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연예

“몇백m라 괜찮을 줄” 이혁재 음주운전 입건

방송인 이혁재가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그는 집까지 거리가 멀지 않아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고 설명했지만, 현장 음주 측정 결과는 면허정지 수준으로 확인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9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이혁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혁재는 전날 밤 10시쯤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해양경찰청 앞 사거리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 신호 대기 중이던 오토바이를 추돌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현장에서 측정한 이혁재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 이상 0.08% 미만이었다. 이는 면허취소에는 미치지 않지만, 면허정지 처분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고 이후 이혁재는 언론을 통해 당시 상황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집 근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술을 1~2잔 마셨다고 밝혔다. 이후 집까지 남은 거리가 약 300~500m 정도였고, 대리운전을 부르기에는 애매하다고 판단해 직접 운전했다고 했다.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혁재는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던 중 휴대전화를 떨어뜨렸고, 이를 줍기 위해 몸을 숙였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차량이 앞으로 조금 움직였고, 앞에 있던 배달 오토바이를 미처 보지 못해 부딪혔다는 것이다.

 

결국 이혁재의 설명을 종합하면, 음주 후 짧은 거리를 이동하려다 신호 대기 중 부주의가 겹치면서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다행히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혁재는 사고 뒤 자신이 경찰에 신고했고 보험 처리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오토바이 운전자가 별도로 경찰에 신고했다는 내용도 전해져, 사고 신고 경위와 피해 정도 등은 경찰 조사를 통해 추가로 확인될 전망이다.

 

이번 사건에서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이혁재가 언급한 ‘300~500m’라는 거리다. 그는 대리운전을 부르기 애매한 거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음주운전 여부는 이동 거리와 무관하다. 짧은 거리라도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하면 사고 위험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온라인에서는 비판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음주운전 자체를 강하게 비판하며 방송인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과거 논란까지 다시 거론되며 여론은 싸늘한 분위기다.

경찰은 이혁재를 상대로 정확한 음주 경위와 사고 당시 상황을 조사할 예정이다. 사고 피해자 진술과 현장 상황, 차량 이동 경로 등을 확인한 뒤 구체적인 처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가까우니까 괜찮다”는 판단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보여준다.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는 순간, 목적지가 몇백 미터 앞이든 사고 가능성은 현실이 된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