제 등 다양한 장치가 마련돼 있어, 일괄적으로 주 40시간제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논쟁이 곧바로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오는 노사협상에서 근로시간 문제가 공식 안건으로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주 35시간제는 독일 노동운동의 핵심 성과인 만큼 노동계가 쉽게 물러서기는 어렵다.

 

다만 제조업 위기가 길어질수록 논쟁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독일이 선택해야 할 문제는 단순히 5시간을 더 일할지 말지가 아니다. 높은 임금과 짧은 노동시간을 유지하면서도 제조업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는지, 아니면 노동시간과 비용 구조를 다시 손봐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던져지고 있다.

 

1400년 묵은 동래온천이 다시 뜨겁다

온천 명소를 넘어 치유와 휴식을 즐기는 도심형 온천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행정안전부는 부산 동래구 동래온천지구 일원을 온천도시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온천도시는 온천 관광과 관련 산업을 육성해 지역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이끌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앞서 충북 충주와 충남 아산, 경남 창녕이 온천도시로 지정됐으며, 동래온천은 전국 네 번째 사례가 됐다.동래온천은 삼국시대 신라 때부터 이용된 것으로 전해지는 유서 깊은 온천이다. 약 1400년의 역사를 품고 있으며, 부산을 대표하는 온천 명소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특히 최고 70.3℃에 이르는 고온의 실리카 온천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경남 창녕 부곡온천의 78℃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여행지로서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동래온천지구는 부산 지하철 1·3·4호선과 동해남부선 등 광역 교통망을 갖춘 도심형 온천지다. 부산 시민은 물론 외지 여행객도 대중교통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온천장과 숙박시설, 상업시설이 밀집해 있어 하루 일정은 물론 부산 여행 코스에 넣기에도 부담이 적다. 연간 이용객은 약 200만명에 달한다.이번 지정은 동래온천이 가진 온천 자원과 도심형 관광지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다. 행안부는 지난 8월 동래구가 제출한 온천도시 계획서를 바탕으로 현장 실사와 전문가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 과정에서 우수한 온천 자원, 편리한 접근성,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한 발전 전략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동래구는 앞으로 온천을 단순히 목욕하는 공간이 아니라 치유와 휴식, 체험이 결합된 여행 콘텐츠로 키울 계획이다. 금정산 국립공원 등 주변 관광자원과 온천을 연결하고, 복합 치유 거점인 ‘온천치유원’을 조성해 전문적인 수중 치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도심 속에서 온천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온천복합체험시설’도 마련한다.지역 상권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도 확대된다. ‘동래온천장’ 브랜드를 활용한 특화 상품을 개발하고, ‘동래 온천축제’를 열어 관광객 유입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온천을 즐긴 뒤 주변 음식점과 카페, 전통시장, 숙박시설로 발걸음이 이어지도록 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동래온천은 뜨거운 온천수와 오랜 역사, 도심 접근성을 모두 갖춘 부산의 대표 온천 여행지다. 이번 온천도시 지정으로 동래온천지구는 ‘잠깐 들르는 목욕 명소’에서 ‘머물며 쉬는 온천 관광지’로 한 단계 더 확장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