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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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까지 비친 시스루…사발렌카는 “난 마음에 들어”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28·벨라루스)가 US오픈에서 선보인 파격적인 시스루 의상을 둘러싼 논란에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일부 팬들이 세계 정상급 선수의 경기복으로는 지나치게 과감하다고 지적했지만, 사발렌카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무슨 상관인가. 나는 이 옷이 좋다”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사발렌카는 지난달 2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혼합복식 16강에 노박 조코비치(39·세르비아)와 함께 출전했다.

 

이날 경기만큼 눈길을 끈 것은 사발렌카의 경기복이었다. 그는 주황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나이키의 메시 소재 원피스를 착용하고 코트에 등장했다. 망사 형태의 반투명 소재로 만들어져 안에 입은 주황색 스포츠 브라와 쇼츠가 그대로 비치는 디자인이었다.

 

여기에 뉴욕 주얼리 브랜드 ‘머티리얼 굿’의 보석까지 더했다. 사발렌카가 착용한 주얼리 세트는 총 127캐럿에 달했다.

 

파격적인 스타일을 두고 반응은 엇갈렸다. 사발렌카의 개성과 차별화된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일부 팬들은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가 경기장에서 입기에는 지나치게 과감한 의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사발렌카의 생각은 달랐다.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의상에 대한 비판을 묻는 질문에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무슨 상관인가. 나는 이 옷이 좋다”고 답했다.

 

사발렌카는 이번 시즌 나이키가 준비한 그랜드슬램 경기복마다 대회 개최지와 어울리는 콘셉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호주오픈에서는 서핑, 롤랑가로스에서는 발레, 윔블던에서는 크리켓을 주제로 삼았으며 US오픈에서는 농구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는 나이키에게도 굉장히 특별했다. 항상 각기 다른 스포츠와 연결돼 있었다”며 “이번에는 농구다. 그리고 우리는 뉴욕에 있다. 이보다 더 완벽하게 어울릴 수 있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US오픈 의상은 농구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었다. 뉴욕을 연고로 하는 뉴욕 닉스가 지난 6월 53년 만에 NBA 정상에 오른 것과 맞물리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사발렌카가 코트에서 시스루 스타일을 선보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프랑스오픈에서도 비슷한 반투명 소재의 의상을 입어 화제를 모았다. 당시에도 약 7만6000파운드 상당의 주얼리를 함께 착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발렌카는 특히 다른 선수들과 차별화되는 디자인을 자신의 경기복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코비치와 함께한 혼합복식에서는 16강에서 대회를 마쳤다. 사발렌카-조코비치 조는 헨리 패튼-카테리나 시니아코바 조에 1-4, 4-2, 10-2로 패했다.

 

이후 사발렌카는 여자 단식에 집중했다. 단식 1회전에서는 같은 디자인을 바탕으로 주황색을 강조한 경기복을 입고 카밀라 오소리오(24·콜롬비아)를 꺾었다.

 

이번 US오픈은 사발렌카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대회 3연패라는 기록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정상에 오를 경우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처음으로 US오픈 여자 단식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세리나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