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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64만 명…설악산 옆 ‘이 길’이 떴다


강원 속초시 설악동에 조성된 ‘설악향기로’가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개통 2년 만에 누적 이용객이 64만명을 넘어서면서 설악동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속초시는 2024년 7월 개통한 설악향기로의 누적 이용객이 지난 8월 말 기준 64만1886명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개통 첫해인 2024년에는 연말까지 19만8838명이 설악향기로를 찾았다. 지난해에는 26만7432명이 이용했고, 올해도 8월까지 17만5616명이 방문했다.

 

2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모두 64만명 이상이 찾은 셈이다. 봄과 여름에도 꾸준히 이용객이 이어지면서 설악향기로는 설악동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설악향기로는 속초시가 약 100억원을 투입해 설악동 일대에 조성한 관광 인프라다. 전체 길이는 2.7㎞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순환형 산책로로 만들어졌다.

 


걷는 길 곳곳에는 관광객이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시설도 마련돼 있다. 최대 8m 높이의 스카이워크가 설치됐으며, 98m 길이의 출렁다리도 갖췄다.

 

야간 경관조명도 설악향기로의 주요 시설 가운데 하나다. 낮에는 설악동의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산책하고, 밤에는 조명이 더해진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됐다.

 

설악동은 설악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간직한 지역이다. 속초시는 관광객들이 자연을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걷고 머물며 주변을 즐길 수 있도록 관광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특히 설악동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산책로와 전망 시설, 야간 경관 등을 통해 설악동을 둘러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하는 방식이다.

 

주변 관광환경 개선도 계속되고 있다. 속초시는 올해 설악동 B지구 유휴부지에 쉼터를 조성했다.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반딧불 조명도 205m 구간에 추가로 설치해 야간 볼거리를 강화했다.

 


설악동 일대의 문화·관광 시설 확충도 이어진다. 속초시는 오는 2027년 상반기까지 설악산문화시설 복합문화센터를 조성하고, 같은 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설악향기로를 중심으로 산책로와 야간 조명, 쉼터 등을 계속 확충하면서 설악동의 관광 환경을 개선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앞으로 설악향기로를 중심으로 관광환경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발전시켜 설악동 관광의 부흥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개통 이후 2년 만에 64만명이 넘는 이용객이 찾은 설악향기로는 설악동 관광의 새로운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속초시는 앞으로도 설악향기로를 중심으로 주변 관광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설악동 일대의 관광 활성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