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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4주년의 역설, 중고마켓은 '5인 완전체' 열풍

 그룹 뉴진스가 데뷔 4주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면서 중고 거래 시장에서는 이른바 '뉴진스 골동품' 찾기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공개된 기념 영상에서 민지, 하니, 해린, 혜인 등 네 멤버의 모습만 비춰지자, 팬들 사이에서는 다섯 명이 함께했던 전성기 시절을 추억하며 과거의 결과물들을 소장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졌다. 이는 새로운 활동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완전체'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소비로 분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주요 중고 거래 플랫폼의 지표는 이러한 현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뉴진스의 새 영상이 공개된 직후 일주일간 관련 검색량은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폭증했으며, 실제 거래량 또한 80%가 넘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팬들이 주목하는 품목은 최근의 것이 아닌, 데뷔 초창기의 앨범과 한정판 포토카드, 응원봉 등이다. 이는 아티스트의 현재 행보보다 그들이 구축해온 고유의 브랜드 유산을 소유하고자 하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멤버 다니엘의 부재가 있다.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 분쟁으로 인해 다니엘이 팀 활동에서 제외되면서, 다섯 멤버가 모두 포함된 과거의 굿즈들은 더 이상 생산될 수 없는 '한정판'이 되었다. 팬들에게 과거의 앨범은 단순한 음악 저장 매체를 넘어, 빌보드 정상에 오르며 K팝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당시의 영광을 공유하는 매개체다. 멤버 구성의 변화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과거 유산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급성장 중인 '팬덤 컬렉터블' 시장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포토카드 한 장이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상황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무작위로 제공되는 카드의 특성과 특정 시기에만 배포된 희소성이 결합하면서, 팬덤 내부의 거래는 하나의 거대한 자산 시장으로 재편되었다. 전문 거래 플랫폼의 이용자 수가 매년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아이돌 굿즈를 수집 가치가 높은 예술품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추억의 자산화'라고 분석한다. 과거 포켓몬 카드가 성인이 된 팬들에 의해 고가에 거래되는 것처럼, 뉴진스의 초기 굿즈 역시 특정 세대의 문화적 경험을 상징하는 수집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아티스트의 활동 공백이나 멤버 변동은 역설적으로 과거 물품의 희소성을 높이는 기폭제가 된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사랑했던 특정 시점의 기록을 영구히 간직하기 위해 기꺼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뉴진스의 사례는 대중문화 콘텐츠가 소비되는 방식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시사한다. 단순히 새로운 음악을 소비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아티스트와 함께한 시간의 궤적을 물화(物化)하여 소유하려는 욕구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 네 멤버 중심의 새로운 뉴진스가 예고된 가운데, 중고 시장에서 벌어지는 '다섯 명의 뉴진스' 수집 전쟁은 팬덤의 애정이 희소 가치와 결합했을 때 나타나는 독특한 경제 현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